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들의 탐욕에 어린이들이 피해보는 걸 아시나요”
“어른들의 탐욕에 어린이들이 피해보는 걸 아시나요”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1.14 17: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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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훈의 동화속 아이들 <26> 이시이 고타의 「거리의 아이 토토」

지구에 70억명의 사람이 살고 있죠. 잘 사는 사람도 있고, 그렇지 않은 사람도 있습니다. 70억명이 아니라, 100명이라면 어떻게 될까요. 실제 그런 책도 나왔죠. 많은 사람이 읽었고, 또 그 책을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로 데이비드 스미스가 쓴 <지구가 100명의 마을이라면>이라는 제목을 달고 있는 책입니다.

100명이라면 대체 나는 어떤 사람에 속할까요. 운 좋게도 그리 나쁜 환경은 아닌 것 같습니다. 100명 중 딱 한명의 한국사람이고요, 10명은 저랑 같은 50대이군요. 종교를 믿지 않으니 이건 그냥 넘어갑니다. 집 가까운 곳에서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87명 가운데 한명입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76명에 포함도 되죠.

70억명의 인구를 100명이라고 단정지어놓고 보면 나쁜 환경보다는 좋은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많은 건 분명해 보입니다. 더구나 깨끗한 물을 사용하는 87명 가운데 한명이라는 건 얼마나 행운인가요. 그런데 문제는 그렇지 못한 이들도 꽤 된다는 겁니다. 100명에서 87명을 제외하면 13명이 됩니다. 13명은 적은 숫자처럼 보이지만 70억명으로 환산해보면 무려 8억명을 넘는 이들은 먹는 물조차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죠. 세계 인구 3위에서 5위에 해당하는 미국과 인도네시아, 브라질 인구를 모두 합친만큼의 숫자가 마실 수 없는 그런 물을 사용한다는 겁니다.

가난해도 너무 가난한 사람들, 흔히 ‘절대 빈곤’이라는 말을 붙이는데 그런 이들은 8억명보다 더 많은 12억명이나 됩니다. 인도의 전체 인구와 맞먹어요. 하루에 1000원으로 살아가는 것도 버거운 이들입니다. 세상에 갓 태어난 아이들이 얼마 살지 못하고 운명을 달리하기도 합니다. 1년에 1000만명에 달하는 어린이는 다섯 살 생일을 맞기도 전에 세상을 등집니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도 많아요. 전쟁으로, 가난으로, 굶주림으로 혼자 살아가는 아이들이 많다는 것이죠. 부모를 잃은 아이들은 14명 가운데 1명 꼴입니다. 1억명이 넘는 아이들은 제 부모가 어디에 있는지도 몰라요.

이시이 고타가 쓴 <거리의 아이 토토>는 100명 가운데 굶주림을 늘 경험하고, 학교에도 가질 못하고, 거리를 배회하는 이른바 ‘거리의 아이’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그들에겐 전기는 꿈이고, 먹을 물도 없어요. 물론 부모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죠. 혼자서 살아갈 수 없는, 아니 어쩔 수 없이 혼자가 되어버린 그들은 그들 또래와 무리지어 살곤 합니다. 토토가 바로 그런 아이입니다.

아홉 살 토토는 니코라는 동생이 있는데, 니코는 전염병에 걸려 죽고 맙니다. 니코가 남긴 건 엄마가 만들어준 인형 뿐이죠. 토토는 엄마가 만들어준 인형을 간직하고 다닙니다. 언젠가는 니코가 자신에게 다시 올 것을 믿으면서요.

토토의 동생인 니코가 전염병에 걸려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니코의 곁엔 엄마가 만들어준 인형이 있다. 미디어제주
토토의 동생인 니코가 전염병에 걸려 죽음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니코의 곁엔 엄마가 만들어준 인형이 있다. ⓒ미디어제주
토토는 니코를 잃고 새로운 친구를 얻게 된다. 이른바 '거리의 아이들'이다. 미디어제주
토토는 니코를 잃고 새로운 친구를 얻게 된다. 이른바 '거리의 아이들'이다. ⓒ미디어제주

외톨이가 된 토토는 어느날 자신과 처지가 같은 아이들을 만나게 되죠. 전쟁 때 아빠를 잃은 아이, 지진으로 혼자 살아남은 아이, 술만 마시면 괴물로 변한다는 아빠를 피해서 도망나온 아이……. 토토는 이들과 친구가 되어 새로운 꿈을 꿉니다. 키다리, 더벅머리, 먹보, 박사, 땅꼬마, 그리고 토토. 모두 여섯이군요.

하지만 ‘육총사’로 불린 여섯 친구의 앞엔 곧은 길만 놓인 건 아닙니다. 어느날 박사가 배가 너무 고파서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가 됩니다. 토토를 비롯한 다섯 친구들은 음식물 쓰레기라도 뒤져서 박사의 배고픔을 달래주려 하지만 음식점 주인이 음식물 쓰레기에 독극물을 버린 게 아닌가요. 어떻게 됐을까요. 박사는 다섯 친구 곁을 떠나고 맙니다.

박사를 잃은 슬픔은 린린이라는 새로운 친구가 가세를 하면서 금세 잊습니다. 하지만 그들 곁에 또다른 위험이 따라옵니다. 인신매매라고 들어보셨죠. 어린이를 잡아다가 팔아넘기는 그런 어른들이 있군요. 토토는 무사히 빠져나왔지만 나머지 친구들은 어른들에 잡혀서 팔려나갑니다. 토토의 친구들처럼 팔려나가는 어린이는 1시간에 136명이나 된다죠.

우여곡절 끝에 토토는 친구들과 극적인 만남을 갖게 되지만 토토와 린린을 제외한 친구들은 다른 나라로 떠납니다. 이른바 ‘난민’입니다. 요즘 중동지역에서 유럽으로 떠나는 난민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유럽이 떠안은 새로운 골칫거리이기도 하죠. 그렇다고 난민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없는 상황입니다. 독일인 경우엔 초등학교마다 난민 자녀들이 넘쳐난다고 하잖아요.

다른 나라를 찾아 떠나는 난민의 모습이 그림에 담겨 있다. 토토의 친구들은 모두 배에 오르지만 토토는 니코의 인형을 등에 지고 친구들을 배웅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다른 나라를 찾아 떠나는 난민의 모습이 그림에 담겨 있다. 토토의 친구들은 모두 배에 오르지만 토토는 니코의 인형을 등에 지고 친구들을 배웅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2015년이었군요. 세 살배기 시리아 난민 쿠르디의 죽음은 세계를 큰 충격에 빠뜨렸죠. 바닷가에 엎드려 죽어 있는 쿠르디의 죽음에 세계는 울분을 토했고, 난민 문제의 심각성을 깨닫게 만들었습니다. 자기 나라를 떠나서 외국에 가서 사는 사람은 1시간에 무려 4900명이라고 합니다. 왜 자기 나라를 떠나려 할까요. 100명이라는 마을의 13명이 아니라, 100명이라는 마을의 87명에 포함되고 싶어서겠죠.

토토도 ‘거리의 아이’입니다. 많은 거리의 아이 가운데 쿠르디처럼 세상에서 사라지는 어린이들은 셀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러고 보면 어른들은 너무 이기적입니다. 자기만 알고 지내죠. 고통받는 주변은 전혀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아요. 너무 가지려고 하기 때문입니다. 그게 욕심이며, 한자어를 빌리면 ‘탐욕’이라고 하죠. 그것도 그냥 ‘가지려’고만 하는 탐욕이 아니라, 마약에 빠져 헤어나지 못하듯 욕심에 빠져서 허우적대는 그런 어른들이 많아요.

참, 토토의 친구들은 다른 나라로 떠났는데, 토토는 그렇지 않다고 했죠. 토토는 어떻게 됐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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