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깃발은 간데없고...’ 대학가 보수화 열풍
‘깃발은 간데없고...’ 대학가 보수화 열풍
  • 고성식 기자
  • 승인 2004.11.29 11: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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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운동권 성향 내리 당선...단명 한계 지니기도

제주대학교 학생들의 보수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사회 운동’의 아성은 공안정국에 의해서가 아니라 신변잡기가 뉴스가 되는 연예인들과 핸드폰 등등에 의해 무너졌다.

지난 2000년부터 반(反) 운동권을 표방하며 ‘학내시위 금지’ ‘대동제 연예인 대거 초청’ 등의 당시로서는 학내서  ‘너무 가볍다’는 비난을 살만한 정책을 내걸었던 비권 총학생회 후보들이 전국적으로 약진을 거듭하기 시작했다.

당시부터 총학생회의 선거구도는 운동권 대 반운동권이라는 대결구도로 굳어져갔다.

올해 제주대 총학생회장 선거에서는 ‘상상초월’ 학생회 이승철(정.경영 4).이경협(부.해양산업 3)팀이 당선됐다.

‘상상초월’은 총투표자 5,092명 가운데 57.7%인 2,938명의 지지를 얻어 2,050표(40.26%) 획득에 그친 ‘날아라’ 총학생회 후보 (정 홍종완.토목환경 3, 부 형성태.야간 회계 3)에 제치고 총학생회장에 당선됐다.

이 ‘상상초월’학생회는 앞선 ‘느낌표’ 총학에 이어 반운동권 성향에 '새로운 캠퍼스 문화'를 만들겠다는 학생회며 이에 뒤진 ‘날아라’총학생회는 소위 자주(NL) 계열의 학생회다.

이들 비권 학생회는 운동권 선본과는 달리 '탈 정치'를 표방하며 정치체제와 경제 체제 등에는 관심 밖이라 '보수화'라는 지적에서 자유롭지 않다. 그런데 총학생회선거에서 이같이 운동권과 비운동권의 경선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자주(NL)계열은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등 수도권지역 대학에서 자주단결과 자주혁신으로 선본을 나눠 나오는 경향이 많아졌고 민중민주(PD) 계열은 점점 선거에 후보를 내는 경우가 줄어들어 중앙대, 부산교대 등에서는 아예 후보를 내지도 못했다.

그런데 전국 총학생회 선거운동본부를 집계하는 학생네트워크의 자료에 따르면 비운동권, 반운동권은 총 21개의 후보가 2005년 총학생회를 이끌게 됐다.
 
그러나 이같은 비권, 반권의 우세에 학내서 일각에서는 학생회의 위기론이나 무관심 등을 이유로 꼽고 있어 문제다.

총학 선거에 대한 학생들의 무관심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탈정치적 성향과 취업난이라는 구조적 원인에 더불어 학생회에 대한 불신마저 제기하고 있다.

올해 치러진 총학생회선거는 지난해 선거와 마찬가지로 투표율이 50%를 넘지 못해 연장을 거듭했다.

또 지난 2001년 선거에서는 자주계열과 비권, 여기에 민중민주 계열 등 모두 3개 선본이 출마했지만 투표율이 미달돼,  결국 선거다 다음해 개강에 맞춘 시기로 연기됐다.
이러한 비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학생회는 각기 개성 있고 대안적인 정책과 지향점을 가진 개별 선본이라는 특징이 있다.

이들 선본은 학교마다 소규모 점조직 형태로 구성돼 경선에서는 새로운 감각을 내세워 현실적인 문제인 취업 등의 정책을 내놓아 학생들의 지지를 얻어내고 있다.

그렇지만 이들 비권선본은 대부분 ‘정치적 중립’이나 ‘탈정캄를 외치며 선본 구성이나 선거운동 방식에 있어 참신함을 앞세워 조직적 선본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지만 추진력이 부족하고 수명이 짧다는 문제점도 있다.

더욱이 이들 비권 성향의 학생회는 학내 문제에 있어 운동권 성향보다 개혁적이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올해 교직원들의 총장 선거 참여 부분 운동에 있어 비권 학생회는 아무런 목소리도 내지 못했다는 게 사실이다. 이에 반해 지난 총장 선거에서 좌파계열 학생 30여명은 총장 선거에 학생참여를 보장하라는 시위를 벌여 학내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또 등록금 투쟁등은 운동권 학생들의 힘을 빌어야 하는 처지이기도 하다.

여하튼 이같은 보수적 학생회와 학내 분위기가 90년대 이전 학생운동 계열의 노선경쟁이 주를 이루었고 최근에는 비권이 등장하며 더 복잡한 선거 구도를 그리고 있다.

 운동권의 메카, 한총련의 아성, 노선 경쟁, 현장 조직 운영 등등 대학은 과거의 모습에서 더욱 보수화로 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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