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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제주도민께 드리는 호소문
[전문]제주도민께 드리는 호소문
  • 미디어제주
  • 승인 2007.04.16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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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4. 13사태로 많은 염려를 하신 줄 압니다.
참으로 유감과 안타까움의 인사를 드립니다.

성직자와 우리의 대의기관인 도의원 마저, 국방부장관의 발걸음을 위해 강제로 연행되어야 했던 이 사건은 특별자치 제주도사에 지울 수 없는 상처로 남게 되었습니다.

도민 여러분 !
우리는 정말로 언제면 갈등과 상처가 없는 평화와 안녕의 제주사회를 맞이할 수 있겠습니까?

100년의 몽고지배, 200년의 출륙금지령, 4.3이라는 지울 수 없는 국가폭력의 상처, 수 백년 동안 외세에 시달리고, 국가에 희생당하고, 수십년 동안 군사기지에 위협당해 온 우리 제주도민, 이제 4.3의 상처를 달래고 세계평화의 섬으로, 세계자연유산의 섬으로 지금 비로소 어두운 역사를 청산하고 미래의 희망을 만들어가려는 이 때 군사기지라니요?

어떻게 이를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당연히 돌려줘야 할 알뜨르비행장 부지를, 사실상 해군의 부대시설 비용에 불과한 700억의  떡고물에 수십년 이어져 온 공군기지, 해군기지, 군사기지의 망령을 허락해야 합니까?

주민의 생존몸부림, 도민의 정당한 의사를 마침내 무시하고 짓밟고야 마는 지금의 무리한 기지건설 강행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까?

평화의 섬이 되려면 힘이 있어야 한다면서 제주도를 군사요새화 하려는 군국주의의 부름에 화답하는 것 만이 진정한 애국이고 안보의 길인가요?

사랑하는 도민여러분!

우리는 분명히 해군기지의 건설을 반대합니다. 그것은 제주도가 평화의 섬으로서, 더 이상의 군사적 무장이 아닌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평화지대’로서 한반도 평화에 기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기 때문이며, 평화야 말로 제주도가 나아갈 미래의 발전 키워드임을 자신하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우리는 2002년부터 시도돼 온 해군기지 문제의 해결도 최대한 평화적이고 합리적인 방식으로 이루려고 노력해왔습니다. 이 문제가 현안이 된지 5년이 되었지만 그 동안 이 문제로 어떠한 물리적 갈등도 일어나지 않았었습니다.

지금껏 제주의 이러저러한 현안으로 인한 공론과 갈등에도 불구하고 단 한 차례 도 대화에 의한 사회적 해결의 경험을 만들어보지 못했던 제주사회에서 우리는 해군기지문제야 말로 사회적 합의모델의 전범(典範)이 되길 간절히 기대해 왔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자간 협의체’를 제안하고, 이 안에서 해군기지 문제가 대화로서, 타협의 자세로서 합리적이고 원만하게 해결되기를 바랬고 이를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김태환 도정은 이러한 여망과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국 ‘도민 1,500명 여론조사 결정‘이라는 참으로 어처구니 없는 방식으로 이를 해결하겠다고 하고 있습니다. 수 년동안 지속된 첨예한 문제를, 아니 수 십년 이어져 온 제주도의 군사기지 문제를 관심이나 인지도와 무관하게 도민 1,500명의 답변에 맡기겠다니요? 이러한 무책임은 거꾸로 해군기지 문제의 해결이 아닌, 더 큰 갈등과 대결, 혼란만을 전면화 할 뿐입니다.

더구나 김태환 지사는 안타깝게도 항소심 당선무효형 판결로 도백으로서의 직분의 안정성을 이미 잃어버렸습니다. 해군기지 문제에 최종책임을 지겠다는 본인의 입장이 진정성을 가지려면 도지사직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지금 시점에서 이를 결정하려 하기 보다는, 대법원 판결 이후 그 결과에 따라 이를 결정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김태환 지사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요, 책임있는 태도가 될 것입니다.

만의 하나, 해군기지 문제가 결정된 이후 현직 도지사의 ‘당선 무효’가 확정된다면, 제주도민은 공식적으로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도지사의 결정에 따라야 하는, 도민명예의 크나큰 오류만을 지고 가게 될 것입니다. 이는 명예차원의 문제뿐만 아니라, 향후 군사기지 건설과정과 그 결과로 인한 문제에 대해 책임을 물을 주체를 잃어버리는 웃지못할 상태에 직면하게 될 것입니다.

평화를 사랑하고 발전을 염원하는 도민 여러분 !

정부는 그 동안 해군기지 문제와 관련해  “주민동의를 조건으로 추진하겠다”는 말을 여러 기회를 통해 밝혀왔습니다. 작년 12월 14일 도의회 설명에서도 그랬고, 최근 한덕수 총리는 “해군기지가 아무리 중요해도 주민동의하에 추진하겠다”고 국회에서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 4월 13일 국방부장관의 방문과정과 발표를 통해 주민동의가 아닌 기지건설이 우선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했을 뿐입니다. 제주도의 성직자, 도의원, 지역주민, 해녀들의 절규와도 같은 목소리를 물리적으로 헤집고 들어간 국방부장관의 발걸음으로, 발표 사후 기지반대를 외치는 주민들을 향해 한 치의 진지함도 없이 장난스런 제스처로 우롱한 장관의 행보 하나로 우리는 그것이 주민동의는 그저 기지건설의 미사여구임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그렇게 오랫 동안 극심했던 갈등도, 지금의 첨예한 상황도 정부에게는 별로 고려대상이 되지 못하는 듯 합니다. 전국 1%라는 제주도의 인구와 규모만을 놓고 저울질 하는, 여전히 달라진 것 없는 정부의 태도는 그 자체로 국가주의의 폭력이라 하지 않을 수없습니다.

당연히 돌려줬어야 할 알뜨르비행장 부지를 선심쓰듯 사용을 허락하겠다고 하고, 700억 시설투자를 무슨 보상처럼 운운하는, ‘우는 아이 달래는’듯 문제를 풀어보려는 이 정부에 과연 제주도민의 자존심을 맡겨야 하겠습니까?

도민 여러분 !

그러나 정작 우리를 슬프게 하는 것은 이런 정부에 당당히 대면하지 못하는 도정의 안타까운 모습입니다. 말도 안되는 단 한 번의 여론조사로 기지문제를 결정하려는 김태환 도정의 모습은 기지건설을 사실상 내부적으로 확정하고 절차적 수순으로 면피해 보려는 정직하지 않은 것입니다.

그 타당성을 떠나 국방부 장관의 한 마디로 소위 ‘로드맵’이 사실상 무력화된 지금, 이에 대해 어떤 입장도 밝히 못하는 제주도정에게, ‘시한부 도지사’ 김태환 도지사에게 해군기지와 같은 제주미래가 걸린 중대사를 맡길 수는 없습니다.

제주도민 여러분!
눈물과 가슴 차오르는 절절함으로 호소합니다.

제주도 해군기지 문제는 단지 오늘날의 문제가 아닙니다. 1937년 이래 이어져 온 군사기지 시도를 청산하고, 새로운 평화와 번영의 미래로 비로소 나아갈 수 있는냐 하는 역사적이고도 매우 절박한 문제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 문제 해결의 주체는 바로 유권자 1,500명도, 김태환 도지사도 아닙니다. 도민을 홀대하고 우롱하는 국방부 장관도 아니요, 평화의 섬 지정해놓고 군사기지 추진하는 분열적 노무현 정부도 아닙니다.

이의 주체는 바로 우리이며, 우리의 후세입니다.제주도가 군사기지의 ‘위험’의 땅으로 전락할 것이냐, 새로운 ‘기회’의 땅으로 거듭날 것이냐 하는 중요한 시간에 도민 여러분이 함께해주십시오.

도민 여러분의 평화의 염원을, 자치의 지혜를 모아주십시오.

사랑하는 도민 여러분의 자존심과 힘을 보여주십시오.
감사합니다.

제주도군사기지 반대 도민대책위원회
2007.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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