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질 공간이 사진 전문 갤러리로 다시 태어납니다”
“사라질 공간이 사진 전문 갤러리로 다시 태어납니다”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2.05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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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지천갤러리, 리모델링 거쳐 12월 8일부터 일반에 개방
12월 8일부터 제주출신 고(故) 김수남 작가 기획전 마련
제주 정체성 담은 사진 작가들 사진전 매년 4차례 진행
사라질 위험에서 문화공간으로 되살아난 산지천 서쪽의 산지천갤러리. 오는 8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미디어제주
사라질 위험에서 문화공간으로 되살아난 산지천 서쪽의 산지천갤러리. 오는 8일 정식으로 문을 연다.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산지천. 우여곡절이 많은 곳이다. 일제 때 개발의 시작점이던 이곳.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쇄락해갔다. ‘슬럼’이라는 단어와도 어울리는 지역이기도 했다.

그런데 이곳에 탐라문화광장이라는 거대 개발이 진행되면서 ‘슬럼’을 아예 밀어버리는 작업이 진행됐다. 탐라문화광장은 사실 그랬다. 과거의 모든 걸 쓸어서 없애는 작업이었다. 그러다 고씨주택이 보존됐고, 바로 이웃한 건물들이 살아났다.

개인적으로도 이곳은 기자와도 인연이 깊다. 고씨주택을 보존하자고 첫 기사를 썼고, 후속으로 이웃한 금호장 등의 건물 보존을 외쳤다. 다행히 행정도 응답을 했다. 지방선거 이후 행정의 수장이 바뀌어서인지 모르지만 없애는 방식의 개발이 아니라, 기존 주택을 살리는 방식의 재생을 선택한 결과였다.

그런 결과물이 산지천갤러리다. 행정이 <미디어제주>의 지적에 따라 지난 2015년 산지천 서쪽의 건물을 보존하기로 결정하고, 2016년부터 건물을 살리는 리모델링 작업을 시작했다. 오는 8일은 산지천갤러리를 정식으로 개관을 하게 된다.

쉽지 않았다. 현재 산지천갤러리는 제주문화예술재단이 개관 기획을 맡아 운영하고 있다. 제주문화예술재단 박경훈 이사장은 5일 산지천갤러리 개관을 앞둔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그동안의 어려운 과정을 설명했다.

산지천갤러리가 개관 기획전으로 김수남 사진전을 마련했다. 미디어제주
산지천갤러리가 개관 기획전으로 김수남 사진전을 마련했다. ⓒ미디어제주

“새로 짓는 것보다 어려웠어요. 공사중에 뭐가 되나 싶을 정도였어요. 제주도내 건축붐 때문에 일할 사람을 구하지 못해 3~4개월간 공사를 하지 못하기도 했어요.”

그의 말을 빌리면 기존 건물을 그대로 둔 상태에서 덜어내고 붙이고 했다고 한다. 서로 떨어졌던 두 건물은 리모델링을 통해 이웃한 건물로 탄생했다. 목욕탕 겸 여관이던 건물은 아기자기한 갤러리로 변신했다. 더 놀라운 건 이 건물 내부에서 예전 목욕탕 굴뚝의 흔적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이다.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산지천갤러리는 특화된 갤러리를 꿈꾼다. 8일부터 전시되는 제주출신 고(故) 김수남 작가의 기획전만 봐도 알 수 있다. 아시아의 대표적 다큐멘터리 작가인 김수남을 통해 산지천갤러리의 미래를 예단한다. 바로 산지천갤러리는 사진 전문 갤러리로의 방향성이다. 박경훈 이사장의 말을 더 들어본다.

“평생 카메라를 가지고 인문활동을 하던 작가들이 있죠. 진귀한 사진들을 남겼어요. 김수남 작가는 17만점이나 됩니다. 제주출신 홍정표 선생도 있죠. 기획전시를 통해 이들을 대중공간으로 끌어내려 합니다.”

8일부터 산지천갤러리에서 '김수남, 아시아의 바다를 담다' 기획전을 만날 수 있다. 미디어제주
8일부터 산지천갤러리에서 '김수남, 아시아의 바다를 담다' 기획전을 만날 수 있다. ⓒ미디어제주

산지천갤러리는 ‘제주’라는 정체성을 포함한 사진작가들의 작품을 겨냥한다. 우선 김수남이 시작이다. 확정은 되지 않았으나 홍정표·현용준·고영일 선생의 유작을 제대로 보여줄 기회도 안길 예정이다.

산지천갤러리는 사진 전문 갤러리로서 매년 4회 심층기획전을 연다는 구상이다. 제주출신 가운데 김중만, 배병우 등 세계적인 사진가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어쩌면 산지천갤러리는 탐라문화광장이 뱉어난 사생아가 아니라, 이 일대의 제대로 된 문화구심점을 할 역할만 남았다. 박경훈 이사장은 산지천갤러리가 핫 플레이스가 되리라는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산지천갤러리 개관 기념 기획전은 ‘김수남, 아시아의 바다를 담다’를 주제로 12월 8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진행된다. 산지천갤러리는 월요일은 휴관이며,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문을 연다. 1층은 카페이며 2층부터 4층은 전시공간이다. 관람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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