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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박한 사회' 책 읽기로 여유를 찾자
'각박한 사회' 책 읽기로 여유를 찾자
  • 한영조
  • 승인 2007.05.07 12: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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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조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

영국에서는 건강검진을 받으러 온 생후 8개월이 된 아기에게 책을 무료로 선물하는 '북스타드 운동'이 큰 인기를 얻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있다. 1992년 버밍엄지역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가장 효율적인 교육방법'이라는 여론에 힘입어 현재 영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 아기 때부터 책을 접한 버밍엄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에서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학습능력에서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국내 한 언론사도 최근 '책꾸러미캠페인' 펼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이 있다.

책 읽기 운동은 비단 외국 또는 다른 지역에서만 일어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도내 한 초등학교에서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책읽기 운동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시 관내 인화초등학교 5학년 학생 담임을 맡고 있는 한 교사는 38명 학생들의 독서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책 돌려 읽기’를 벌이고 있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는 책 수 십 권을 교실에 구비해 놓고 책마다 학생수 번호 만큼의 고유번호를 붙였다. 학생들은 자신의 반 번호에 맞는 책을 골라 장소 구애받음 없이 일정기간 읽은 후 독후감을 쓴다. 책 한권을 다 읽게 되면 다른 번호 책을 선택해 읽는 '책읽기 순환 사이클'제가 운영되고 있다. 그리고 '책읽기 순환사이클'이 한 번 끝나게 되면 한 학생이 적어도 38권의 책을 읽게 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이 반 급우들은 누구나 공유할 수 있는 '공개 일기노트'를 만들었다. 이 노트에는 학생들이 돌아가며 쓴 다양한 생각의 일기 내용들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선생이 쓴 일기도 있다. 급우들은 서로 쓴 일기나 독후감들을 돌아가며 읽고 느낀 소감을 빈 줄 칸에 기록한다. 이런 책읽기의 작은 아이디어가 학생들의 다양한 생각을 창출해 내고 있다. 어릴 때부터 책을 읽거나 글쓰기를 가까이 할 수 있는 매우 훌륭한 아이디어가 아닌가 한다.

책을 읽는 것은 남녀노소 모두에게 필요하다. 평생을 살면서 누구나 읽고 쓰고 생각해야 할 일이다. 그런 차원에서 최근 공직사회인 제주시 공무원들 사이에 책읽기 붐이 조성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기쁜 소식이다. 제주시 직원들은 책읽기 실천으로 ‘북-크로싱’운동을 펼치고 있다.

여러 사람들과 함께 책을 돌려 보자는 것으로 2001년 미국의 론 혼베이커가 시작한 이후 유럽을 거쳐 제주에 까지 이어지고 있다. 공직사회에서 부는 책읽기 바람은 매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 이는 공무원들 개개인의 생각에 의해 결정되는 행정행위들이 곧바로 도민들의 삶과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행위를 함에 있어서 올바르고 합리적인 결정인가, 아니면 편향된 결정인가를 내릴 수 있는 능력은 공무원 개개인의 지적 역량에 달려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이런 지적역량을 향상시켜주는 것은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사람도 아니며, 주위 사람들도 아니다. 스스로 습득한 다양한 정보에 의해 결정되고 있다. 즉 독서를 통해 얻은 지적역량이 개인의 합리적인 가치판단을 향상시켜주고 있으며, 또한 이런 가치판단에 의해 결정된 다양한 행정행위들이 도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독서는 개인의 삶을 윤택하게 한다. 매사에 있어서 올바른 판단은 물론 생각의 건강함을 가져다준다. 혼란스럽고 복잡한 오늘날의 사회 생활 속에서 올바른 길을 가도록 인도하는 등불이 돼 준다. 그리고 뚜렷한 가치관을 심어준다.

그래서 독서는 어려서나 어른이 돼서나 한 시라도 멀리해서는 안 되는 일이다. 평생을 통해 가까이 해야 할 소중한 친구이다. 이번을 기회로 학교, 가정, 기업, 공직사회 가릴 것 없이 모든 영역에서 ‘책 벗’ 도민운동이 일어나는 도화선이 됐으면 한다. 도민 모두가 책 읽기를 통해 지식역량을 향상시키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한영조 제주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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