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개토제 시작으로 4월 말까지 유해발굴
제주시 화북동 '고우니모루 저수지' 4.3희생자 유해발굴 사업이 개시됐다.
4.3유해발굴사업단은 18일 오전 9시 제주특별자치도가 주최하고 제주4.3연구소, 제주대학교, 제주4.3희생자유족회가 주관한 4.3희생자 유해발굴사업 개토제를 시작으로 오는 30일까지 13일간 고우니모루 저수지서 4차 발굴사업을 전개한다.
화북동 고우니모루에서는 4.3당시 20여명이 학살당한 것으로 추정되는 곳이다.
그렇지만 저수지의 물 깊이만 2m, 질퍽한 진흙의 깊이만도 1m여서 발굴사업이 쉽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4.3연구소에 따르면 1949년 1월 8일 당시 화북초등학교에 도피자 가족 등 주민들이 붙잡혀 있다가 일부는 학교 운동장에서 총살을 당하고 나머지 주민들 중 여성들은 속칭 '누러이' 인근에서 총살당하고, 남자들은 속칭 '고우니모르' 에서 총살당했다.
4.3유해발굴사업단은 당시 지역주민들이 저수지 둔덕에 세워놓고 총살, 저수지로 떨어지게 했거나 저수지에 담아놓고 총살했을 가능성과 당시 저수지 물이 핏물이었다는 증언 등을 바탕으로 유해발굴 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진윤자씨(68.여)는 "시어머니와 함께 벌초를 다닐 때 그때마다 물통(고우니모르 저수지)를 가리키면서 시아버지가 돌아가신 곳이라고 알려줬다"면서 "당시 고우니모르 저수지에서 시아버지를 갈퀴로 건져내고 가마니로 덮어뒀더니 벌레가 많이 생겼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증언했다.
한편 장윤식 4.3연구소 연구원은 "당시 20여명의 지역주민들이 희생당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지만 가족들이 시신을 수습해 갔을 것으로 본다"면서 "그렇지만 학살의 현장이라는 데 의의를 두고 4.3유해발굴 사업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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