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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나무서 최고품 ‘행복한 한라봉’…‘시 읽어주는’ 감귤 지킴이”
“건강한 나무서 최고품 ‘행복한 한라봉’…‘시 읽어주는’ 감귤 지킴이”
  • 하주홍 기자
  • 승인 2017.10.26 16: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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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새 물결, 6차산업] ⑳오인자 넘버원농장 대표

농업·농촌융복합산업인 이른바 ‘6차산업’이 제주지역에서 뜨고 있다. 전국 어디와 견줘도 가장 알차고 활발하다. 6차산업은 농특산물(1차)을 바탕으로 제조·가공(2차),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서비스(3차) 등을 이어 매 새 부가가치를 만든다. 올해까지 도내에서 73명이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사업자로 인증 받았다. 현장에 직접 만나 이들이 실천하는 기술력·창의력·성실성·마케팅 능력과 철학 등을 통해 앞으로 도내 1차산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오인자 넘버원농장 대표
오인자 넘버원농장 대표

좁은 땅이지만 완전하게 지켜 후손에게 아름다운 땅을 줄 수 있도록 더욱 잘 가꿔나가려고 해요. 농장 파이를 키워 전 세계인 체험농장으로 꾸미고, 장학재단을 만들어서 자라나는 세대에 꿈을 심어주고 싶네요”

서귀포시 도순동에서 넘버원농장을 운영하는 오인자 대표(63)는 40년 동안 감귤농사를 하면서 자연주의를 지향하고 있다.

“건강한 땅에서 건강한 나무가 크고, 건강한 나무에서 건강한 열매가 달리고, 그 열매를 먹어야 소비자도 건강하게 되죠. 제 혼을 심어 시·수필·음악을 들려주며 정성과 사랑으로 키운 상품을, 그 가치를 아는 사람에게 제 값 받고 파는 ‘부자마케팅’을 하고 있어요”

넘버원농장 전경
넘버원농장 전경

# “저농약 농법 친환경 감귤 재배, 직접 비료 만들어”

1984년에 ‘넘버원 농장’문을 연 오 대표는 하우스 1100평에서 한라봉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지금은 타이벡 재배하는 극조생 1000평과 궁천조생, 고림조생 등 노지감귤 3000평을 재배하고 있다.

연간 수확량은 한라봉이 2만㎏쯤, 노지감귤도 7000~8000관쯤 된다. 수확한 감귤은 모두 직거래 판매로 나간다.

아들이 만들어준 인터넷홈페이지를 통해 거래하는 고객만 700명이 넘고, 우체국쇼핑 고객은 무한대이지만 자격이 없으면 팔지 않는다.

“2009년부터 3년 동안 우체국쇼핑을 통해 제 상품에 괜한 트집을 잡거나 방해하는 고객을 골라내 주문받지 않았죠. 그 이름을 다른 농가에도 알려주고 있죠. 제가 정성을 들여 만든 감귤이 살 자격이 없는 사람에게 팔 순 없잖아요”

중문동 주민자치센터 옆에 농산물직매장을 만들어 2004년 문을 열었다. 사람과 소통 장소로 책도 비치해서 쉼터까지 마련했다.

이곳에서 친환경 농업은 철저한 저농약 농법에다 양질의 비료를 직접 만들어 쓴다. 친환경 감귤재배에 가장 최적인 초생재배를 하면서 농장을 깨끗하고 청결하게 관리하고 있다.

넘버원농장 한라봉
넘버원농장 한라봉

비료는 직접 만들어 쓴다. 감귤 상처과나 아주 작거나 큰 비상품 감귤로 액비로 만든다.

EM과 당밀 또는 흑설탕과 감귤을 섞어 액비 만들어 1년 동안 발효시켜 500갑절 희석해 엽면시비 등에 3~4회 뿌린다.

감태도 채취해 EM과 당밀 특설탕을 섞어 감귤액비와 같은 과정을 거쳐 뿌리고 있다.

1년에 한번 봄에 깊이갈이를 한다. 땅을 50㎝파서 석회고토와 억새를, 감귤나무를 가지치기해 깨뜨려 부순 것과 같이 묻어줌으로써 땅심을 살리고 있다.

“땅을 살리기 위해 제초제를 뿌리지 않았어요. 2008년에 제 이름으로 친환경 저농약 인증을 받았죠. 국립농산물품관원 농산물우수관리인증(GAP)도 받았어요”

2011년 제주마이스터대학 친환경과수학과 1기생으로 친환경농업을 본격적으로 공부했다. 충남 금산에 있는 한국벤처농업대학에서 농업경영과 마케팅을 배워 본격 농업경영과 홀로서기를 하게 됐다.

감귤체험 교육
감귤체험 교육
'행복한 농부의 약속'
'행복한 농부의 약속'

# 도내 최초 여성농업인 석탑산업훈장

‘시를 읽어주는 감귤지기’임을 자처하는 오 대표는 스스로 다양한 몫을 한다.

우선 여성 감귤농업인·경영자, 수필가이자 농업기술인으로서 감귤신품종인 ‘인자조생’을 개발해 특허출원까지 했다.

남편 김용근 씨와 결혼, 1976년 소나무밭 1560평에서 감귤재배를 시작 궁천 조생 630그루 심은 게 감귤농사와 인연을 맺었다.

오 대표는 아침에 일어나면 밭으로, 해가 떨어지면 집에 가는 삶을 오래 지내다 자신의 이름을 찾으려 늦은 배움을 찾아 2000년 국어국문학과 입학했다.

대학에서 일문학도 복수 전공한 오 대표는 2000년1월 수필가로 등단했다.

2010년엔 도내 감귤농장 가운데 처음으로, 전국에서 두 번째로 팜파티를 열었다.

친환경농장으로 알려지면서 대기업의 의뢰를 받아 감귤을 따고 문학과 음악연주, 시낭송, 패션쇼 등 도시 소비자에게 다양한 볼거리 농장에서 식사도 하고 갈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여성농업인으로서 도내 최초로 2012년 농업인의날 석탑산업훈장과, 같은 해 한경닷컴 브랜드 대상 어워즈(Brand Awards)에 선정돼 농산물 분야에서 전국 최초로 받았다.

“이 상을 받은 걸 계기도 넘버원 농장 브랜드가치를 높였어요. 일본에서 디자이너들이 농촌에 들어가 농촌가치를 높이고 있는 걸 봤고, 제주농업에 디자인 없으면 안되겠다 느꼈죠.

2013년엔 농림축산식품 신지식농인장을 받았고, 2015년 농림축산식품부 ‘농촌융복합산업(6차산업) 사업자’로 지정됐다.

2016년엔. ‘미생물감귤발효액의 제조방법’ 특허증을 받았다. 제주도 친환경감귤·백도라지·대나무잎·무 등 혼합해 추출한 걸 음료,의약품,요리 재료용으로 활용하고 있다.

넘버원농장 팜파티
넘버원농장 팜파티

# 자신 이름 딴 ‘인자조생’ 새 품종보호 출원

오 대표 이름을 딴 ‘인자조생’은 2013년 국립종자원에 품종보호 출원했다. 이른바 ‘빨간 껍질 감귤’이다.

“20년 전에 고림조생을 가져와 심었는데 색깔·맛이 좋아 순을 잘라 탱자에 접을 붙여, 나무를 잘라 복접해 심었더니 3년 뒤 열매 하나둘 달려, 색다른 품종이 보였어요. 따로 관찰해 보니 변이지였죠. 10년 전에 농기원에 변이지 신고를 해 꾸준히 관찰해 2013년엔 빨간 감귤인 ‘인자조생’ 품종출원을 하게 됐어요”.

2014년에 농촌진흥청 농촌교육농장으로 지정받아, 2015년 10월초 도순초등학생 4·5·6학년 운영 실습을 시작했다.

체험교육 주제는 ‘행복한 한라봉 농부’이다. 농장을 둘러보고 노지감귤과 하우스 한라봉 감귤

을 비교하고, 한라봉으로 조리능력을 길러 일상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게다가 오늘 한 일을 행복한 농부가 돼 시를 쓸 수 있도록 진행한다.

요즘은 육지서 온 이주민 가운데 친환경농법 고민하고 있는 이들을 대상으로 교육하고 있다.

이곳을 힐링장소, 자연학습장으로 쓰고 있다. 지난 2016년엔 신라호텔 숙박체험프로그램과 연계 감귤체험을 하기 위해 11월부터 석 달 동안 2200명이 찾았다.

“농업은 블루오션이고, 멀티산업으로 보기 때문에 농업 하나로 제주에 가면 전 세계 사람들이 보고 싶어 하는 농장으로 만들려고 해요. 테마파크가 아니면서도 숙박하면서 먹거리를 직접 만들어 먹고, 시도 외워보고 힐링할 수 있는 행복한 농장을 만들고 싶네요”

넘버원농장 위치도©daum
넘버원농장 위치도©daum

넘버원농장은 서귀포시 중산간서로400번길129(도순동)에 있다.

연락처 ☏064-739-8584,홈페이지 www.no1farm.com, 이메일cosmos3635@naver.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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