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4:21 (금)
성매매피해여성 지원, 채권무효확인 민사소송 첫 제기
성매매피해여성 지원, 채권무효확인 민사소송 첫 제기
  • 고성식 기자
  • 승인 2004.11.18 13:5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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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제주여민회 여성기금으로 법률지원, 의료지원 등 구출 및 지원사업 진행

성매매피해여성에 대한 선불금 무효 소송인 '채권무효확인' 민사소송이 도내에서 처음으로 제기돼 주목된다.

특히 이번 민사소송은 제주지역에서 성매매업주가 성매매피해여성을 상대로 교묘히 이뤄져 오던 선불금 '덫'에 대해 '원천 무효'를 주장하는 법적 심판이라는 점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사)제주여민회는 18일 오전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성매매 피해와 관련해 형사소송이 진행중이던 26명 가운데 11명에 대해 '채권무효확인' 민사소송을 성매매업주를 상대로 제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사)제주여민회 부설 성매매여성인권센터 '불턱'(www.bultuk.com )에 따르면 채권무효확인 소송을 진행할 성매매피해여성은 적게는 1000만원에서 많게는 2000만원 상당의 선불금으로 인해 성매매 업소에서 피해를 받았던 여성들이다.

이가운데 1명은 성매매업소 업주가 사기죄로 고소한데 따른 맞대응 차원으로서사실상 '성매매 과정에서 발생한 채권은 무효'라는 대법원 판결에 근거한 민사소송인 셈이다.

제주여민회 부설 성매매여성인권센터 김경희 소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소송 비용은 여성부의 복권기금으로 마련된 기금을 지원받은 것"이라며 "성매매피해여성의 선불금 등 법률지원사업을 위해 피해자 1인당 350만원 이내로 쓸 수 있는데 따른 것"고 밝혔다.

김 운영위원장은 또 "성매매피해여성의 자활을 위한 직업훈련사업과 창업자금지원사업, 의료지원사업 등도 이 기금으로 충당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제주여민회는 성매매피해여성의 법률 지원을 위해 변호사의 선임료, 인지대 및 증거수집비 등 모든 비용을 여성기금으로 충당한다.

실례로 첫 민사소송이 진행되는 A씨의 경우, 보도방에서 숙소 생활을 하던 가운데 맞보증 피해 여성의 선불금이 전가되는가 하면 업소를 옮길 때마다 마치 '인신매매' 처럼 200~300만원 정도의  빚(선불금)이 불어나 무려 2000만원에 이른 선불금 형태의 빚을 떠안게 됐다.

 제주여민회 한 관계자는 "이번에 소송을 진행하는 11명은 경우는 다르지만 대부분 A씨와 유사한 사례"라며 "최근 대법원에서 선불금과 관련해 채무의 의무가 없다는 판결이 나온 만큼 이번 민사소송에서 승소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대법원 "선불금은 민법상 반환 요구할 수 없는 불법원인급여... 채무 아니다"

실제 지난 9월 15일 대법원은  "영리를 목적으로 윤락행위를 하도록 권유·유인·알선 또는 강요하거나 이에 협력하는 것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위반된다"며 "그런 행위를 하는 자가 영업상 관계있는 윤락행위를 하는 자에 대해 가지는 채권은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무효라고 봐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또 당시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윤락행위를 할 자를 고용·모집하거나 그 직업을 소개·알선한 자가 윤락해위를 모집하면서 성매매의 유인·강요의 수단으로 이용되는 선불금 등 명목으로 제공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 이익 등은 불법원인급여에 해당해 그 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고 확정했다.

"윤락행위 권유·유인·알선·강요·협력은 선량한 풍속 및 사회질서에 위반"

이에앞서 대법원은 지난 8월 선불금을 변제하지 않은 혐의(사기)로 기소된 성매매 업소 종원원 조아무개(22)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선불금이 윤락의 강요 수단으로 이용된 측면이 강하므로 선불금 미변제만을 이유로 사기죄 처벌은 곤란하다"고 무죄 판결을 확정한 바 있다.

한편 성매매피해여성을 대상으로 펼쳐지는 의료지원사업은 피해자 1인당 300만원 이내로 성병감염여부와 알코올 및 약물중독의 치료보호 등이며 직원훈련사업은 지원시설 입소자에 대한 직업훈련비 및 검정고시 교육비 지급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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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성 2004-11-19 12:23:00
피해여성들의 인권 회복을 위해서도 반드시 이번 소송에서 좋은 성과를 거둘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언론에서도 좀 더 많은 관심과 지지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