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군기지 논쟁에 종지부를 찍자'
'해군기지 논쟁에 종지부를 찍자'
  • 박찬식
  • 승인 2007.06.07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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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박찬식 전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지난 5월14일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강정지역을 해군기지건설 대상지로 동의 결정한다'고 공식 발표한지 한 달이 되어가고 있다.

국방부가 전략상 제주에 해군기지를 건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제주도에 동의여부 결정을 요청하였고 도지사는 여론조사를 토대로 동의결정을 함으로써 해군기지건설사업은 정부차원에서 이미 국책사업으로 확정되었다. 따라서 재조사를 하거나 취소가 곤란하며 국방부가 주민투표요구를 하지 않은 이상 법상 권한이 없는 제주도는 주민투표를 실시할 수 없게 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강정지역주민, 대책위원회, 정당, 시민사회단체, 종교계가 찬반성명을 발표하고 있고 논쟁의 핵심사항 중에서 평화문제가 부각되면서 해군기지문제는 아직도 종식되지 않고 있다. 이는 해군기지문제가 평화의 섬 제주의 운명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 세상의 모든 事物에는 明暗이 있는 것과 같이 모든 정책과 사업은 장단점이 있고 완벽하게 의견이 일치되는 정책은 있을 수 없다. 어느 시대든 어느 자치단체든 간에 찬반논쟁이 있기 마련이다. 왜냐하면 모든 정책과 사업은 보는 시각에 따라 장단점이 있기 때문이다. 역사관, 개인적인 주관에 따라 해군기지는 평화파괴, 환경훼손, 재산권침해 등의 단점을 주장할 수 있고 반대로 평화수호, 지역 경제회복, 개발촉진 등의 장점을 주장할 수 있다.

2차대전 때 미국이 일본의 古都인 京都는 폭격치 않고 군사도시 히로시마에 원폭을 투하했던 역사적 관점, 그리고 화학무기를 다량 보유했다고 하여 이라크를 폭격한점, 핵을 보유한 북한을 압박하고 있는 점, 북한이 언제 어디에 핵을 투하할지도 모른다는 점, 그리고 군사 강국인 미국이 오히려 테러를 당한 점 등의 현실적 관점에서 볼 때 해군기지는 평화파괴를 불러오는 화약고로 볼 수 있다.

한편 우리나라는 조선후기 흥선대원군의 쇄국정책으로 근대화된 군사력을 증강할 수 없는 상황에서 명치유신으로 일찍 개화하고 유럽에서 군사무기를 수입한 일본에게 침략당하여 36년간 평화가 박탈되었던 역사적 관점, 막강한 국방력이 있어야 제주의 평화가 유지될 수 있다는 점, 정부가 지정한 평화의 섬은 국제사회가 인정한 것이 아니므로 해군기지가 없다 하더라도 유사시 강대국이 전략상 폭격할 수 있다는 등의 시각에서 볼 때 해군기지는 오히려 이를 방어하기위한 평화수호의 효자로 볼 수 있다.

따라서 해군기지는 제주평화파괴. 평화수호라는 양면성이 있으므로 국제정세를 예측할 수 없는 현시점에서 어느 한쪽을 강조하느냐에 따라서 도민들은 부정적 또는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게 되어 찬반논쟁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그동안 찬반양측이 장단점을 서로 부각시켜 논쟁을 벌임으로써 도민합의를 도출할 수가 없었다.

이와 같이 찬반논쟁이 팽팽한 상태에서 선거를 통해 자치행정의 법적권한과 책임을 부여받은 도지사로서 여론조사를 토대로 오랜 행정경험과 지식을 총동원해서 역사의 심판을 받을 각오로 자기책임 하에 자신의 정치생명을 걸고 최종 동의결정을 한 것은 독선이 아니라 제주발전을 위한 불가피한 권한행사라고 본다. 과거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할 당시 건설결과에 책임을 질 수 없는 정치인, 교수, 시민단체들이 강력히 반대했지만 대통령은 자기책임 하에 신속하게 착공결정을 하였으며 이는 개발독재가 아니라 경제개발을 위한 지도자의 고유권한행사로서 그 결과는 오늘날 역사의 심판을 받고 있다.

정부가 해군기지건설계획을 확정한 이상 제주도와 정부는 그동안 찬반양측이 주장한 문제점에 대하여는 세부계획수립과 건설과정에서 변경, 수정, 보완함으로써 시행착오를 최소화 하여야 한다. 他國이 인정하는 항구적인 평화를 확보하기 위하여 유엔시설유치, 4,3 및 유네스코등재관련 국제인증의 세계평화의섬 지정 등을 추진해야 할 것이며 특별법 등 현행법을 적용해서 재산권을 최대한 보장하고 철저한 통합영향평가를 통하여 환경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모든 정책결정과정에서 도출된 문제점에 대한 수정,변경,보완은 행정의 기본원리이기 때문이다.

태풍을 만난 선박의 선장은 선원의견을 토대로 일단 방향이 결정되면 경험과 지혜를 총동원해서 안전항해에 최선을 다해야 하고 선원들은 선장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협조하면서 맡은바 임무수행에 충실해야 전체가 살아남을 수 있다. 거친 파도를 해쳐나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선장에게 결정과정이 부당하다고 항의하고 선원끼리 싸운다면 그 배의 방향은 갈피를 잡지 못할 것이다,

지난해 7월1일 출범한 제주특별자치도호는 의료시장개방, 2단계제도개선국회통과, 유네스코등재결정, 한미FTA협상보완 등 산적한 과제를 積載하고 무겁게 항해하고 있다. 도의회를 비롯한 정당과 시민사회단체, 종교계, 대책위원회는 정책결정과정에서부터 집행결과까지 최종적인 책임을 지겠다는 의욕을 갖고 도정을 견제한다면 행정의 투명성확보와 시행착오방지를 위해서는 매우 바람직하나 자치행정의 최종책임자인 공직자의 전문행정경험을 활용할 수 없고 행정의 능률성과 자율성이 저하되어 행정목적달성에 많은 어려움이 생기게 된다.

과거 어려운 시기에 조국근대화에 앞장서서 북한보다 잘 살게 만든 공직자를 한번 믿고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해주어야 하며 집행기관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 제주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도의회를 비롯한 모든 단체와 정당을 믿고 존중하고 협의하는 상호보완적 협력관계를 회복시킴으로써 해군기지논쟁에 하루속히 종지부를 찍어야 할 것이다.


                        <박 찬 식 / 전 제주특별자치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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