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용감한 제주시민의 도움과 제주 경찰 당국의 신속한 대응으로 수천만원대의 전화금융사기(보이스 피싱) 피해을 막았을 뿐만 아니라 제주를 빠져 나가려던 일당까지 붙잡았다.
제주지방경찰청은 지난 6일 우체국 직원 및 경찰관을 사칭해 A(62‧여)를 속여 2000만원을 가로채려던 말레이시아 국적이 피의자 3명을 붙잡아 조사 중이라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 6일 오후 A씨의 집으로 전화를 걸어 우체국 직원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하며 “부재중이어서 B카드가 반송됐다”고 한 뒤 A씨가 발급신청을 한 적이 없다고 하자 “명의가 도용된 것 같다. 경찰에 연락해 도와줄테니 휴대전화 번호를 알려달라”고 해 휴대전화번호를 알아냈다.
이어 A씨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어 경찰을 사칭하며 “명의가 도용됐으니 은행에서 돈을 인출해야 한다. 은행직원들도 같이 짰을 수 있으니 아무 말도 하지 말고 돈을 인출해 차량 트렁크에 보관하면 출동해 도와주겠다”고 속였다.
이들은 A씨가 2000만원을 인출해 트렁크에 보관한 차량이 제주시 노형동 모음식점 주차장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1명을 보내 돈을 훔치려다 배낭을 메고 있는 모습을 수상히 여긴 A씨가 주변 행인 등에 도움을 요청하며 꼬리를 밟혔다.
당시 주변에 있던 시민이 돈을 훔치려던 말레이시아 국적의 남성(26)을 붙잡았고 A씨가 곧바로 112에 신고하면서 제주지방경찰청 수사2계와 서부경찰서 수사과, 제주공항경찰대가 공조 수사에 나서 이날 오후 7시17분께 제주공항에서 공범 2명을 긴급 체포했다.
공범들은 서울로 도주하기 위해 탑승수속까지 마친 상태로, 비행기 탑승 18분전에 붙잡힌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피의자를 직접 검거, 신속하게 신고한 시민들에게 감사장을 수여하고 신고 및 검거 보상금을 지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붙잡은 이들을 상대로 범행 경위와 공모관계 등을 조사해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콜센터 등 조직책 검거에 수사력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수사기관과 금융기관은 전화로 개인정보 및 금융정보를 확인하거나 현금을 인출하도록 하는 일이 없다”며 “그런 사기전화를 받을 시 즉각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