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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객 수용능력 용역부터” VS “기반시설부터 먼저 갖춰야”
“관광객 수용능력 용역부터” VS “기반시설부터 먼저 갖춰야”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10.24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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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 행감, ‘오버투어리즘’ 문제 놓고 공방
“말로만 질적 관광 … 지속가능한 관광 패러다임 고민할때” 지적도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는 24일 도 관광국,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 등 소관 업무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였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는 24일 도 관광국, 제주관광공사, 제주도관광협회 등 소관 업무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였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가 질적 관광으로 전환을 외치면서도 여전히 양적인 관광객 유치에만 혈안이 돼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행정사무감사 질의 답변과정에서 쏟아져 나왔다.

제주도의회 문화관광스포츠위원회(위원장 김희현)는 24일 전성태 행정부지사와 도 관광국, 제주관광공사 관계자들을 출석시킨 가운데 소관 업무에 대한 행정사무감사를 벌였다.

전 부지사를 상대로 한 정책 질의가 끝난 후 가장 먼저 이선화 의원(바른정당, 삼도1‧2‧오라동)이 ‘오버투어리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서유럽의 대표적인 관광도시 중 한 곳인 바르셀로나의 사례를 들어 2015년 시민단체 출신 시장이 더 이상 관광객 유치 정책이 아닌 바르셀로나 주민들의 행복추구권을 우선시하겠다는 공약으로 당선된 후 관광에 대한 정책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고 소개했다.

관광이 주민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 등의 문제를 고민하기 위해 행정과 학계, 전문가들과 NGO 지역주민 대표, 사업자, 여행업체 등이 참석하는 지속가능관광위원회 가동을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반세기 동안 이어져온 제주 관광의 패러다임을 본격적으로 바꿔야 한다”면서 “1년에 한 차례도 회의를 열지 않는 관광진흥협의회니 관광마케팅협의회 같은 기구가 아니라 ‘지속가능관광위원회를 구성, 주민 대표와 민간이 들어올 수 있는 협치 구조를 시스템으로 작동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 의원은 “관광진흥협의회나 마케팅협의회 구성을 보면 대부분 유관부서 관계자들과 기관장, 그리고 교수, 숙박업체, 외식업체 등으로 구성된 그들만의 협의체”라면서 지금까지와는 다른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차원의 위원회를 구성해줄 것을 요구했다.

제2공항이나 신항만 건설에 앞서 섬이라는 제주의 특성상 관광객 수용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김태석 의원(더불어민주당, 노형동 갑)은 “현재 진행중인 관광객 수용능력에 대한 용역 연구 내용을 보면 관광객 1900만명까지는 관광 수입이 증가하다가 이후부터 오히려 수입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와 있다”면서 양적인 팽창 위주의 관광객 유입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꿀 때라는 점을 지적했다.

김 의원은 “관광객들이 뿌리고 가는 돈보다 그에 따른 사회적 비용이 더 많아진다는 얘기”라면서 “지금까지 이 문제를 놓쳐왔고 이제야 자각해서 이 용역을 하고 있는 거다”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승찬 관광국장은 이같은 김 의원의 지적에 “아직 용역 내용을 접해보지 못했다. 중간보고도 아직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파악되지 않은 상태”라면서 “현 시점에서는 관광객 수용에 한계가 있어 2030년 기준 수용력을 어느 단계까지 갖춰야 할 것인가 하는 차원의 용역”이라고 답변했다.

이에 김 의원이 “검토 결과도 없이 계속 문호를 개방하려고만 하고 있다”면서 “적어도 제2공항과 신항만 건설을 하기 전에 수용능력에 대한 면밀한 검토부터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하지만 이 국장은 “수용능력을 판단해서 기반시설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늘어나는 관광객 수용을 위해 기반시설부터 먼저 갖추는 것도 필요하다”고 엉뚱한 답변을 내놨다.

김 의원은 이 국장의 이같은 답변에 “공항이 2개로 분리되면 외부 충격이 있을 때 어느 한쪽이 무너질 수 있다”면서 “정책 판단의 오류를 범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적정 수치를 유지하면서 지속가능한 관광으로 가야 한다는 얘기”라고 거듭 지속가능한 관광으로의 패러다임 전환 필요성을 역설했다.

이 국장은 “일리 있는 얘기다. 관광객을 수용할 수 있는 기반시설과 사회적인 인프라가 감당하지 못한다는 그만큼 수용이 안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김희현 위원장도 이 문제와 관련해 “질적 관광, 시장 다변화를 얘기하면서 가장 중요한 게 접근성인데 제2공항을 추진하게 된 배경 중 하나가 24시간 운항 가능한 공항이 필요하다는 것이었다”면서 “성산 지역에 제2공항이 들어설 경우 24시간 운영이 불가능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다변화를 위해서는 24시간 공항 운영이 필요하다. 관광객 숫자만 늘리는 제2공항보다 야간 운항이 더 필요한 것 아니냐”고 따져묻자 이 국장은 “지금 운영방안에 대해서는 논의되지 않은 상태”라며 즉답을 피해 갔다.

그러자 김 위원장은 “질적 관광을 통해 고급화시킬 수 있는 방향을 고민해야 하는데 전세기를 띄워 유치 인센티브를 주면서 여전히 저가 관광객만 유치하고 있다”면서 거꾸로 가고 있는 도의 관광객 유치 실태를 신랄하게 꼬집었다.

이 국장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내부적으로 상황을 좀 더 파악해 전세기와 연계된 관광객이 저가 관광이라면 시급히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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