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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지도사는 애들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도와줘야”
“청소년지도사는 애들이 스스로 성장하도록 도와줘야”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10.27 0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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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이 미래다-청소년수련시설을 찾아 <18> 제주시청소년수련관
제주시 사라봉에 위치 접근성 좋아…다양한 청소년 봉사활동 활발

 

분주하다. 청소년들이 맘놓고 즐길 수 있어 좋다. 공간도 많다. 바로 제주시청소년수련관이다. 지하를 포함한 3층 공간은 최근 리모델링을 마쳐서인지 더 좋아졌다. 청소년들이 많이 찾는 사라봉 일대에 있다는 점도 청소년들을 끌어들이는 요인이 되는 게 아닐까.

제주시청소년수련관은 제주시청 소속으로, 시청 공무원이 파견된다는 특징이 있다. 청소년지도사도 많기에 청소년도 좋고, 청소년지도사에게도 좋다.

마침 청소년동아리 활동을 하는 고등학생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투(E2)’라는 동아리다. ‘인조이 에듀케이션(Enjoy Education)’의 두 단어 첫 글자를 따서 만들었다. 지난해 만들어진 이투는 교사를 꿈꾸는 학생들이 초등학생을 위해 교육 봉사를 해오고 있다. 주말이면 바쁜 일정을 대신하고, 제주시청소년수련관으로 달려온다. 인터뷰에 응해준 친구들은 송건우(대기고 2), 강혜원(신성여고 2), 김예진(신성여고 2) 학생이다.

제주시 사라봉에 위치한 제주시청소년수련관. 미디어제주
제주시 사라봉에 위치한 제주시청소년수련관. ⓒ미디어제주

 

그런데 깜짝 놀랄 일이 있다. 이투의 회원이 되는 게 쉽지 않다. 현재 이투 회원은 22명이다. 올해 2월 회원을 뽑을 때 무려 120명이나 지원했다. 그렇다면 120명 가운데 어떤 학생들이 회원이 될까. 공부순? 아니다. 초등학생들을 위해 자기시간을 할애할 수 있어야 한다. 교육봉사를 할 마음자세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투 회원들은 참된 봉사의 의미를 안다. 그들이 말하는 봉사의 의미를 잠시 들어보자.

“자료를 준비하면서 많은 경험을 하게 됩니다. 가르쳐주는 것이랑 배우는 건 다르죠. 제가 더 많은 지식을 가져야 하기에 오히려 배우는 느낌입니다.”(김예진)

“제가 진로활동을 한다는 생각을 하며 봉사를 해요. 배워주면 애들이 좋아하니 뿌듯하죠. 1주일에 2시간 봉사가 짧지만 어린이들이 보람차게 보내는 걸 보면 뭉클하기도 해요.”(강혜원)

“교육은 특정 직업군이라고 봐요. 한사람 한사람의 인생에 개입할 수 있는 봉사죠. 다른 봉사활동도 하지만 시간은 아깝지 않아요. 전문성도 기를 수 있고 보람있어요.”(송건우)

청소년 교육봉사 동아리 '이투' 회원들. 왼쪽부터 송건우 강혜원 김예진 학생. 미디어제주
청소년 교육봉사 동아리 '이투' 회원들. 왼쪽부터 송건우 강혜원 김예진 학생. ⓒ미디어제주

 

송건우 학생은 대기고의 교육봉사 동아리인 ‘페다고지’ 활동도 하고 있다. 주말에 두 개의 교육봉사 활동을 해야 하지만 날짜가 겹치지 않아서 어려움이 없다는 설명이다.

얼마전 청소년문화의집에 소속된 청소년지도사 인사이동이 이뤄졌다. 첫 공식 인사였다. 제주시에서 시행한 인사여서 긍정·부정측면이 오간다. 제주시청소년수련관에 배치된 이들은 만족한다는 응답이다. 문화의집은 인력이 적어 근무시간의 불규칙하지만 청소년수련관은 정상적 근무를 할 수 있고, 규모가 크기에 청소년지도사들이 보다 적극적으로 일을 찾아서 하는 구조가 된다는 점이다. 물론 청소년들을 위해 좋은 점이다. 그러나 너무 잦은 이동을 하지 말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아이들을 위해서다. 아이들을 위해 뭔가를 펼쳐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제주시청소년수련관은 4명의 청소년지도사들이 활동하고 있다. 다른 문화의집에 비해서는 갑절 많다. 1급 베테랑 청소년지도사를 비롯, 갓 들어온 새내기 지도사도 있다. 그들과 한꺼번에 소통을 가졌다. 1급인 홍성희씨, 여기서는 유일한 남성 강희수 지도사, 3년차 김선미 지도사, 올해 입사한 ‘지도사 아이돌’로 불리는 김서연 지도사다. 이들이 말하는 청소년지도사는 누구일까.

“우리는 조연이죠. 빛나는 조연입니다. 저희 때는 청소년기에 이런 일을 해주는 사람이 없었죠. 청소년은 있는 그대로 봐줘야 해요. 지도사는 관리하는 이들이 아니라 협조하는 서포터죠. 동아리 대표처럼 좌지우지 개입해서는 안됩니다.”(강희수)

“청소년들이 잘 알지 못하는 활동을 전달해주기도 합니다. 우린 청소년들이 스스로 결정을 하지 못할 때 도와주는 일이죠. 아직은 배우는 단계예요.”(김서연)

제주시청소년수련관을 지키는 사람들. 미디어제주
제주시청소년수련관을 지키는 사람들. ⓒ미디어제주

 

“보이는 게 전부는 아닙니다. 동아리를 만들고 바통을 잇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서 애들을 장기간 봐줘야 해요. 저도 처음과는 생각이 많이 바뀌었어요. 애를 통해 사람이 돼 가는 것 같군요.”(홍성희)

“아이들을 통해 시야가 넓어지고, 같이 성장하고 있어요. 개입하기보다는 봐주고 있어요. 그래야 애들이 스스로 잘못된 점을 보잖아요. 그럼 애들은 또한번 성장합니다.”(김선미)

제주시청소년수련관은 청소년들의 꿈과 희망이 함께하는 곳을 모토로 내걸고 있다. 매번 우수기관으로 선정된다. 여기서는 청소년들이 참여할 게 무궁무진하다. 청소년의 도우미가 될 청소년지도사도 있다. 어디에서 활동을 할지 고민할 친구라면 제주시청소년수련관을 콕 집으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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