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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뱅크는 ‘잉여나눔’이 아니라 진정한 기부여야”
“푸드뱅크는 ‘잉여나눔’이 아니라 진정한 기부여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2.12 10: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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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뱅크 어디까지 왔나] <1> 경기광역푸드뱅크로부터 배운다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하고 ‘대량기부물품 배분지원단’도 가동
읍면동 지역 어려운 이들 돕기 위해 ‘간이푸드마켓’ 사업 진행

어려운 이들을 도와주는 기부활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식품을 지원하는 푸드뱅크 사업도 이 가운데 하나이다. 하지만 푸드뱅크 사업이 단순히 남은 음식을 지원해주는 걸로 아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경기도 사례와 제주도 사례를 통해 푸드뱅크의 가치를 제대로 들여다보고자 한다. [편집자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우리나라에 푸드뱅크 사업이 본격 도입된 건 2002년이다. 현재는 17개시도에 광역푸드뱅크가 운영중이다.

그런데 푸드뱅크는 여분의 음식을 나눠주는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그건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푸드뱅크 사업은 푸드뱅크, 푸드마켓, 이동푸드마켓 등의 사업으로 나눠볼 수 있다. 푸드뱅크는 식품과 생활용품을 기부받아 어려운 이들에게 직접 지원하는 서비스다. 푸드마켓은 기부를 받은 물품을 매장에 진열, 이용자가 직접 방문해 물품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이동푸드마켓은 운반차량을 이용해 기부식품을 지원하는 서비스다.

이를 위해 시도에 있는 광역푸드뱅크는 대규모 물류센터를 두고 가동을 하기도 한다.

우리나라 푸드뱅크 사업 가운데 가장 앞선 지역의 한 곳인 경기도를 찾았다. 경기도는 광역푸드뱅크 1곳과 기초푸드뱅크 60곳, 기초푸드마켓 18곳, 이동푸드마켓 11곳을 운영한다. 운영주체도 다양하다. 법인도 있고, 사회복지단체도 있고, 종교단체에서 푸드뱅크를 운영하기도 한다.

경기도의 기부식품 제공사업 현황을 나타낸 그래프. 지난 한해 384억원이 기부됐다. 경기광역푸드뱅크
경기도의 기부식품 제공사업 현황을 나타낸 그래프. 지난 한해 384억원이 기부됐다. ⓒ경기광역푸드뱅크

경기도는 지난 한해 384억원을 기부 받았고, 지원된 규모는 421억원에 달한다. 올해 9월말까지 지원된 기부실적도 315억원에 달할 정도로 규모가 매우 크다.

특히 경기도는 물류센터를 가동하는 점이 제주와 다르다. 물류센터는 경기도 화성시에 두고 있으며, 198㎡ 규모이다. 대량으로 들어오는 식품을 보관하고 배분하기 위해서는 물류센터가 필수이다.

그렇다고 물류센터만 구축하면 모든 게 끝나는 건 아니다. 물류센터에 들어온 물품을 적절히 배분하는 게 더 중요하다. 그런 면에서 경기광역푸드뱅크는 배울 점이 있다. 전국에서는 유일하게 ‘대량기부물품 배분지원단’을 운영하고 있다.

경기광역푸드뱅크는 자체 인력으로 현장 배분이 불가능하다고 판단, 기초사업장에서 3년 이상 경력을 지닌 이들로 배분지원단을 구성해 운영중이다.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으면 안되기에 경력자로 배분지원단을 꾸리고 있다.

경기광역푸드뱅크가 하는 또다른 사업으로 기초푸드뱅크 기부물품 지원사업이 있다. 지역에서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대량 기부물품을 받았을 경우 광역푸드뱅크가 직접 달려가 배분을 도와주는 사업이다.

경기광역푸드뱅크의 산증인인 경기사회복지협의회 이상봉 부장. 미디어제주
경기광역푸드뱅크의 산증인인 경기사회복지협의회 이상봉 부장. 미디어제주

그러나 어려운 이들이 푸드뱅크 지원을 다 받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 그래서 경기광역푸드뱅크가 생각해 낸 게 ‘간이푸드마켓’ 사업이다. 이동푸드마켓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읍면동사무소에 소규모 푸드마켓을 설치하는 걸 진행중이다. 현재 경기도 의정부시 흥선동사무소에 2평 규모의 소규모 푸드마켓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이같은 경기광역푸드뱅크의 각종 사업을 진행하는데 이분이 빠질 수 없다. 현재 경기도사회복지협의회 복지지원부장으로 있는 이상봉씨다. 그는 경기광역푸드뱅크 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2003년부터 이 업무를 해온, 그야말로 국내 푸드뱅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그는 ‘기부’를 강조했다.

“푸드뱅크 사업을 음식량을 줄이는 환경보호 차원으로 접근할 게 아니라, 복지라는 관점에서 접근을 해야 합니다. 바로 기부라는 인식입니다.”

이상봉 부장은 푸드뱅크에 대한 인식 전환의 필요성도 얘기했다. 가장 힘든 게 뭐냐는 질문에 대한 답이었다.

“아직까지도 푸드뱅크를 잘 모릅니다. 인지도가 낮죠. 홍보를 더 해야하는데, 푸드뱅크 사업이 유통기간이 짧은 잉여물품을 나누는 걸로만 아는데 그렇지는 않아요. 일부 대기업은 생산할 때부터 푸드뱅크에 줄 물품으로 따로 빼둡니다. 푸드뱅크는 잉여제품을 나누는 게 아니라 기부라는 생각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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