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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진흥원으로 통합하면 시너지? 뜬구름이다”
“콘텐츠진흥원으로 통합하면 시너지? 뜬구름이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2.11 17: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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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보다 못한 영상] <2> 영화인들은 통합 반대

11일 제주영상위원회 진흥 전략 방안 설명회 개최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원 “제주영상위 독립성을 지지한다”
이장호 한국영상위원회 위원장 “독재시대로 거꾸로 간다”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영상위원회 통합에 대한 2번째 이야기다. 앞서 기획은 제주도가 제주영상위원회 통합하는 과정을 나열했다. 제주특별법에 명기된 기구임에도 통합하려고 한다는 이야기를 꺼냈다.

또한 기획을 통해 공무원이 생각하는 것과 영화인들이 생각하는 게 아주 다르다는 걸 실감했다. 도청 공무원은 통합을 반대하는 이들이 극소수라며 문제될 게 없다는 인식을 그대로 드러냈다.

과연 제주영상위원회는 없애도 되는 기구일까. 그것도 특별법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데 말이다. 이번 기획은 한국 영화계에서 바라보는 제주영상위원회 통합에 대한 인식을 담는다.

마침 한국 영화계 관계자들이 11일 제주에서 이와 관련된 설명회를 통해 우려를 전했다. 이날 하워도존슨 제주호텔 2층 세미나실에서 열린 ‘제주영상위원회 진흥 전략 방안 설명회’에 온 이들은 “거꾸로 가고 있다”는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이날 설명회는 ‘사단법인 제주영상위원회 해산 반대 범영화인 대책위원회’ 주최로 진행됐다.

이날 설명회에 자리를 참석한 제주도의회 김태석 의원도 문제를 제기했다. 김태석 의원은 설명회에 앞서 인사말에서 “제주도는 문화예술의 섬을 표방하고 있다. 그걸 넓히면 넓혔지 축소해서는 안된다”며 제주영상위원회 통합에 대한 우려를 말했다.

김태석 의원은 이어 “제주도의 문화 풍토는 척박하다”며 “제주영상위원회는 독립돼야 하고, 독립적이어야 한다. 독자성을 지지한다”고 발언했다.

11일 하워드존슨 제주호텔에서 열린 제주영상위원회 진흥 전략 방안 설명회. 미디어제주
11일 하워드존슨 제주호텔에서 열린 제주영상위원회 진흥 전략 방안 설명회. ⓒ미디어제주

이날 설명회는 한국영상위원회의 역할에 대한 설명과 문화콘텐츠진흥원의 문제점에 대한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강석필 한국영상위원회 사무총장은 기구를 키우는 것은 “뜬구름 잡는 얘기”라며 제주도가 추진하는 일련의 행위에 대판 비판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강석필 사무총장은 “제주도청에서 콘텐츠진흥원을 만들면 시너지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를 하는 것 같다. 이건 전형적인 뜬구름 잡는 얘기다. 김대중 정권 시절 문화클러스트가 유행이었다. 성공사례는 제로이다. 상이한 장르를 모은다고 시너지 효과가 일어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강석필 사무총장은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은 영화 부문 외에도 모든 게 다 있다. 게임, 음반, 출판, 공연 등이 협업으로 융합돼 사업으로 진행된 게 있느냐”며 “하나도 없다. 제주도에서도 각각의 콘텐츠를 합치면 시너지 효과를 볼까? 천만의 말씀이다”고 문제를 적시했다.

안영진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대표도 제주영상위원회 통합을 통한 문화콘텐츠 확장은 ‘환상’이라는 단어로 압축했다.

안영진 대표는 “이명박 정권 당시 문화콘텐츠진흥원 설치로 인해 실제로 문화사업을 하는 중소제작업체는 줄고, 유통플랫폼만 커졌다. 장르별 개별 제작능력도 떨어지게 됐다. 산업확장은 유통플랫폼만 이득이다. 융복합으로 장르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건 환상이다. 그게 드러났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해체 이야기가 나오는 상황에서 제주도는 거꾸로 가고 있다며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안영진 대표는 “중앙의 콘텐츠진흥원은 분리 운영 얘기가 나온다. 제주도는 특별법에 있는 제주영상위원회를 무리해서 통합하려는 건 왜 그런가. 의문이 든다. 문화산업은 사람중심, 제작중심이어야 한다. 사람중심이어야 대중의 관심을 끌고, 대중의 관심을 끌어야 문화산업도 융성된다”면서 성과 위주로 문화사업을 바라보지 말 것을 경고했다.

이날 설명회는 이장호 한국영상위원회 위원장이 좌장을 맡았다. 그는 군사독재 시절 이야기를 꺼냈다.

이장호 위원장은 “오래전 대한민국이 군사독재시절 영화 활동을 했다. 그 후 후배들이 한국영화를 발전시켰다”면서 제주도의 제주영상위원회 통합추진에 대해 그는 “독재라는 권력시대로 거꾸로 퇴행하는 것 아닌가. 시대를 역행하는 것 아닌지 실망감이 든다”고 말을 이었다.

이장호 위원장 등 한국 영화계 거물이 바라보는 제주영상위원회 통합은 ‘우려’ 그 자체였다. 내년 예산에 제주영상위원회와 관련된 예산은 없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으로 포함되기 때문이다. 영상위원회를 통합시키면 과연 시너지 효과를 볼 수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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