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일 주교 “망가진 제주에 와서 누가 힐링받을 수 있겠나”
강우일 주교 “망가진 제주에 와서 누가 힐링받을 수 있겠나”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10.26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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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 17일째 김경배씨와 면담 갖고 위로
강 주교 단식 중단 권유에 김 부위원장 “기본계획 발표 전까지”
강우일 주교가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17일째 이어가고 있는 김경배 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을 위해 안수기도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강우일 주교가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17일째 이어가고 있는 김경배 반대대책위 부위원장을 위해 안수기도를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강우일 주교가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17일째 이어가고 있는 성산 반대대책위 김경배 부위원장과 대책위 임원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전했다.

천주교 제주교구장인 강우일 주교는 26일 오후 제주가톨릭회관 3층 교구장 사무실에서 김 부위원장 등을 만난 자리에서 “별로 도움이 못 돼 죄송하다. 건강을 반드시 챙기고 물과 소금을 잊지 말고 꼭 챙겨 드시라”며 김 부위원장의 건강을 염려했다.

강 주교는 “최근 신고리 원전 5‧6호기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핵 정책 근본 취지와 제주교구에서 내세운 ‘생태적 회개의 삶’이 모두 마찬가지”라며 “얼마 되지도 않는 땅덩어리에 대규모 국제공항이 2개나 들어선다면 제주도가 과연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미 탐방객 인원 제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는 거문오름의 사례를 들어 “왜 도 전체적으로 그런 것을 보지 못하는지 안타깝다”고 도의 정책을 신랄하게 꼬집기도 했다.

이에 그는 “성장 위주의 정책을 탈피하면서 우리 후손들이 오래오래 제주도를 보존, 유지하고 지켜나갈 수 있는 정책을 써야 한다”면서 “그게 대한민국 전체 국민들에게 아름다운 제주를 보여줄 수 있는 길이다. 망가진 제주도에 누가 와서 힐링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또 그는 “최근 도민들도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땅값이 오르니까 부작용을 인식하고 이제야 정신을 차리는 것 같다”면서 “제주도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하고 있는 만큼 어떻게든 도민들이 힘을 모아서 대한민국의 보물인 제주도를지켜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면담을 마무리하면서 강 주교는 김 부위원장을 위해 안수를 해주면서 “어려운 싸움을 하는 김경배씨에게 주님께서 힘을 주시고 경제적인 가치보다 미래 후손들을 위해 아름다운 제주를 지켜나가는 것이 더 우선이라는 사실을 권력자들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그들의 마음을 바꿔주시고 기나긴 싸움에 지치지 않고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기도를 전하자 김 부위원장 뿐만 아니라 함께 있던 반대대책위 주민들이 모두 눈물을 쏟기도 했다.

한편 강 주교가 “긴 싸움을 해야 할 텐데 이 정도에서 단식을 마무리하고 몸을 추슬러 더 기운을 내야 할 것 아니냐”고 단식 중단을 권유했지만 김 부위원장은 “국토부가 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한다는 발표가 임박한 중요한 시점이어서 그 때까지만이라도 버텨보겠다”는 결의를 내비쳤다.

강우일 주교가 26일 오후 제주가톨릭회관 3층에 있는 교구장 사무실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17일째 이어가고 있는 김경배 반대대책위 부위원장과 면담 시간을 갖고 있다. ⓒ 미디어제주
강우일 주교가 26일 오후 제주가톨릭회관 3층에 있는 교구장 사무실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 단식농성을 17일째 이어가고 있는 김경배 반대대책위 부위원장과 면담 시간을 갖고 있다. ⓒ 미디어제주
강우일 주교의 기도를 들으면서 면담에 참석한 반대대책위 주민들이 눈물을 쏟고 있다. ⓒ 미디어제주
강우일 주교의 기도를 들으면서 면담에 참석한 반대대책위 주민들이 눈물을 쏟고 있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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