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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의 민주주의’ 조례 상임위 통과 … 갈등현안 해법 될까
‘숙의 민주주의’ 조례 상임위 통과 … 갈등현안 해법 될까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10.27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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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봉 의원 “제2공항도 시민참여단 토론 등 공론화 과정 바람직”
이중환 실장 “총론적으로는 공감하지만 제2공항은 답변하기 곤란”
제주특별자치도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 조례안이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 미디어제주
제주특별자치도 숙의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 조례안이 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심의를 통과했다. ⓒ 미디어제주

목숨을 건 단식 농성이 이어지고 있는 제주 제2공항 사업 추진에 따른 갈등과 신항만 건설, 시민복지타운 내 행복주택 건설 사업 등 제주 지역 갈등 현안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신고리 5‧6호기 공사 재개 여부와 관련, 공론화 과정을 거쳐 공사 재개 권고안이 나온 후 찬반 양측이 권고안을 모두 수용, 이른바 ‘숙의(熟議) 민주주의’의 성공사례로 전 국민들에게 각인됐다.

제주에서도 이처럼 공론화 과정 등 숙의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한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고 있어 앞으로 첨예한 갈등을 겪고 있는 현안에 대한 의견을 모아나가는 데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고충홍)는 27일 이상봉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 을)이 대표발의한 ‘숙의 민주주의 실현을 위한 주민참여 기본 조례’ 제정안을 심의, 일부 내용을 수정해 통과시켰다.

이날 심사 과정에서 이상봉 의원은 최근 도청 앞 천막 농성과 극한의 단식 농성까지 이어지고 있는 제2공항 사업에 대한 공론화 심의 필요성을 제기하면서 도 집행부에 사업 추진 여부가 확정된 상황인지 따져 물었다.

이중환 도 기획조정실장은 “예비타당성조사까지 끝나 사업 추진의 기본 방향은 정해졌다”면서도 “사업 추진이 최종 확정되기 위해서는 법에 정해진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본계획 수립 등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이에 대해 “기본‧실시설계가 이뤄지기 전까지 확정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면서 “제2공항 개발 사업에 대해서도 공론화 과정을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이번 기회에 제2공항 관련 이해당사자는 물론 일반 도민들이 대규모로 참여하는 시민참여단의 토론 등 공론화 절차를 밟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 실장은 “어떤 사안이든 공론화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그 과정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도 걸러내고 실행 과정에서 주민 수용성을 높여 총론적으로는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다”면서도 “숙의 민주주의 조례를 통해 앞으로 여러 가지 현안들이 이 제도를 활용해 공론화 과제로 선정,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다만 그는 “각 과제에 대해서는 국가 추진 과제의 경우 정부 입장이 중요하고, 제2공항 문제는 지금 확정적으로 답변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적절하지 않다. 많은 분들의 의견을 충분히 고려해서 검토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매우 조심스럽게 답변했다.

이 의원은 “오늘도 국토부가 반대대책위 관계자들과 면담을 갖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제2공항의 경우 국책사업이기 때문에 곤란한 측면이 있지만 문재인 대통령도 사업 조기 추진의 전제조건으로 절차적 투명성 확보와 상생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입장을 명백히 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 대목에서 그는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갈등 해결의 단초가 마련될 수 있다”면서 공론화 과정이야말로 사업을 원만히 추진하는 데 바람직한 방향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의회든 당 차원에서든 찬반을 떠나서 공론화 과정의 필요성을 국토부에 건의할 예정”이라면서 “도에서도 국토부를 통해 공론화 과정을 이끌어냄으로써 제주도에서 수렴된 의견을 국가 정책에 반영시킬 수 있는 토대가 마련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문제도 강정처럼 10년 넘게 갈등 요소로 남게 될 수 있다”고 거듭 공론화 과정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와 함께 그는 “도에서 공론화 과정의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좀 더 적극적으로 국토부에도 제기하고 반대대책위 얘기를 듣고 의견이 모아진 내용이 하루 빨리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갈등 과정에서 큰 틀에서 합의 과정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실장이 “도정도 협치를 지향하고 있고 협치라는 관점에서도 숙의 민주주의가 협치의 한 부분을 이룰 수도 있고 협치를 촉발시킬 수 있는 수단으로 기능할 수도 있다”면서 “관련 조례를 통해 도입되는 제도가 잘 활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다만 그는 제2공항 문제에 대해서는 “소통 확대 차원에서 여러 가지 노력을 더 하겠다는 말로 대신하겠다”고 답변, 제2공항 사업에 공론화 과정을 적용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해갔다.

이 의원은 “제도가 없는 상태에서도 지방정부 차원에서 큰 틀에서 공론화가 필요한 주제를 정해 정책을 풀어나간 모범사례는 많다”면서 “도 차원에서도 큰 틀에서 직접 주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정책적 노력이 따라야 한다. 제도에 기반해서 적극적인 노력을 해주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고충홍 위원장은 자신도 공동 발의자 중 한 명이라고 하면서 “‘숙의(熟議)’라는 것은 어려운 정책을 결정할 때 서로 의논하고 협의하는 과정”이라면서 “문제는 상대방의 의견을 고개를 숙여 잘 들으라는 데 있다. 숙여서 들으면 모든 풀릴 거다. 첨예한 현안들이 조례를 통해 잘 활용되기 바란다”고 힘을 보탰다.

이날 상임위 심사를 통과한 이 조례안은 오는 31일 열리는 제2차 본회의에서 표결에 붙여질 예정이다.

조례안에 따르면 숙의형 정책개발 청구는 법령이나 조례에 위반하는 사항, 수사 또는 재판중이거나 행정심판 등 다른 법률에 따른 불복 구제절차가 진행중인 사항,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는 사항, 감사기관에서 감사 중인 사항, 사업계획이 확정돼 추진중이거나 처리가 이미 종료된 사업, 법률 또는 다른 조례의 규정에 수립 절차가 정해진 사업에 대해 19세 이상 500명 주민 연서로 청구인 대표가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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