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3 18:27 (화)
​‘제주 바람도 잡다’ 토마스, 연장 끝 국내 최초 CJ컵 초대 우승
​‘제주 바람도 잡다’ 토마스, 연장 끝 국내 최초 CJ컵 초대 우승
  • 미디어제주
  • 승인 2017.10.23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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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 컵 @ 나인브릿지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저스틴 토마스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22일 제주 서귀포시 클럽 나인브릿지에서 열린 PGA투어 더 CJ 컵 @ 나인브릿지 경기에서 1위를 차지한 저스틴 토마스가 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18번 홀(파5)에서 진행된 피 말리는 연장 두 번째 홀. 이글을 노린 두 번째 우드 샷에서 희비가 엇갈렸다. 마크 레시먼(호주)의 샷은 오른쪽으로 밀려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이 상황을 모르던 저스틴 토마스(미국)는 공격적인 우드 샷으로 그린 바로 앞에 떨어뜨렸다.

여기서 사실상 승부는 갈렸다. 레시먼의 파 퍼트가 빗나가면서 보기. 토마스는 이글 퍼트를 놓쳤지만, 가볍게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짜릿한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국내 최초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다운 명승부였다. 22일 제주 서귀포시 나인브릿지 골프클럽(파72·7196야드)에서 열린 PGA 투어 더CJ컵@나인브릿지(이하 CJ컵·총상금 925만 달러) 초대 우승자는 토마스였다. PGA 투어 통산 7승.

토마스는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 더블보기 1개를 묶어 이븐파 72타를 쳤다. 4라운드까지 9언더파 279타를 기록한 토마스는 공동 선두인 레시먼과 승부를 가리지 못하고 두 번의 연장 접전 끝에 극적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토마스는 우승 상금 166만5000 달러의 주인공이 됐다.

제주의 변화무쌍한 바람과 경사의 착시 현상을 일으키는 한라산 브레이크는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혼을 뺐다. 토마스도 바람이 거의 없던 대회 1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기록한 뒤 3라운드 내내 타수를 줄이지 못할 정도로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이날 승부의 백미는 마지막 18번 홀이었다. 토마스와 레시먼의 우승을 가리기 위한 세 번의 승부가 펼쳐진 격전지였다.

8언더파 공동 선두로 17번 홀까지 마친 토마스와 레시먼은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레시먼이 먼저 버디를 잡아 1타 차 단독 선두로 경기를 마친 상황. 뒤이어 마지막 조에서 토마스가 우승 이글 퍼트를 놓치며 연장에 들어갔다.

18번 홀에서 계속된 연장 첫 번째 홀. 토마스와 레시먼은 약속이나 한 듯 드라이버 티샷을 실수해 페어웨이를 놓쳤다. 상황은 레시먼이 더 나빴다. 러프마저 벗어나며 두 차례 구제를 받았다. 약 20m의 거리 손해를 보며 나무 사이로 친 절묘한 아이언 샷이 페어웨이에 안착했다. 토마스도 깊은 러프에 빠져 두 번째 샷을 안전하게 페어웨이로 보냈다. 토마스는 세 번째 샷을 벙커에 빠뜨렸지만 파로 막았고, 레시먼의 버디 퍼트가 빗나가면서 두 번째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 두 번째 홀에서 티샷을 페어웨이에 보낸 토마스와 레시먼은 두 번째 샷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레시먼은 두 번째 우드 샷을 실수하면서 결국 고개를 숙였다. 토마스는 거침없는 우드 샷으로 가볍게 버디를 낚아 시즌 첫 우승을 달성했다. PGA 투어 데뷔 이후 처음으로 경험한 연장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 ‘대세’를 입증시켰다.

세계랭킹 4위의 토마스는 2016-2017시즌 PGA 투어 최다인 5승을 수확하며 상금왕, 다승왕,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세계 최고의 선수다. 특히 지난 8월 메이저 대회인 PGA 챔피언십 우승에 이어 페덱스컵 포인트 1위에 올라 보너스 1000만 달러의 행운을 누렸다. 시즌 첫 우승을 CJ컵 초대 챔피언으로 장식하며 2년 연속 질주를 예고했다.

환상적인 경기를 선보인 레시먼은 아쉬운 준우승에 그쳤다. 2006년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에서 뛰면서 지산리조트오픈에서 우승까지 차지해 ‘지한파’로 불린 레시먼은 11년 만에 한국에서 우승할 수 있는 기회를 놓쳤지만, 준우승 상금 99만9000 달러의 거금을 챙겼다.

한편 최종 라운드 역전 우승에 도전했던 김민휘(25)는 이븐파 72타를 쳐 최종합계 6언더파 282타로 단독 4위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 출전한 17명의 한국 선수 가운데 유일한 톱10 진입이었다. 안병훈(26)도 이날 선두에 1타 차 경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공동 11위(4언더파 284타)에 머물렀다.

아주경제 서민교(제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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