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0 10:04 (토)
제주 '다자안보협의 프로세스' 실행
제주 '다자안보협의 프로세스' 실행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7.06.24 12: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해설]제4회 제주평화포럼 선언문의 배경과 의미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 유럽경험의 탐색'을 주제로 열린 제4차 제주평화포럼은 2박 3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하면서 포럼기간 중,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참석자들의 의견을 모아 역내 평화체제 추진을 위한 제주프로세스 구상을 담은 제주평화포럼 선언문을 발표하였다.

이 선언문은 유럽안보협력기구의 지혜와 경험을 반추하여 동북아에서도 유사한 맥락에서의 다자안보협력을 추구하겠다는 방향과 의지를 피력하였다. 이는 최근 급변하는 안보환경 속에서 북핵 위기 등으로 고조되고 있는 역내 불안정속에서도 지역 내 안보강화를 희구하는 각 국가와 시민들의 의지를 제주에서 구현시키겠다는 비전에 기초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동북아 지역 내 각종 레벨의 전통, 비전통안보 관련 협의를 추진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지역 안보협의체를 구축해나가는 노력을 시작하기로 하였다. 과거 헬싱키 프로세스의 경험을 담아 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비롯하여 안보 씽크탱크 및 전문가 집단이 협력하는 제주 프로세스의 실현 노력을 제주평화포럼 선언문은 명시하고 있다.

이 선언문이 갖는 중요한 의미중 하나는, 중견국가로서 강대국간 갈등 구도에서 중재적 역할을 수임할 수 있는 한국의 위상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으며, 무엇보다 ‘세계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제주가 명실상부한 평화프로세스의 허브로 자리 잡을 수 있는 기회임을 대내외에 천명한 것이다.

2001년에 시작되어 4차에 걸쳐 개최된 제주평화포럼은 그간 동북아의 현안에 집중하여 평화 담론의 장으로 자리잡아온 바, 특별히 이번 4차 포럼은 동북아의 평화 번영을 촉진시키는 구체적인 경험 사례로서 유럽의 안보협력을 탐색하여, 헬싱키 프로세스의 동북아 적용 모델 - 제주 프로세스 -를 구상하고 추진하는 첫 시발점이 된 것으로 평가된다.

 

제4회 제주평화포럼 선언문(전문)


냉전 이후 동북아는 세계에서 가장 역동적인 지역으로 부상하였다. 세계화와 그에 따르는 역내의 상호의존과 협력이 증대되고 있는 반면, 핵문제, 역사인식문제, 영토문제 등 갈등요소가 지역안보에 심각한 위협이 되고 있을 뿐 아니라 역내 협력과 통합 과정에 장애물로 등장하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내외분의 참석하에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번영: 유럽경험의 탐색’이라는 주제로 2007년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제주 해비치 호텔에서 열린 제4회 제주평화포럼은 유럽의 지역협력과 통합 경험을 동북아에 적용하는 것이 가능한가를 탐색해 보았다. 또한, 정보통신 기술(IT) 이 동아시아공동체의 형성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았다.

이번 포럼 참가자들은 동북아•한반도•제주가 당면하고 있는 안보•경제•문화 •사회의 구체적 현안 문제들을 살펴 보았다. 구체적으로 역사 및 민족주의 문제, 전통적•비전통적인 안보 도전, 경제협력, 다자안보 협력을 위한 인식공동체 형성, 그리고 제주특별자치도에 아태지역평화활동센터(POC)를 설립하는 문제 등에 대한 대안들이 심도 깊게 논의되었다.

유럽은 정치•안보공동체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키고 있고, 경제통합은 물론 다자안보협력에서도 큰 진전을 이루었다. 역사 및 문화 등의 다양성으로 인해 유럽의 경험이 동북아에 그대로 적용되기는 힘들다. 하지만 지난 30여년간에 걸친 유럽의 성공 사례는 개별 국가들이 민족주의와 국가주의를 넘어서 경제•안보 공동체를 형성해 감으로써 동아시아에 좋은 선례를 보여 주었다. 

제4차 제주평화포럼은 다음을 천명하는 바이다.
 
 유럽에 비하여 동북아시아에서의 분쟁해결 및 협력과 통합을 위한 다자주의 노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함을 공감한다.

 북한 핵위기, 군비경쟁, 역내 구조적 불안정 그리고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비전통안보 현안 등을 감안할 때, 동북아 지역 다자안보협력의 필요성이 과거 어느 때 보다 요청된다.

 동북아 다자 안보 협력의 증진을 위해서는 유럽안보협력기구 (OSCE)의 다양한 협상과 대화의 경험을 반추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이러한 다자협력체제 구축에 있어서 강대국의 경합관계로부터 상대적으로 자유로웠던 유럽의 핀란드, 유고슬라비아 및 스위스와 같은 중간 규모 국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였음을 인식한다.

 국가의 규모와 지정학적 맥락에서 볼 때, 한국은 동북아시아의 효율적인 안보구축과 정치적 통합을 추진함에 적합한 국가라 할 수 있다.

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과, 그에 따른 9.19 공동성명 및 2.13 합의에 포함된 한반도 평화체제 및 동북아 다자안보협력 관련 사항들은 지역 공동체 건설에 긍정적인 기제로 작동할 것으로 기대한다.

 동북아 지역의 정부간, 그리고 비정부단체간의 지속적이고도 신축성 있는 역내 안보대화협의체를 구축하기 위하여 헬싱키 프로세스를 모델로 하는 제주 프로세스의 실현을 촉구하는 바이다.

 2005년 1월, 대한민국 정부에 의해 ‘세계 평화의 섬’으로 지정된 제주에서 이러한 다자안보협의 프로세스가 조속히 실행될 수 있도록 구체적 조치를 취할 것을 천명했다.  

2007년 6월 23일
제주평화포럼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딥페이크등(영상‧음향‧이미지)을 이용한 선거운동 및 후보자 등에 대한 허위사실공표‧비방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되므로 유의하시기 바랍니다.(삭제 또는 고발될 수 있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