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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추기경, 해군기지 반대 '존중'
정 추기경, 해군기지 반대 '존중'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7.08.20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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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석 추기경 20일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서 기자회견

한국의 두 번째 추기경인 정진석 추기경(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이 20일 제주를 찾았다.

제주에서 처음 개최되는 한국가톨릭청년대회에 참가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제주를 찾은 정진석 추기경은 20일 성이시돌 목장내 삼위일체 대성당에서 있을 축제미사에 참석하기 이전 오후 4시 30분 라마다프라자 제주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 주교와 청소년사목위원회 위원장 조규만 주교, 김영국 청소년사목위원회 총무이자 천주교서울대교구 청소년국장, 김석주 한국가톨릭청년대회 조직위원장과 자리를 함께 한 정 추기경은 제주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제주해군기지는 국가안위를 위한 '정당방위'라고 해석하면서도 어떤 범위까지 정당방위로 해석하느냐에 대해서는 이견이 있을 수 있다며 여운을 남겼다.

정 추기경은 "누구나 평화를 원하지만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로 완벽한 평화는 없었다"며 "오늘날에도 어느 구석에선가 매일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 인간사회 현실이며 그래서 우리 교회 누구나 모두 인정하다시피 정당방위를 인정한다"고 설명했다.

정 추기경은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는 주변국가으로부터의 전쟁 등 국가와 국민들의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들로서 우리나라의 정당방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면서 "그러나 그 정당방위 수준이 어디까지냐는 의견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는, 간단치 않은 문제"라고 말했다.

즉 정부가 추진하려는 제주해군기지를 '정당방위'라고 해석했다.

그러나 그 정당범위 해석에 대해서는 "도둑이 집에 들어왔을 때 무기가 없는 도둑인데도 불구하고 방어하는 차원에서 무기를 사용하면 정당방위로 인정받지 못한다"며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인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강행하려는 정부의 정당방위에는 제동을 걸었다.

정 추기경은 "정당방위는 처음부터 끝까지 공격적인 면은 배제된 개념으로 방위 수단, 방법도 방어하는 수준에서 멈춰야 한다"면서 "정부의 '정당방위'를 위한 제주도 해군기지는 정당범위에 속하는지, 정당범위를 행함에 있어 해군기지가 제주여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는 여러가지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추기경은 이와 덧붙여서 "강우일 주교나 제주교구에서는 제주도라는 특수사항을 감안해 성명을 낸 것으로 알고 있고 그것을 인정한다"면서 "천주교주교회의 차원에서 해군기지 반대 성명을 철회 성명을 채택하지 않은 것은 해군기지 문제가 매년 3월과 10월 이외 긴급 사정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으로는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한 단계 낮은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정의평화위원회에서 해군기지 철회 입장의 성명을 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강우일 천주교 제주교구장은 한국가톨릭청년대회가  제주에서 처음 개최되는 것과 관련해 "신자들이 전국적으로 모여서 논의를 할 때 제주에서 개최하자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부담스러웠지만 작은 규모라는 단점에도 불구하며 수용했다"면서 "제주는 자연환경이 좋고, 홈스테이와 야외활동 등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기에 제주가 가장 적절하다는 의견들이 모아져서 제주에서 행사가 진행되고 있고 제주교우들이 집의 대문을 열고, 마음의 문을 열고 복음나눔을 실천하는 모습을 보면서 제주의 신자들이 지역 울타리를 넘어서 가톨릭 신앙을 함께 공유하고 나눈다는 것이 얼마나 풍요로운가를 다시 한번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내 가톨릭 청년 등 3500여명이 참석하는 제1회 한국가톨릭청년대회(Korea Youth Day 2007 Jeju , 약문 KYD 2007)는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청소년사목위원회 주최, 천주교 제주교구 주관으로 18~21일까지 3박 4일간 성이시돌목장 내 삼위일체 야외대성당을 비롯해 제주도내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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