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이자 의원 “내가 잘 챙길테니 원 지사는 자유한국당으로 오세요”
원희룡 지사 “지원 확실히 챙기시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 답변
국정감사 기간 중 제주 현장방문에 나선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의 ‘거취’에 대한 돌발 발언이 튀어나왔다.
자유한국당 측 의원은 원 지사의 당적 변경을, 원 지사가 현재 속한 바른정당 측은 기존 유지를 강조했다.
국회의원과 원 지사 간 ‘농담’처럼 오간 이야기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인 만큼 중앙정치권에서도 관심이 높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홍명표)는 20일 오전 제주 곶자왈도립공원 방문에 이어 제주도 영어교육도시사무소로 자리를 옮겨 도정 현안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에서 제주의 노후 상수관 현대화 사업이 논의되는 와중에 원희룡 지사의 당적 문제가 거론됐다.
원 지사는 이날 인사말을 통해 “제주의 상수도 유수율이 44%로 시설 개선이 시급하다”며 “취임 전에는 75%로 분식해서 통계를 유지하다 이 것이 현실과 안 맞다는 것을 발견하고 ‘말하자면’ 자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수율 종합대책을 수립 및 추진하며 중앙부처가 재정적 지원을 해주고 있지만 많이 부족하다고 느낀다”며 “(정부의) 상수도 현대화 사업에 제주가 포함되도록 배려 를 부탁한다”고 건의했다.
이에 대해 임이자 의원(자유한국당, 비례대표)가 “(상수도) 유수율을 내년에 얼마를 해달라는 것이냐”며 2018년도 예산 요구액을 말해달라고 주문하자 원 지사는 “내년에 필요한 액수 이전에 핵심은 국가에 제주 유수율이 75%로 신고되면서 ‘가짜 통계’ 때문에 제주 지원 배제가 불합리하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임 의원은 원 지사의 답변이후 “내가 잘 챙길테니 (원 지사는) 자유한국당으로 오세요”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임 의원의 요구에 “확실히 챙기시면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좌중 소란한 가운데 “원 지사 옮기면 민주당으로 가야” 목소리도
하태경 의원 “제주 바른 길로 가고 있다…앞으로도 의심치 않는다”
임 의원과 원 지사의 발언으로 좌중에 웃음이 터지며 소란한 가운데 의원들 사이에서는 “원 지사가 옮기면 더불어민주당으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임 의원과 원 지사의 대화가 끝나자 이번엔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부산 해운대구갑)이 나섰다.
원 지사는 현재 바른정당 소속이다.
하 의원은 우선 “공식적인 자리에서 이야기가 나왔다”며 “제주도가 바른 길을 가고 있고 앞으로도 바른 길을 갈 것이라 의심치 않는다”고 원 지사가 바른정당 잔류를 애둘러 표현했다.
또 “바른 길을 걷는 제주는 특히 대한민국 발전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원 지사가) 제주의 아들이고 대한민국 운명을 바꿀 실험을 하고 있기 때문에 초당적인 지원을 하자”고 자당 소속 원 지사의 행보에 대한 초당적인 지지를 주문했다.
하 의원은 이와 함께 “우리가 지금 어떤 예산 사업을 결정하지 못하지만 의지를 제주도민에게 보이는 자리가 됐으면 한다”며 “원 지사가 힘내고 우리가 밀어준다는 의미를 줄 수 있도록 하자”고 재차 역설했다.
한편 제주도는 이날 지역의 환경분야 주요 현안으로 △동북아 환경수도 조성 추진 △생활쓰레기 처리에서 자원순환 사회로 전환 △상수도 유수율 제고 및 하수처리시설 확충 △건강하고 안전한 제주 생활환경 조성 추진 △전기차 선도도시 추진 등을 보고하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협조를 요청했다.
<이정민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