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31일부터 12월 25일까지 기획전시실에서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10년 전이다. 정확하게 말하면 2007년 7월이다. 당시 ‘잠녀기획팀’을 꾸려 제주도내 전역을 돌면서 취재를 했다.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의 해녀들을 만났다. 그들을 통해 물질만 하는 여성으로서의 해녀가 아니라, 교육의 중심에 있는 해녀들이 있음을 알게 됐다.
온평초등학교에 있는 ‘해녀공로비’가 그걸 말해준다. 해녀공로비는 후손들을 위해 교육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던 해녀들의 흔적이다.
온평초등학교는 1950년 화재로 교실을 잃었고, 그걸 재건한 이들은 해녀였다. 온평리 바닷가에 ‘학교바당’을 만든 해녀들은 거기서 나온 미역의 절반을 학교 건립 기금으로 축적했다. 그러나 그걸로는 부족하자 해녀들은 학교바당을 전부 내놓았다.
그럼에도 당시 해녀들의 공로는 인정을 받지 못했다. 온평초에는 학교 설립 관련 기념비 4개가 있다. 3개는 1960년에 세워졌으나 해녀공로비는 한 해 뒤인 1961년에야 세워진다. 해녀들의 공로를 인정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은 뒤에야 해녀공로비는 등장했다.
해녀들의 삶과 그들의 활동이 제주에 미친 영향은 매우 크다. 그런 노력을 알 수 있는 기획전이 마련됐다.
제주교육박물관은 오늘(10월 31일)부터 12월 25일까지 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교육열정 제주해녀문화’展을 연다. 이번 전시는 ‘다른 거 못해도 교육은 시켜야주게’라는 부제를 달았다. 부제에서보듯 해녀들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읽을 수 있다.
이번 기획전은 제주교육박물관의 올해 4번째 기획전이기도 하다. 특히 제주해녀문화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년을 맞아 해녀관련 소품, 자료, 사진, 그림 등 100여점을 보여주는 전시이다.
전시는 3부로 구성했다. 1부는 ‘제주해녀문화의 역사’로서 역사 문헌, 사진, 도표 등을 담았다. 2부는 ‘제주해녀문화의 정신’으로 다양한 모형과 사료들로 제주해녀들이 심어준 숭고한 정신을 보여준다. 3부는 ‘제주해녀문화의 현재’로 해녀 관련 자료 등을 볼 수 있다.
전시는 아울러 애월고 미술과 학생들로 구성된 인물동아리 학생 5명의 작품도 만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