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5 17:37 (목)
26년 전 산화한 양용찬 열사, 제주도청 앞에서 소환되다
26년 전 산화한 양용찬 열사, 제주도청 앞에서 소환되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11.07 19: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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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용찬 열사 26주기 추모 문화 한마당 “당신의 꿈 여기서 이어갑니다”
30일째 이어지는 제2공항 성산읍 반대대책위 단식‧천막농성 의미 더해
양용찬 열사 26주기 추모 문화 한마당 행사가 7일 저녁 7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양용찬 열사 26주기 추모 문화 한마당 행사가 7일 저녁 7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26년 전, 제주도개발특별법 반대를 외치면서 자신의 몸을 불사른 양용찬 열사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 문화 한마당 행사가 열렸다.

7일 저녁 7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린 이날 행사는 29일째 이어지고 있는 도청 앞 제주 제2공항 반대 천막 농성과 김경배 성산읍 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의 목숨을 건 단식 투쟁이 이어지는 상황이어서 더욱 그 의미가 크게 느껴지는 자리였다.

민중의례와 배기철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이사의 추도사로 시작된 이날 행사는 故 양용찬 열사의 친형 양용호씨의 추모 발언에 이어 양용찬 열사 추모 모노드라마 ‘사랑 혹은 사랑법’ 공연, 김경훈 시인의 추모시, 추모 공연과 연대발언 등 순으로 진행됐다.

양용찬 열사 26주기 추모 문화 한마당에서 배기철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이사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양용찬 열사 26주기 추모 문화 한마당에서 배기철 양용찬열사추모사업회 이사가 추도사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배기철 이사는 추모사를 통해 26년 전 산화한 양용찬 열사의 이름을 부르며 “우리는 지금 제주를 제2의 하와이로 만들겠다는 악령을 다시 마주하고 있다”면서 “흘러 버린 세월만큼 당신의 외침이 무색해지고 있다”고 회한을 토로했다.

그는 “지금 이 세상은 세계적 관광지 제2의 하와이보다 우리의 삶의 터전으로서 생활의 보금자리가 되기를 바랐던 당신의 소박한 외침을 기억하지 않는 것 같다”면서 “위정자들이 특별법 저지를 위해 몸을 불살랐던 양 열사의 몸부림을 잊은 것 같다”고 삶의 터전을 위협하는 제2공항을 강행하려는 위정자들을 향한 울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그는 양용찬 열사가 남긴 시 ‘하늘’의 한 구절을 인용해 “당신이 남긴 꿈, 어깨에 어깨 걸고 가자던 당신의 꿈 그대로 서귀포에서, 성산포에서, 제주에서 우리가 함께 이어가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연대 발언을 위해 연단에 선 강원보 성산읍 반대대책위 집행위원장은 “김경배 부위원장이 30일째 목숨을 건 단식을 이어가고 있음에도 사전 타당성 검토 용역 재검증 요구에 답변이 없다”면서 “국토교통부와 청와대는 우리 요구에 응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인의 친형인 양용호씨는 “벌써 26년이 지났는데 이렇게 위로와 용기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추모 한마당 참가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마침 오늘이 음력으로 고인의 생일이기도 하다. 오늘 하루에 삶과 죽음이 동시에 있는 것 같다”고 소회를 피력했다.

이어 그는 “제주도개발특별법이 제정된지 26년이 지났지만 특별자치도와 국제자유도시라는 미명 아래 개발 광풍은 여전한 채로 양용찬의 이름도 조금씩 잊혀지는 것 같다”면서 “우리가 잊어서는 안될 것은 이 곳이 우리 삶의 터전이면서 보금자리여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개발 광풍으로 심각한 갈등이 여전한 강정마을과 예래동 휴양형주거단지, 제2공항 입지 발표로 갈등이 시작된 성산 주민들의 아픔을 함께 해줄 것을 당부했다.

이어 문상빈 제주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의 연대발언과 제주주민자치연대 노래모임 ‘모다정’의 추모 공연과 행사 참가자들이 다 함께 부르는 ‘제주도의 노래’를 끝으로 행사가 마무리됐다.

무려 29일째 도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경배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이 7일 양용찬 열사 26주기 추모 문화 한마당에서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무려 29일째 도청 앞에서 단식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김경배 성산읍 제2공항 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이 7일 양용찬 열사 26주기 추모 문화 한마당에서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양용찬 열사 26주기 추모 문화 한마당 행사가 7일 저녁 7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양용찬 열사 26주기 추모 문화 한마당 행사가 7일 저녁 7시 제주도청 앞에서 열렸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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