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대학의 민주화, 비판지성의 활성화를 요구한다”
“대학의 민주화, 비판지성의 활성화를 요구한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11.16 09: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제주대 사회학과 대학원생들, 제주대 총장 선거 관련 성명 발표
민주적인 대학 운영 위한 교수‧교직원‧학생 참여 대학의회 구성 요구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5년만에 직선제가 부활된 제주대 총장 선거와 관련, 제주대 사회학과 대학원생들이 성명을 내고 대학의 민주화와 비판지성 활성화를 요구한다는 묵직한 메시지를 전했다.

사회학과 대학원생들은 16일 발표한 성명을 통해 이번에 실시되는 총장 직선제의 한계를 조목조목 지적했다.

우선 총장 선거의 이슈가 대학의 학문적 지향이 아닌 대학 경영의 효율성에 머물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은 “다른 대학과의 경쟁을 우선시하고, 기업 경영의 관점에서 재원을 잘 조달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운영할 인물로 총장을 뽑아야 한다는 분위기”라면서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대학은 무엇일까라는 더욱 중요한 질문들은 감춰져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이들은 “총장 선출권이 정규직 교수들에게 편중된 지금 같은 방식의 직선제로 대학 민주화는 요원하다”면서 교직원과 학부생들의 투표는 매우 적게 반영될 뿐이며, 비정규직 교수들과 연구원, 대학원생들의 투표권이 깡그리 무시됐고 총장이 선출된 후 대학을 민주적으로 운영할 기구도 없다는 점 등을 지적했다.

이와 함께 이들은 “1980년대의 정원 확대, 1987년 민주화 열기 속에서 대학에 자리 잡은 비판적 인문학‧사회과학 연구 학풍은 지금 고사 직전의 상황”이라면서 “시대와 호흡하면서 사회 문제를 비판적으로 해석하고 이에 실천적으로 개입하기 위한 연구는 갈수록 드물어지고 있다”고 대학의 현주소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을 던졌다.

이른바 ‘학문 후속세대’라 불리는 대학원생들이 부족한 장학금과 열악한 연구환경, 권위적인 문화 속에 각자도생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고 경쟁과 눈치 보기, 줄서기가 행동 규범이 되면서 현실의 벽 앞에 학문적 뜻이 손쉽게 추락하고 있다고 대학의 냉엄한 현실을 한탄하기도 했다.

이어 이들은 “대학을 지성의 공간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공간으로 인식한다면 대학원에 대한 지원은 인색하 수박에 없다”면서 “이번 총장 선거를 계기로 제주대학교의 사회적 의미를 다시 묻고 새롭게 선출될 총장의 역할은 무엇인지, 선거제도의 개혁 방안은 무엇인지, 지성의 공간으로서 대학을 어떻게 회복하고 학문 후속세대를 양성할 것인지 등에 대한 공론장을 마련하고 논의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이에 이들은 △신자유주의적 경쟁과 평가를 넘어선 대학의 비판적 지성 회복 △도민들을 위한 대학으로서 지역사회 문제 해결을 위한 역할 정립 △민주적인 대학 운영을 위한 교수, 교직원, 학생 참여 대학의회 구성 △총장 선거에 대학원생 및 비정규직 교수, 연구자 참여 보장 △안정적인 학업과 연구를 위한 대학원 제도 개선 등을 요구했다.

이들은 16일 열리는 2차 총장 후보자 토론회에서 각 후보자들에게 성명서를 전달할 예정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