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00:04 (금)
"관행적 부서 '비자금'이 '개인뇌물'로 둔갑됐다"
"관행적 부서 '비자금'이 '개인뇌물'로 둔갑됐다"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06.01 11:5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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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노조, 축산분뇨 공무원뇌물사건 축소.강압수사 의혹 제기

최근 발생한 축산분뇨 냄새저감제 구입과 관련한 공무원 뇌물사건에 대해 공무원노조측은 검찰이 본질을 외면한채 축소수사를 벌이는가 하면 강압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있다고 제기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축산분뇨 냄새저감제 구입과 관련해 업체로부터 1300여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지난달 19일 구속된 제주시청 공무원 김모씨(40)의 경우 '개인비리'가 아니라 구조적 시스템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주장도 제기되면서 파문은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제주지역본부의 김재선 본부장을 비롯한 간부들은 1일 오전 10시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축산분뇨 냄새저감제 구입과 관련한 일련의 공무원 뇌물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본질을 외면한채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본부장은 "이 사건과 관련해 제주시청 공무원이 검찰에 구속되고, 북제주군 소속 공무원은 자살하는 등 파문이 확산되고 있으나 검찰은 이 사건을 '개인비리'로 축소해 처리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계장이 전화 바꿔주자 모친명의 2개 계좌 불러줘

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에 따르면 김씨의 경우 남제주군에 재직하던 1999~2000년 사이에  냄새저감제 판매업체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1차례에 50만~60만원씩 20여차례에 걸쳐 모두 1300여만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으나 자체 확인결과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다는 것.

특히 공무원노조 제주지역본부는 "소위 비공식적인 계 서무담당자가 관리하던 통장이 뇌물로 둔갑해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며, 이는 구조적인 모순과 조직시스템의 문제이지 개인의 뇌물사건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제주지역본부측은 "사건당시 김씨는 8급 직원으로 해당업무 담당도 아니었는데 김씨만 뇌물을 받았다는 것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어 자체확인한 결과 김씨는 이 사건과 관련해 매우 억울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지역본부측은 "자체확인 결과 김씨는 '사건당시 사무실에서 계장이 누군가와 통화를 하다가 자신에게 전화를 바꿔줬고, 이런 사정으로 자신의 모친 명의의 2개 통장 계좌번호를 업자에게 불러줬다'고 말했다"며 "그후 그 통장으로는 3-4회에 걸쳐 수백만원의 돈이 입출금됐는데, 이 돈은 김씨의 개인 돈이 아니라 관행적으로 이뤄져오는 일종의 '부서 비자금' 성격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 "구속된 김씨는 '심부름역할' 했을것"

즉, 김씨가 1300여만원의 뇌물을 업자로 부터 건네받기는 했으나 이 돈은 김씨에 대한 뇌물이라기 보다는 부서의 '비자금' 성격으로 받은 것이며, 김씨는 이 돈을 관리하면서 부서에서 필요하다면 지출하는 '심부름 역할'만 했다는 것이다.

제주지역본부측은 "상황이 이런데도 검찰은 본질적으로 문제를 접근해 수사하려 하기 보다는 김씨에게만 초점을 맞춰 수사를 마무리하려 하고 있다"며 "검찰은 이러한 부분에 대해 한점 의혹없이 진실을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자살 시도하며 유서작성...'억울하다'

제주지역본부측은 또 "검찰은 강압적인 수사가 없었다고 주장하나, 폭행이 있어야만 폭력은 아니며 인간적으로 모욕감을 느끼게 하거나 공포심을 일으키게 하는 것도 강압적인 수사에 해당한다"며 "김씨가 검찰에 구속되기 이틀전 작성한 자술서에도 검찰의 수사태도에 모욕감을 느껴 조사를 받은 후 자살을 결심하고 시도했던 내용이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김씨는 검찰수사 직전인 지난 3월에도 제주시내 모여관에서 농약을 먹고 자살하려고 하다, 사건당시 담당계장의 만류로 무위에 그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또 탁상용 캘린더에 "이거 털어보다 아니다 하면 또다른 먼지를 털어가는 과정을 거치는 하루하루가 죽음의 고통이었다. 피를 말리는 나날이었다"는 일종의 유서성격의 글을 써놨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따라 제주지역본부측은 "검찰은 이번 뇌물사건의 본질이 왜곡되지 않도록 공정하게 수사해 혹시라도 개인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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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쵸 2005-06-01 16:51:10
공무원노조분들께 묻고 싶습니다.
개인비리'가 아니라 구조적 시스템에서 발생한 사건이라는 주장으로 사건을 합리화하기전에 당신들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과연 있는지를...
그리고 노조가 무슨 일들을 하는지를...단순히 제식구 감싸기만 하는건 아닌지.

검찰수사는 다소 강압적일 수 밖에 없습니다.검찰 그들도 그게 관행이니까 말입니다. 검찰에 출두하기전에 변호인과 상의는 해보셨는지? 아니면 노조와 충분한 논의를 거쳤는지?

그리고 무슨 근거로 강압수사의혹을 제기하는지 묻고 싶습니다. 유서를 쓰고 자살을 기도했다는 이유만으로 강압수사의혹을 제기 하는건 무리수가 아닐까요.다분히 제식구를 감싸는듯한 인상입니다.

정작 제식구를 감싸야할 사안-1,000억짜리 환매소송으로 인해 말딴 계원과 계장이 징계를 먹은 일-에 대해 공무원노조는 어떤 대처를 했나요? 계원과 계장이 단독으로 그일을 추진했었나요?

공무원노조가 진정으로 거듭나려면 털어낼일은 과감히털어내는 개혁적인 모습-이를테면, 비리퇴치 자정결의대회등을 하면서 각서를 쓴다든가하는-을 먼저 보이십시요.

공무원나리들, 당신들이 받는 월급 누가주는지 아십니까? 일반시민들이 내는 세금,다시말해서 시민들이 주는거예요...

이번사건에대해 일반시민들눈에 비치는 공무원들의 모습은 이제야 올것이 왔구나,잘 걸렸다하는 느낌밖에는...

헷갈려 2005-06-01 13:38:11
검찰 수사발표 액면 그대로 믿을게 아닌가벼.
그 말이 사실이면 김씨도 잘못은 있긴 있되, 원초적 죄를 진 잘못은 아닌가 보네.
그 부서가 문제이지.
검찰은 알면서도 그냥 김씨만 구속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