“자유학기제 늘리는 건 우리는 반대입니다”
“자유학기제 늘리는 건 우리는 반대입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2.20 09: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봉개마을 아이들] <7> 고민 털어놓기

고권영·권유 형제, 이진혁, 홍수혁 학생의 이야기
인문계로 진학해야 한다는 압박감도 술술 털어놓아
봉개마을 알아가는 이야기는 재밌다는 반응 내놓아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동아리 ‘봉개마을 아이들’은 바깥활동만 하는 건 아니다. 바깥활동을 마치면 곧바로 제주시 봉개동에 있는 봉아름작은도서관에 모여 그날 활동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간혹 바깥활동이 없는 날도 있다. 그런 날엔 잡담(?)을 즐긴다.

사실 잡담이라는 어감이 썩 반갑지는 않지만, 잡담은 더 많은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요인도 될 수 있다. 봉개마을 아이들도 하루쯤은 그런 잡담을 즐기러 모여들었다.

잡담 시간이 돌아왔다. 학교에서 시행하는 자유학기제는 어떤지, 진학에 대한 고민도 털어놓았다. 웃으면서도 진지한 이야기들이 오갔다.

실내활동을 하는 봉개마을 아이들. 미디어제주
실내활동을 하는 봉개마을 아이들. ⓒ미디어제주

봉개마을 아이들 활동을 적극적으로 하는 고권영, 고권유, 이진혁, 홍수혁 등 4명은 모두 중학생이다. 이들 가운데 권영이만 중학교 2학년이며, 나머지는 1학년이다.

제주도내 중학교 1학년에게 2학기는 ‘자유학기제’라는 타이틀이 주어진다. 자유학기제는 일반적인 지필고사 등의 시험이 없다. 그야말로 자유를 주는 것이다. 유럽의 아일랜드 등은 아예 1년을 자유학기제와 같은 개념을 도입하곤 한다. 자유학기제를 도입한 이유는 자신에게 맞는 진로활동을 찾으라는 긍정적인 의도에서다. 그러나 봉개마을 아이들은 자유학기제가 반갑지 않은 모양이다.

우선 유경험자 얘기를 들어봤다. 자유학기제를 경험한 권영이는 1년 전의 기억을 되살리며 “재밌다”는 말로 표현했다.

“자신의 진로를 생각해보라고 자유학기제를 한다는데 작년에 해보니까 하고 싶은 건 없었어요. 자유학기제라고는 하지만 국어나 수학이나, 사회, 과학 이런 주요 과목 분야만 집중하니까 다른 분야를 꿈꾸는 애들에겐 별로였어요.”

권영이의 말을 들어보면 재밌기는 하지만 자유학기제가 의도와는 달리 진로 선택과는 별개로 진행되는 모양이다. 그 때문일까. 1학년인 나머지 3명의 봉개마을 아이들은 반가운 눈치가 아니다. 다 반대였다.

“내년부터 1년도 할 수 있다는데 1년동안 운영하면 1년내내 시험도 보지 않고 계속 놀기만 하면 2학년과 3학년이 되면 어색할 건데요. 2학년이 중요한데 시험에 익숙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요.”(권유)

“1년동안 하면 시험을 보지 못할 것 같아요. 머리가 잘 돌아가지 않아 2학년 때 (성적이) 떨어지고, 인문계 고등학교에 들어가지 못할 수도 있어요.”(진혁)

“1년동안 한다면 중학교 시험방식을 모를 수도 있어요.”(수혁)

어쨌든 자유학기제를 늘리는 건 다 반대를 한다. 아무래도 1학년 이후가 걱정인 모양이다. 더욱이 인문계 고교를 가야 한다는 강박감이 이들을 은근히 짓누르고 있다.

특목고를 가고 싶은 아이, 인문계를 가야겠다는 아이, 특성화도 좋다는 아이도 있다. 4명인데 다들 다양한 고교 진학에 대해서는 각기 다른 목소리다.

어쨌든 봉개마을 아이들에겐 고등학교라는 목표가 있고, 그걸 추구하는 방향성은 조금씩 차이를 지닌다. 그렇다면 공부를 하는데 가장 걸림돌은 뭐가 있을까. 잡생각이란다. 중학생이라면 그럴만하다. 그런 잡생각을 털어내고 싶은데, 사춘기의 감정을 어찌하겠는가.

봉개마을 아이들은 지난해는 인터뷰에 도전해보는 경험을 했다. 올해는 직접 마을을 탐방하며 주변에 있는 걸 알아가는 중이다. 동아리 참가 배경은 다들 다르다.

“처음이에요. 하라고 해서 참가를 했는데 지금은 좋아요. 재밌어요.”(수혁)

“봉개동에 대해 잘 알 수 있어서 좋아요.”(권유)

“엄마가 하라고 했지만 명도암을 돌아본 게 가장 인상 깊어요.”(진혁)

“우리 마을을 알 수 있고, 재밌을 것 같아서 시작을 했어요.”(권영)

봉개마을 아이들은 스스로의 의지로, 혹은 외부의 의지로 도전을 해오고 있다. 서로 장단점은 있으나 꾸준한 활동을 하는 건 쉽지 않다. 그것도 바쁜 일상을 던지고 매주 일요일 출근하듯 봉개마을 아이들 활동을 하는 아이들이다. 그래서 그 아이들이 좋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