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3-29 15:12 (금)
'장바구니' 가 가벼워졌다구요?!
'장바구니' 가 가벼워졌다구요?!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7.04.04 09:24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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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취재파일] 한미FTA협상 타결, 소외된 '1% 제주'

"FTA 타결로 소비자들의 장바구니가 한결 가벼워질 것 같습니다. 수입 오렌지값은 7년후에는 내려갈 것입니다."

"우리나라 국민 중 절반 이상이 한미FTA협상 결과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농업분야에 대해서만 우려의 목소리가 많습니다."

"미국 한인상인들은 이번 한미FTA 타결로 인하여 관세장벽이 낮아지면서 영업이 크게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한미FTA협상이 타결된지 하루가 지난 3일 우리나라 중앙언론들은 앞다퉈 타결된 협상안에 대한 국민들의

반응을 보도했다. 각 방송사에서는 긴급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여론조사 결과는 대체적으로 부정적 보다는 긍정적 시각이 많았다. 전반적으로는 만족하면서 농업분야에 있어서는 우려가 많다는 것이다. 한미FTA협상 타결 후 밑바닥을 맴돌았던 노무현 대통령의 지지율도 올랐다는 보도도 있었다.

하지만, 일부 보도는 여기에 머물지 않았다. 신뢰성과 객관성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론조사 결과를 토대로 해 국민들의 반응을 전하는 것은 그렇다고 치나, '장바구니'에 초점에 맞춘 보도는 충격과 분노에 휩싸인 제주도민들의 마음을 더욱 무겁게 했다.

얼마전 한미FTA협상 체결을 촉구해온 한 민간단체에서 홈페이지를 통해 홍보했다가 제주사회에서 지탄을 받았던 내용의 비슷한 형태의 보도도 있었다. 한 마트에서 주부가 물건을 구입하는데 있어, 수입 오렌지 값이 7년 후 비계절관세가 철폐되면 많이 내려가 소비자부담이 한결 덜어질 것이라는 보도가 바로 그것이다.

물론 '진공상태'의 소비자, 사회적 연관성이나 경제적 연관성이 전혀 없이 단지 수입오렌지를 구입하려는 순수 주부의 입장에서 보면 수입 오렌지값이 내려간 것이 큰 기쁨일 수도 있다.

하지만, 수입오렌지를 싼 값에 구입할 수 있는 그 '기쁨'이 있는 반면, 수입개방의 뒤편에서 눈물을 흘려야 하는 생산농민의 찢어지는 고통과 분노가 있다는 것은 왜 간과했을까.

이번 한미FTA협상 결과를 두고, 일각에서는 1%의 제주를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제주지역 51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미FTA저지 제주도민운동본부와 한미FTA저지 농축수산비상대책위원회 등 각계각층은 그동안 한미FTA 저지, 그 중에서도 감귤류의 '협상품목 제외'를 촉구하며 피나는 싸움을 벌여왔다.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를 비롯한 주요인사들도 농업인들과 마음을 같이하며 서울로 미국으로 협상장을 찾아다니며 간곡한 호소를 해왔다.

전 도민이 감귤류의 협상품목 제외에 사활을 걸어왔다. 9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50%의 계절관세가 부과되고, 그 외 기간에는 30%의 비계절관세를 부과하다가 7년후에는 관세를 철폐한다고 하지만, 이는 시장의 전면 개방에 의미한다.

현 50%의 관세에서도 제주감귤은 제값을 받기가 무척 힘들었는데, 비계절관세 30% 적용에다 7년 후 철폐된다면 제주감귤의 경쟁력은 곤두박질 칠 것이 자명하다. 더구나 계절관세 적용기간이 2월까지로 한정되면서 하우스감귤은 물론 그동안 좋은 값을 받아오던 한라봉을 비롯한 만감류는 큰 타격을 받게 됐다.

제주 감귤산업의 붕괴는 연관산업에도 큰 타격을 줄 뿐 아니라 제주경제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을 가능성이 크다. 바로 이러한 점이 제주도민들이 사활을 거는 이유라 할 수 있겠다. 가뜩이나 허리를 졸라매고 있는 서민들의 경제적 부담으로 생존권에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제주도민들이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중앙의 입장은 제주도민의 이러한 마음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듯 하다.

가벼워질 '장바구니'를 운운하는 것은 제주도민의 원통한 마음을 또다시 찢어놓는 것에 다름없다. 자국의 이익 측면에서라도, 중앙정부는 '제주특별자치도'의 위기에 대해 사탕발림식 미봉책을 내놓으려 해서는 안될 것이다. 이제 분명한 의지를 제주도민에게 보여줘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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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 2007-04-04 10:04:24
한미FTA타결로 제주도농가에 큰파장이 일것이라는건 저명한사실.그러나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않은 소비자들은 가격에 촛점을 맞추고 선택하게 되는 게 또한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이닌가 하는생각.그렇다고 그것을 제주농민의 고통을 간과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듯... 농민들의 고통을 충분히 알고 우리것을 지키고 싶지만 경제적으로 어쩔 수 없는 현실적인 부분에 그들도 많이 안타까워 할 것라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