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09:34 (금)
누가 공동체를 파괴하는가?
누가 공동체를 파괴하는가?
  • 이군옥
  • 승인 2007.07.16 12: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특별기고] 이군옥 탐라자치연대 대표
강정지역이 제주도말로 “갈라지고”, “벌러지고” 있다.

지역공동체가 지독하게 앓고 있다. 해군기지 결정강행으로 인해 지역주민이  처절한 고통으로 내몰리고,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화려한 구호와는 별개로 지역의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 그리고 쓰라린 아픔만 넘쳐나고 있다.

갈등이 아주 자연스런 사회현상임에도 불구하고 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은 관리할 수 있는 갈등의 수준을 훌쩍 넘고 있다. 마을 대 마을, 마을주민, 이웃간, 괸당간 갈등이 도를 넘었다.

사이좋게 지내던  옆집과 서로 돌아서버리고, 그렇게 친하게 지내던 친구, 선배와도 목잡고 싸우고, 같은 집안 식구, ㅤㄱㅞㄴ당끼리도 고성이 오가고 있다. 화훼농사, 과수원, 바당에 나가서 얼굴이 검게 타면서 일하던 사람들의 하루아침에 서로의 적이 되어 버렸다.

강정이야기다. 강정은 해군기지 추진으로 인해 갈등 “벌러지는” 세 번째 마을이다.  화순에 이어 위미, 그리고 강정이다. 

그럼 이와 같은 갈등은 누가 만드는가? 누가 공동체를 파괴하는가? 누가 주민간 갈등과 혼란을 조장하는가?

그 해답은 단연코 도지사에 있다. 그리고 도지사의 한마디에 고용당한 용병처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지역을 박살내는 일부 공무원에게 있다.

그들은 과연 왜 존재하는가? 그들이 지역주민을 위해 헌신한다는 것은 전부 거짓인가? 고깝게 들리겠지만 일부공무원의 존재이유는 도민이 아니라 제왕적 도지사가 있는 것 같다.

김태환 도지사 재임 3년간 제주도민은 ‘마주서서 달리는 기관차’처럼 서로에게 으르렁대고 서로를 불신하고 갈등속에서 살았다. 시군폐지, 특별자치도, 해군기지에 이르기까지 눈만 뜨만 서로를 적대시하고 마음의 칼날을 겨누고 있다.

그럼에도 도지사와 일부공무원들은 자신들이 어떤 짓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하고 지역이 없어지든 말든, 주민들이 대립하든 말든, 공동체가 해체되든 말든 하등 상관없다는 듯이 뻔뻔하게 낯을 들고 다닌다. 결과적으로 갈등은 증폭되어 지역공동체는 파괴하고 지역소속감은 사라지고 지역발전은 요원해지고 있다.

그래서 도지사에게 묻는다.  도지사의 독단적인 일방행정으로 인해 지역에서 한평생동안 일구어 온 공동체가 붕괴되고 있는 것을 아는가? 진정 도지사가 원하는 것은 지역주민의 평화로운 지역공동체, 삶의 공동체를 처절한 아픔을 주면서 무너뜨리는 것인가? 지역주민이 동의가 없는, 공감대가 없는 개발은 과연 가당키나 한가?

그리고 도지사는 답해야 한다. 과연 무엇을 위해, 어떤 이유로 지역주민들의 공동체를 이다지도 파괴하는가? 지역주민들의 참여와 자립성을 토대로 발전하던 평화로운 지역에 왜 이다지도 말로 표현 못할 고통을 주는가?   도지사는 공동체의 해체를 정말로 모르는가? 아니면, 알면서도 무시하는가?   지역의 발전의 핵심은 지역사회의 통합과 협력에서 출발한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의 자발적, 능동적 참여를 지역발전의 원동력으로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모든 정책은 무너지는 모래탑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서 촉구한다. 도지사는 제발 ‘나도 제주사람인디’ 어쩌구 하는 변명은 하지 말고 이 모든 물음에  성실하게 답변해야 한다.

<이군옥 탐라자치연대 대표>

# 외부원고인 '특별기고'는 미디어제주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