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하주홍 기자] 농업·농촌융복합산업인 이른바 ‘6차산업’이 제주지역에서 뜨고 있다. 전국 어디와 견줘도 가장 알차고 활발하다. 6차산업은 농특산물(1차)을 바탕으로 제조·가공(2차),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서비스(3차) 등을 이어 매 새 부가가치를 만든다. 올해까지 도내에서 73명이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사업자로 인증 받았다. 현장에 직접 만나 이들이 실천하는 기술력·창의력·성실성·마케팅 능력과 철학 등을 통해 앞으로 도내 1차산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거문오름과 동백동산이 가까이 있어 천혜의 청정자연환경을 배경으로 프리미엄 장류 제품을 생산하고 있죠. 인위적인 가공 과정 없이, 오직 제주의 전통 방식으로, 제품생산에 필요한 원재료 대부분을 자가생산해 씀으로써 믿을 수 있죠”
람사르습지 등록 세계 최초 람사르마을로 지정된 조천읍 선흘리에서 제주 전통장류를 생산하고 있는 김시경 도구리영농조합법인 대표(64).
전통 한식 장류를 생산하며, 단순히 장류를 생산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전통장류의 맥을 이어나가며 품질 향상을 위한 연구개발에 전심전력을 다하고 있다.
# ‘제주산 콩+지하암반수+제주항아리’ 3년 숙성
이곳은 청결한 생산 설비와 철저한 생산 관리를 통해 식품 위생에 만전을 기하고, 소비자 건강을 최우선하고 있다.
메주를 띄우고 발효시키는 과정과 깨끗한 자연환경이 도구리 장맛 비결이다.
이곳엔 ‘숨 쉬는 옹기’로 불리는 제주항아리 600여개가 자리잡아 고유의 장맛을 뽐내고 있다.
“저의 제품은 재래식 된장 제품에 비해 저염분이면서도 유해한 세균이 월등하게 적어요. 다른 제품과 견줘 간장 제품은 염도는 낮고 아미노산 함유율은 높아요. 흙을 파낸 곳에 적절히 현무암을 묻은 다음 옥외 장독대를 설치해요. 장독대 아래 지하 10m 깊이까지 돌을 묻어 배수를 원활하게 함으로써 주변 습도를 낮춰 숙성과정에서 유해 세균 번식을 억제하는 거죠”
특히 직접 재배한 제주산 콩을 지하암반수로 씻어 불린 뒤 해풍과 햇볕으로 6개월 동안 메주를 숙성한다.이어 항아리에 메주와 신안천일염, 화산암반수를 넣어 3년 동안 숙성시키면 도구리 된장이 만들어진다.
오랜 정성과 명품 원료, 제주자연, 장인이 어우러져 명품 된장을 빚어내고 있는 셈이다.
된장 외에도 전통 방식으로 간장, 고추장, 청국장, 제주 오랜 전통식품인 제주도새기엿 (제주돼지엿) ‘꿀’돈도 생산해 팔고 있다. 이곳 장맛은 2년 이상 충분한 숙성기간을 거쳐 나오는 자연 맛을 원천으로 3년 된 장만 판다.
영농조합법인 이름 ‘도구리’는 마소 먹이를 담아 주는 그릇‘구유’를 뜻하는 제줏말이다. 흔히 큰 나무토막이나 큰 돌을 길쭉하게 파내어 만들어 제주에선 주로 돼지와 소 먹이통으로 썼다.
# ‘된장, 간장, 고추장, 청국장, 엿’ 생산
‘도구리 제주된장’은 자가 생산한 제주산 콩(90%)과 제주 청정 지하수에 엄선한 천일염(10%)을 써, 인위적인 가공을 거치지 않는다.
오직 제주 천혜 환경이 주는 풍부한 햇볕과 해풍 아래서 전통 방식을 고집하며 최소 1년 동안 충분한 발효를 통해 제주전통의 특유의 장맛과 프리미엄 품질의 장류가공품을 생산하고 있다.
‘도구리 제주간장’은 전통방식 재래식 한식된장 생산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메주를 장독에 투입한 뒤 천일염과 제주 청정지하수를 이용해 염지(염도 18%) 과정을 거쳐 90일 발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장을 1년 이상 다시 야외 상온온도로 숙성해 생산한다. 아미노산이 풍부하고 저염도인 게 특징이다.
‘도구리 제주고추장’은 전통 재래방식으로 생산한 고추장으로 프리미엄 품질과 맛을 자랑한다.
다른 제품과 차별화로 소금 대신에 3개월 이상 숙성한 재래식 간장(10%)과 국내산 고춧가루(35%), 청국장분말(11%),국산조청(7%), 국내산 찹쌀가루(8%),정제수(29%)를 써 만든다.
‘자연을 담은 청국장’은 원재료인 제주산 콩을 삶아 적정온도에서 볏집을 넣고 48시간 이내빠른 시간 안에 숙성을 시켜 생산한 뒤 바로 냉동 처리한 제품이다.
숙성기간을 최대한 줄여 다른 제품과 견줘 청국장 특유의 불쾌한 냄새를 최대한 줄였다. 다양한 연령대 소비자가 청국장이 가진 유산균과 영양성분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도구리 제주전통 엿인 ‘꿀돈’과 ‘오랫동안’은 제주의 오랜 전통 식품으로 제주도새기엿 (돼지고기 엿) 으로 찹쌀과 맥아를 써 만든 조청에 제주산 돼지고기와 인삼 등을 첨가해 만든 건강 간식이다.
보존하기가 쉬어 예로부터 제주인의 간식이자 영양보충제 몫을 해왔다. 설탕 등 인위적인 당성분을 포함하지 않아 건강에 으뜸이다.
# ‘자연과 살아가기’ 슬로푸드 체험프로그램
도구리 영농조합법인은 자체 유통을 위한 운송차량을 갖고 있어 보다 신선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다.
장류 단일 품목으로 오랜 장류 취급 경험을 바탕으로 인터넷판매, 호텔, 초등학교, 관공서, 기업체, 병원 등에 전문화되고 규격화된 상품을 납품하고 있다.
주요 납품처는 호텔신라, 농협 하나로마트, 해올렛, 제주마씸,번영마트,롯데리조트, 일광식품, 싱싱로컬푸드, 메종글래드호텔, 학교급식 등 오프라인 매장을 꼽을 수 있다.
온라인 판매는 롯데i몰, 신세계몰, GS숍,롯데백화점,현대백화점 등을 통해 하고 있다.
도구리 영농조합법인은 국제 규격의 품질경영과 식품안전경영 (ISO 9001:2008 및 ISO 22000:2005) 인증과 농촌융복합사업(6차산업)사업자 인증을 얻었다.
한국 식품 연구원이 인증하는 전통 식품 품질 인증을 따냈고, 국립 농산물 품질 관리원이 지정하는 스타팜 (Star Farm) 업체로 신뢰도가 높다.
제주특별자치도 공통 브랜드 ‘제주마씸’과 제주시 지역 특산물 공동브랜드 ‘해올렛’ 업체이기도 하다.
이곳은 콩 삶기, 메주 만들기, 장 숙성 장독대 등 제주 전통 식품을 체험할 수 있는 ‘도구리 슬로푸드’ (Doguri Slow Food) 체험공간도 갖추고 있다.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의 전통 식품을 널리 알림과 동시에 대화와 소통 친목을 도모해 잊혀져 가는 전통 식품문화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학습 장을 제공하고 있다.
슬로우푸드 체험 프로그램은 도구리 제주전통 고추장, 쌈장, 제주막장, 빙떡, 범벅,독궤기엿(돼지고기엿) 만들기 등으로 구성된다.
“제주 전통식품의 진정한 교육은 ‘자연과 더불어 만지고 느끼며 살아가기’를 체득하게 하는 거죠. 바른 먹거리에 대한 이해와 잘못된 식생활 개선의 계기가 되고, 가족 사이 대화와 소통의 기회로, 친목을 도모하고 아름다운 정원에서 휴식을 통한 재충전 시간도 가질 수 있죠”
도구리영농조합법인은 제주시선흘동1길17(선흘리)에 있다.
연락처 ☏064-782-8784, 홈페이지 www.doguri.ejeju.net, 이메일 doguri68293@naver.com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