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하주홍 기자] 농업·농촌융복합산업인 이른바 ‘6차산업’이 제주지역에서 뜨고 있다. 전국 어디와 견줘도 가장 알차고 활발하다. 6차산업은 농특산물(1차)을 바탕으로 제조·가공(2차),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서비스(3차) 등을 이어 매 새 부가가치를 만든다. 올해까지 도내에서 73명이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사업자로 인증 받았다. 현장에 직접 만나 이들이 실천하는 기술력·창의력·성실성·마케팅 능력과 철학 등을 통해 앞으로 도내 1차산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체험 참가자들은 농장에서 자신의 손으로 직접 수확한 감귤과 한라봉·황금향 다양한 감귤을 싼 값에 사고 맛볼 수 있어요. 체험장에선 감귤주스, 오렌지 초콜릿, 감귤과자 만들기도 체험할 있죠. 소형 선별기로 감귤을 크기 별로 직접 선과하는 색다른 체험도 즐길 수 있어요”
서귀포시 신례리에서 대를 이어 재배하며 체험농장을 일구고, 농장 근처에 민박집도 운영하고 있는 양문권 봉봉감귤체험농장 대표(67)
까다로운 GAP 인증과 영국 수출을 모두 이뤄낸 품질과 안정성에서 인정을 받는 감귤을 생산하며 최상의 상품 만 선별해 배송하고 있다.
# 농장 체질 개선, GAP인증·영국 수출
양 대표는 군대에서 제대한 뒤 농협에 근무하다 1980년부터 감귤원 3000평에서 감귤농사를 시작했다.
그 뒤 양 대표는 다른 곳에 감귤원 2000평을 확보해 5000평까지 재배하고 있다.
감귤농사를 하며 양 대표는 자신의 감귤원에서 나오는 감귤품질이 좋아 국내뿐만 아니라 외국에도 수출을 해봐야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다.
자신이 재배하는 감귤을 다른 곳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라도 수출을 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느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11년 처음 수출을 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감귤 궤양병 때문에 통관자체가 아예 무산됐기 때문이다.
“이를 계기로 더욱 준비를 철저히 하게 됐죠. 일단 수출 관한에 대한 노하우가 있어야 하니까 관련 분야에 공부를 많이 했죠. 특히 통관을 좌우하는 농약부분에 더욱 관심을 갖고 지장이 없도록 영농방법도 바꿨어요”
그래서 양 대표는 경험을 바탕으로 한 노하우를 쌓아, 다이센 흑점병 예방약을 4번 이상 써선 안 된다는 걸 알게 됐다.
그 뒤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양 대표는 GAP(농산물 우수관리제 인증제도) 인증을 받는 등 품질과 위생 면에서 최고 품질 평가를 받았다.
농약을 잔류량이 나타나지 않도록 적게 쓰는 등 농장의 체질개선을 위해 많은 힘을 썼다.
드디어 2012년 양 대표는 자신이 재배한 조생감귤을 영국으로 수출했고, 그 이듬해 2013년 연속 수출하는데 성공했다.
# 해마다 10월10일 감귤체험 문열어
감귤수출에 이어 양 대표는 자신의 감귤원을 체험농장으로 활용하겠다는 맘을 먹고 시설을 갖춰 2014년부터 감귤체험을 시작했다.
“첫 해와 그 다음해엔 별 볼일 없었죠. 체험농장 문을 연지 얼마 되지도 않았고, 홍보도 별로였으니까요. 그러나 2016년엔 한 해 동안 체험객 6000명이상 찾아오는 등 본 궤도에 오른 듯해요. 전국 각지에서 와요. 이곳에 왔던 손님들이 블로그에 좋은 글을 남겨줘서 아름아름 많이 찾아오고 있죠”
농약 허용잔류기준치는 보통 15일이지만, 이곳에선 체험하기 두 달 전부터 농약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이파리에 칼슘제를 수확 15일전까지 쓴다.
안심하고 체험할 수 있도록 영국에 수출할 수준만큼 농약을 쓰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봉봉감귤 체험은 해마다 10월10일 문을 열고 있다. 이 체험농장은 지난 3년 동안 입장료 없이 운영하고 있다.
“이곳엔 가족단위로 많이 찾아오는데 5살 이상 애들이 특히 좋아한다. 주로 부모들이 애들 때문에 많이 다니고 있죠. 체험시간은 제한이 없고 바구니·장갑·가위를 제공하고 있어 맘껏 따서 먹을 수 있어요”
자기가 따면서 먹는 건 무료이고, 따는 물량에 따라 노지감귤은 1㎏에 2000원을, 한라봉·천혜향·카라향·황금향은 8000원을 각각 받고 팔고 있다.
양 대표는 앞으로 입장료 4000원을 받고 1kg에 7500원 받을까 검토를 하고 있다.
이곳은 지난해 다녀갔던 효성여고 수학여행단 11월에 다시 찾는 등 아름아름 단체 예약이 줄을 잇고 있다.
“예약 문의가 많이 오고 있고 올해는 지난해보다도 찾는 단체가 더욱 늘 것 같아요. 단체로 한꺼번에 많이 오면 봉지·가위 등 준비해야 하는 등 애로사항이 많아요. 감귤 체험객들이 좋다고 블로그에 올려줘 더 많이 알려지는 것 같네요”
체험 품종이 많다는 게 이곳만의 장점이다. 도내에서 5가지 품종 갖고 체험하는 곳이 그다지 많지 않아 차별화하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카라향은 4월말에 수확하는데 5월말까지 체험에 쓰기 위해 일부러 하우스에 심고 있다.
# “생산 감귤 대부분, 택배 위주 전국으로”
현재 이곳에선 극조생과 일반조생 감귤을 노지 3000평에, 한라봉 1000평, 황금향 500평, 카라향 500평, 천혜향 500평 등에 5종류를 재배해 팔거나 체험용으로 선뵈고 있다.
꼭지가 한라산 봉우리를 닮았다고 이름이 붙여진 한라봉은 2~3월에 완전히 익어 출하된다. 당도가 높고 값이 예전보다 싸져 일반가정에서 즐겨 찾는 선호과일이 됐다.
황금 빛깔인 황금향은 천혜향의 신품종으로 껍질이 매우 얇고 과즙이 풍부해 입안에 느껴지는 향과 당도가 뛰어나다.
천혜향은 일반감귤보다 조금 크고 얇은 껍질이 매끄러우며 당도가 12~13브릭스로 높다.
이곳엔 토종벌꿀도 판다. 영양분이 많은 제주토종벌꿀엔 비타민 종류와 칼륨 등 자연 미네랄이 듬뿍 포함돼 있다.
봉봉체험농장에서 생산되는 감귤은 대부분 택배 위주로 전국적으로 나가고 있다. 전국에 고정고객이 500명을 넘어 계속 늘어나는 추세이다.
“농협에 계통출하를 할 물량이 없을 정도로 잘나가고 있죠. 특히 체험물량이 만만치 않게 많은 원인도 있어요. 그래서 지난해는 한라봉은 1500kg만 계통출하하고 나머지는 모두 체험용으로 썼죠. 체험하고 현장에서 대부분 1~2상자씩 택배로 보내달라는 주문이 있기 때문이죠”
때론 친·인척 감귤을 구입해서 택배로 보내기도 한다. 체험을 통해 나가는 물량이 많기 때문에 물량확보하기 위해 옆 과수원 것까지 밭떼기로 살 정도라고 양 대표는 전한다.
“정성껏 맛있는 감귤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적정하고 싼 값에 팔 수 있길 바라지요. 그렇게 하나는 게 체험 관광객 많이 유치할 수 있도록 보탬이 될 수 있다고 봐요. 감귤을 관광에 접목해 소득을 더욱 높여야하죠”
봉봉감귤체험농장은 서귀포시남원읍 중산간서로7141번길16에 있다.
연락처 ☏064-767-3302, 모바일 010-3698-2440, 홈페이지 www.bongbongfarm.co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