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소속된 곳을 자랑할 수 있다는 게 행복이죠”
“내가 소속된 곳을 자랑할 수 있다는 게 행복이죠”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2.11 17: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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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窓] 민속자연사박물관 직원들의 자랑법을 바라보며

‘직원들이 입을 모은 우리 박물관의 자랑거리’ 소책자 펴내
제주에서 가장 오랜 박물관 이야기를 직원들이 직접 작성
직원들이 자랑거리를 직접 글을 써서 만들어낸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소책자. 미디어제주
직원들이 자랑거리를 직접 글을 써서 만들어낸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 소책자. ⓒ미디어제주

누군가 알아줄 때의 느낌이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나’라는 존재를 ‘남’이 알아준다는 게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일까요. 하지만 사람들은 그러질 못합니다. 특히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가치를 묵히는 경우가 허다하죠. 어떤 사람들은 너무 과시해서 탈이긴 하지만 스스로의 가치를 발견하지 못하고 묵히는 경우보단 낫습니다.

부끄러워서 그러겠죠. 그러나 어떤 때는 부끄러움을 탈피해야 합니다. ‘내가 어떤 사람이다’는 걸 과감하게 드러내는 게 부끄러운 건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 ‘내’가 포함된 수많은 것들에 대해서도 드러내기를 꺼려합니다. 내가 태어난 고향, 내가 다니는 직장, ‘나’라는 존재 가치를 있도록 만들어준 대한민국까지도요. 그러니 어떤가요. 내가 태어난 고향, 내가 소속된 직장을 욕하는 게 현실이잖아요. 나라에 대한 욕도 서슴지 않고 합니다.

그러지 않고 살면 참 좋겠어요. 내가 태어난 고향을 사랑하고, 내가 다니는 직장을 사랑하고, 대한민국도 사랑하고 자랑하며 살면 어떤가요.

제주도민속자연사박물관이 펴낸 <제주 속의 작은 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이라는 소책자는 그런 면에서 배울 게 많습니다. 관장이 자신을 드러내려고 낸 게 아니어서 더 마음에 듭니다. 관장이 아닌, 직원들이 펴낸 책자입니다. <직원들이 입을 모은 우리 박물관의 자랑거리1>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 걸 보면, 조만간 2탄과 3탄이 나올 모양입니다.

자랑이라는 건 이렇게 하는 겁니다. 내가 장(長)이랍시고 으스대며 나다니는 볼썽사나운 모습이 아닌, 직원들의 입에서 나온 칭찬은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죠.

민속자연사박물관이 펴낸 '직원들이 입을 모은 우리 박물관의 자랑거리1' 소책자 속의 내용. 미디어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이 펴낸 '직원들이 입을 모은 우리 박물관의 자랑거리1' 소책자 속의 내용. ⓒ미디어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은 오랜 역사성을 지니고 있어요. 1984년 개관했으니 30년을 훌쩍 넘겼죠. 제주에서는 가장 나이가 많은 박물관인데, 모르는 이들이 너무 많습니다. 지금까지는 자신을 드러내는 데 너무 소홀했던 게 사실입니다. 그러니 박물관을 박물관으로 봤겠냐고요. 때문에 직원들이 자랑하지 않고, 도민들도 자랑하지 않는 그런 박물관이 된 게 아닌가요.

민속자연사박물관은 ‘민속’과 ‘자연사’를 함께 가지고 있는 국내 유일의 박물관이기도 합니다. 꼼꼼히 살펴보는 이들은 이 박물관을 둘러보는데 1시간이 부족합니다. 콘텐츠가 많다는 말이죠.

소책자 뒷면은 박물관을 들르라고 유혹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소책자 뒷면은 박물관을 들르라고 유혹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제주 속의 작은 제주, 민속자연사박물관>이라는 소책자를 들여다보니 제가 모르는 것도 꽤 되는군요. 평소 건축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건축계에서는 유명한 제주 출신 김홍식 교수의 제안으로 박물관이 검토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죠. 설계도 김홍식 교수가 했다는군요. 제게 그 사실을 알게 해준 민속자연사박물관 직원께 고마움을 표합니다.

민속자연사박물관이 보유한 유형문화재로는 어떤 게 있는지도 소책자에 소개를 해줬군요. 소개를 해준 직원은 누군지 모르지만 그 직원께도 고마운 인사를 드려야겠군요.

자랑은 해야 합니다. 적극적으로 해야 합니다. 그래야 더 많은 칭찬을 받을 수 있답니다. 1980년대 그 박물관에 들어가서 1시간 넘게 구경한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젠 직원들이 자랑스러워하는 박물관으로 변신을 하려는 모양입니다. 어떤 자랑거리가 더 등장할지 궁금해지네요. 그리고 말이죠. 소책자 표지 뒷면에 이런 글이 있네요. “보러오젠!”

제가 그 물음에 답을 해드리죠. “보러가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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