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8 19:15 (목)
"산은 땀 흘리면서 오를 때 의미 있는 것"
"산은 땀 흘리면서 오를 때 의미 있는 것"
  • 현도영 기자
  • 승인 2005.05.24 19: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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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율스님, 한라산케이블카 관련 '반대입장' 우회적 피력

경상남도 양산시 소재의 천성산을 지키기 위해 100일간의 단식을 펼쳤던 지율스님이 24일 제주를 찾았다.

지율스님은 이날 오후 7시 제주시 참사랑문화의 집 2층 강당에서 열린 2005 시민환경강좌에서 ‘현대문명을 넘어 생태적 세계관을 향하여’라는 주제로 강연을 했다.


지율스님은 이번 제주방문에서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제주에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문화.역사.삶의 뿌리가 있는데, 이 문제는 삶의 뿌리와 대치돼 있기 때문에 발생했다고 본다"며 "문제 해결을 위해 공론의 장이 마련돼 모두의 논의가 거쳐져야 한다"고 피력했다.

지율스님은 또 한라산케이블카 설치문제와 관련해 "산은 땀을 흘리면서 오를 때 그 의미를 갖는다고 보며, 높은 산은 발로 오르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것이 진리"라며 케이블카가 아닌 자연 그대로의 산이 중요함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다음은 지율스님과의 일문일답.
▲제주를 방문한 목적은.

-제주도에 ‘도롱뇽의 친구들' 모임이 있는데 내가 환경을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때 이 분들이 촛불집회를 열어 함께 자연을 보호하는데 앞장섰다. 이 분들을 만나고 또한 시민환경 강좌를 통해 천성산을 지키기 위해 지내왔던 이야기를 전해드리기 위해 제주를 찾았다.

▲현재의 건강상태는 어떤가.

-건강은 크게 나쁘지 않다. 또한 건강에 대해 대답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 예전보다 나쁘다고 볼 수도 있지만 나쁠 때보다는 좋다고 보기 때문에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 같다.

▲건강은 어떻게 회복했는가.

-몸과 정신은 자연의 에너지로 어느 정도 보충된다고 본다. 자연과 함께하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최근 제주도내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화순항 해군기지 건설에 대해 이야기는 들었다. 개별적으로 답변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다만 제주에는 지역의 특성을 반영하는 문화.역사.삶의 뿌리가 있는데, 이 문제는 삶의 뿌리와 대치돼 있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했다고 본다. 이 문제의 해결을 위해 공론의 장이 마련돼 모두의 논의를 거쳐야 할 것이다.

▲한라산 케이블카 설치에 대해 알고 있나.

-이야기는 들었지만 이 사안에 대해 개인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예전에 천성산에 케이블카가 들어서는 것을 반대한 적은 있다. 산은 땀을 흐르면서 오를 때 그 의미를 갖는다고 본다. ‘산은 높고 물은 맑다’는 말이 있듯이 높은 산을 발로 오르면서 자연의 소중함을 알아가는 것이 진리이다.

▲천성산 문제는 어떻게 되고 있나.

-첨성산은 생태계보존지역, 야생동물보호지역 등의 10개 부분의 보존지역이다. 처음에 정부가 천성산 공사를 할 때 환경영향평가를 하지 않았서 문제가 커졌다.  현재 환경영향조사를 위해 인허가 중이며 다음달부터 환경영향조사에 들어가면 공사는 중지될 것이다.

▲성산일출봉을 둘러보고 왔는데 느낌은.
-제주도는 참 아름다운 곳이다. 성산일출봉 역시 무척 아름다웠다. 다만 성산일출봉을 오르는 길목마다 스피커가 설치돼 있어 성산일출봉에서 울려 퍼지는 새소리, 바다소리, 바람소리 등을 들을 수 없게 돼 있어 서글프고 안타까움이 앞섰다.

▲김인옥 청장과의 만남에서 어떤 이야기를 주고 받았나.

-지역 현안에 대해 구체적으로 이야기 한 것은 없다. 다만 개발로 인한 환경의 아픔에 대해 개괄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또한 김 청장이 환경경찰 발대식도 갖고 여자로서 어려운 일을 잘 해내고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만나는 것도 좋다고 생각했다.

▲자연보호 등과 관련, 지난 활동에 대해 이야기한다면.

-지난 4년 동안 거리에서 환경과 자연보호를 위해 생활을 했다. 40여일 동안 3보 1배를 총 230여일 이상의 단식 등을 해 온 것 같다.

현장에서 노숙하는 경우도 많았는데 내가 그리 잘하지 못했기 때문에 많은 시간동안 환경운동 등을 해 온 것 같다.

그리고 물과 생명이야기가 들어있는 ‘초록의 공명’이라는 CD를 제작해 전국 사찰 등에 보내 환경의 소중함을 알리고 있다

또한 중요한 것은 여기에서 내가 대답하는 것이 꼭 문제의 답은 아니다. 나 역시 답을 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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