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는 특별법에 명기된 영상위원회를 왜 없애려 할까
제주도는 특별법에 명기된 영상위원회를 왜 없애려 할까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2.07 16: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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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보다 못한 영상] <1> 사라질 운명의 제주영상위원회

빠르면 내년 2월부터 제주문화콘텐트진흥원에 흡수
오는 11일 제주도내-도외 영화인 공동 설명회 개최
제주도 관계자 “5명만 영상위 폐지에 반발하고 있다”

사단법인 제주영상위원회가 곧 사라진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제주문화콘텐트진흥원’에 제주영상위원회의 기능을 담는다고 한다. 내년에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이 문을 열면 15년을 끌어온 제주영상위원회는 영원히 이별을 고해야 한다. 이를 두고 제주도내외 영화인들이 반발을 하고 있다. 제주도는 없애려 하고, 영화인들은 반발을 하는 형국이다. 정말이지 제주영상위원회를 없애는 게 답이긴 할까. 그 답을 찾아본다. [편집자주]
 

지난해 8월 22일 원희룡 도지사가 제주영상위원회를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제주 문화예술의 섬' 실현을 본격 추진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지난해 8월 22일 원희룡 도지사가 제주영상위원회를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에 포함시키는 내용의 '제주 문화예술의 섬' 실현을 본격 추진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지난해 8월 22일이다. 원희룡 지사가 직접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브리핑을 했다. 자신의 하반기 문화정책 방향을 설명하는 자리였다. 그가 강조한 건 제주도를 ‘동아지중해 문화예술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거였다. 문화예술의 섬이 뭔지는 애매모호하지만 그 말엔 제주도라는 ‘브랜드’가 숨어 있다. 브랜드는 뭔가 있어 보이지만 자칫 아무 것도 건지지 못하는 껍데기만 존재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 자리에서 원희룡 지사는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출범을 내걸었다. 유사 기능을 가진 기관을 통폐합하고, 비효율적인 운영의 문제점도 없애겠다고 선언했다. 유사 기능으로 거론된 곳은 제주영상위원회, 제주테크노파크, 아시아CGI창조센터 등 3곳이다.

원 지사가 그날 제주영상위원회를 포함한 3개 기관 통폐합 선언을 발표했으나 작업은 그 전부터 시작됐다. 제주연구원(당시 제주발전연구원)은 이미 제주문화콘텐트진흥원 설립에 따른 조직 및 기능 연구를 마친 상태였고, 그해 7월 연구자료를 내놓았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은 이후 차근차근 절차를 밟아왔다. 사단법인 제주영상위원회 해체는 그 과정에서 이뤄지고 있는 사안이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은 빠르면 내년 2월부터 가동된다.

때문에 제주영상위원회에 주던 예산은 내년부터는 ‘제로’가 됐다.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에 포함될 것으로 판단, 기능을 할 수 없도록 만들었다. 유사한 기능 통폐합이라는 명분은 제주영상위원회의 존재 가치를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유사기능을 없애면 돈이 남을까. 제주특별자치도의 내년 예산안에 잡혀 있는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 예산은 출연금 26억원과 공기관 대행사업비 38억원 등을 포함해 80억원 가량 된다. 이 예산은 기존 3개 기관이 있을 때랑 별반 다르지 않다.

문제는 제주영상위원회는 제주특별법에 명기돼 있다는 점이다. 제주특별법 상에 존치하도록 돼 있는 기능을 없애고 새로 탄생할 제주문화콘텐츠진흥원에 포함시키는 건 제주특별법을 무력화시키는 것과 같다. 제주특별법은 영상산업 발전을 위해 제주영상위원회를 설치할 수 있도록 돼 있다. 그만큼 영상의 가치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제주도내외 영화인들은 제주영상위원회 폐지에 대한 걱정을 털어놓는다. 예술로 접근해야 할 영화라는 매체가 산업으로 둔갑했을 때의 우려에 대한 시각 때문이다.

영화는 가장 대중적인 매체이면서도 극도로 예술적인 분야이기도 하다. 이중적인 얼굴을 지닌 게 영화이다. 프랑스는 미국과 달리 영화를 소비재로 인식하지 않는다. 영화는 영화이며, 예술로 판단을 한다. 우리라고 프랑스와 크게 다른 건 아니다. 바로 스크린쿼터라는 게 있다. 미국의 거대 영화자본에 맞서기 위해 일정 정도의 일수는 우리 영화를 틀도록 돼 있다. 비록 미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으로 당초 146일에서 73일로 줄기는 했으나 스크린쿼터가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영화인들은 배고픈 이들이 많다. 이들이 오는 11일 제주영상위원회 지위와 역할을 놓고 공동 설명회 자리를 마련할 계획이다. 그들의 마지막 몸부림일 수 있다. 하지만 이들을 보는 행정의 시각은 너무 삐딱하다. 도청 관계자는 이런 말을 한다. “반대하는 사람은 5명 뿐입니다.” 정말 5명만 반대를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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