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과 같은 벌금형 선고로 '당선 무효' 위기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태환 제주지사에 대한 광주고법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김 지사에게 1심과 똑같은 벌금 600만원이 선고돼 당선무효될 가능성이 커졌다.
광주고법 제1형사부(재판장 조영철 부장판사)는 12일 오전 9시30분 301호 법정에서 열린 김태환 제주지사 등 9명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김 지사에게 1심과 똑같은 벌금형을 선고했다.
이에따라 김 지사는 대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당선무효'위기에 처하게 됐다.
이날 선고에 앞서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조직표'가 선거용이 아니라 '특별자치도 홍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김지사 중심으로 작성됐다는 의문이 있다"며 "조직표는 선거용으로 작성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재판부 "제주특별자치도, 공무원 선거개입 잊고 새롭게 거듭나야"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조직표에 대한 유죄가 인정되는 이상, 응분의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공무원 선거개입은 개인 권한을 남용하고, 공무원을 선거에 동원, 정보를 활용해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엄격히 처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이어 "때문에 이 사건을 가볍게 볼 수 없는 것이다. 공무원 선거개입이 논공행상으로 이어지고, 특정계층 중심으로 조직이 개편돼 행정자체를 왜곡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번 사건은 단순히 개별적 동원을 넘어서 지역단체장은 물론 친족, 다수의 공무원으로 조직을 만들려 했다. 이는 유례를 찾아볼 수도 없다"며 "그동안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진심어린 모습을 기대했지만,사정이 이러함에도 피고인들은 어떠한 반성과 자기성찰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공무원 선거개입이란 어두운 과거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 뼈를 깍는 아픔이 있더라도 새로워져야 한다"며 "제주특별자치도가 공무원 선거개입을 잊고, 새롭게 거듭날 수 있도록 피고인들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항소심 재판부, '조직표' 선거용 인정...1심 무죄 부분도 유죄 인정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김태환 제주지사에 대한 광주고법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조직표'를 특별자치도 홍보용이 아니라 '선거용'이라고 인정했다.
또한 1심에서 선고한 김태환 지사와 피고인들의 공모관계에 대한 무죄 부분을 유죄로 인정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추자.우도문건 뿐만 아니라 송모 피고인과의 공모 부분도 유죄로 인정했다. 또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부분에 대해서도 유죄를 인정했다.
재판부는 "김 지사와 다른 피고인들의 연결고리를 부인할 수 없다"며 "작성 메모 중 '숙원사업 지원' 등의 문구는 이해가 가지 않는다. 또한 실제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지 보고되어 있다"며 관권선거의 전형적인 방법이라고 말했다.
재판부는 "때문에 여러 사정을 보더라도 '조직표'는 특별자치도 홍보용이 아니라 선거를 위한 선거용"이라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남원읍 회동과 관련해 원심은 무죄를 선고했지만, 우리 재판부의 견해는 틀리다. 남원 회동 문건을 보면 현모 피고인이 직접 관여했음을 알 수 있다"며 "당연히 김 지사도 이에 대해 유죄가 인정된다"고 말했다.
또한 재판부는 문모 피고인의 메모와 관련해 선거용으로 부인할 수 없다며 이에 김 지사도 유죄가 인정된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항소심 재판부는 압수물에 대한 증거를 1심과 마찬가지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압수물에 대한 증거는 변함없이 인정돼야 한다"며 "지난 196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도 대법원은 이에 대해 한결 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압수 절차가 위법했다는 이유로 증거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은 사법작용 자체에 대한 불신을 가져와 사법질서를 흐릴 수 있다"고 말했다.
#현모 국장 1심형량 보다 높은 벌금 400만원 선고
공직선거법 위반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공무원에 대해 재판부는 제주도청 공무원인 현모 국장에 대해 1심 형량보다도 높은 벌금 400만원을 선고했다.
선고결과를 보면 현모 국장 400만원, 송모계장 벌금 200만원, 양모 과장 벌금 400만원, 김태환 제주지사의 사촌인 민간인 김모씨(52)에 벌금 400만원이 각각 선고됐다.
또 TV토론회 준비에 나섰던 오모 국장과 김모 전 정책특보에 대해서는 1심과 똑같이 벌금 80만원이 선고됐으며, 문모 계장에게도 1심과 같은 벌금 100만원이 선고됐다.
김모 국장의 경우에도 1심과 똑같이 '무죄'가 선고됐다.
#다음은 1심 선고형량
한편 지난 1월26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현모 국장은 벌금 250만원, 양모 과장 400만원, 김 지사의 사촌인 김모씨는 400만원, 도 공무원 송모 계장은 150만원, 문모 계장은 100만원, 김모 국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TV토론 준비와 관련된 도 간부 오모 국장과 전 정책보좌관 김모 전 정책특보에게는 벌금 80만원을 각각 선고했다.
이번계기로 다시태어나는 제주도가 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