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4 17:54 (수)
두달만에 작성한 보고서가 '고작...'
두달만에 작성한 보고서가 '고작...'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7.04.02 11: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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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군사특위, 해외 시찰결과 두달만에 채택
채택내용 모두 양비론 일관...'따가운 눈총'

지난 1월 수천만원의 사업비를 쓰며, 호주와 싱가포르 해외시찰에 나서 눈총을 받았던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군사기지 관련 특별위원회(위원장 임문범)가 시찰이 완료된지 두달이 넘은 지금에야 '두루뭉슬'한 시찰결과보고서를 내놓아 또다시 구설수에 오르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의회 군사기지 관련 특별위원회(위원장 임문범)는 2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2층 소회의실에서 국내외 해군기지 시찰결과 보고서 채택안 여부에 관한  회의를 열고 보고서안을 공개했다.

그런데 현재 제주도의회 군사기지특위가 공개한 '국내기지 시찰보고서'와 '해외기지 시찰결과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단순히 이런 입장 저런 입장을 나열만 했을 뿐 명확한 관점을 틀어쥐지 못해 오히려 도민사회에 제대로운 정보를 제공하기 보다는 혼란을 줄 소지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호주 시드니, "환경단체 반대하기도 했으나 주민들은 신뢰"

우선 호주 시드니 와프해군기지 시찰보고서의 내용을 보면, 해군기지 관계자로부터 들은 설명을 내용을 언근한 후, 현지 주민들과의 간담회 결과에서는 "해군기지 주변 식당은 해군기지 존재가 긍정적이며 일상생활에 방해되는 요소는 거의 없고, 오히려 외국 함정이 입항할 때 해당 교민들에게 함정을 개방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몫을 담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기지특위는 또 "그린피스 등 환경단체에서는 반대하기도 했으나, 주민들은 만약 위해요소가 있다면 국가에서 입항을 허가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정부를 신뢰하고 있다"는 내용도 언급했다.

여기에 호주 현지주민들의 의견으로 해, "제주 평화의 섬에 군사기지가 건설되는 것에 대한 외국인으로서의 입장으로는 초기에는 부정적인 의견이 제시되지만 시간이 지나면 받아들여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이러한 의견을 제시한 주민이 어떤 위치에 있는 주민인지, 그리고 '시간이 자면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말한 주민이 과연 평화의 섬인 제주의 정서적 상황 등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이 특정부분만 강조한 듯한 뉘앙스를 보여 오해를 사고 있다.

군사기지특위는 호주 와프해군기지가 주는 시사점에 대해, "호주는 군수물자 등 중개무역을 통해 국부를 창출한 역사를 갖고 있으며 해군의 역사가 호주개척의 역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기여가 크며 해군의 자긍심도 매우 높다"며 "제주해군기지와 가장 큰 차이는 역사와 문화적 차이, 정부와 주민들이 보는 인식의 차이가 가장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밝혔다.

군사기지특위는 "일상생활에 스며든 해군기지는 군과 민의 협력체계를 통해 발생될 수 있는 문제를 최소화하는데 역할을 다하고 있는 점은 우리나라의 군과 민이 배울 부분이라고 사료된다"고 말했다.

또 "제주 해군기지의 경우 국가안보와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측면에서 공생할 수 있는 대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으며, 해군기지의 운영측면에 있어서도 수직관계가 아닌 수평관계를 통해 주민과 연계관계를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군사기지특위는 "제주해군기지는 민간인들이 다소 부정적일지 모르는 군의 인식을 새롭게 변모하는 모습으로 거듭나는 계기가 돼야 할 것"이라며 "또한 해군기지 주변에는 경제 창출을 할 수 있는 다양한 부대시설 등을 건립해 단순한 보상차원이 아닌 지역을 발전시켜 같이 공생할 수 있는 계획수립을 총체적으로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싱가포르 창이기지, "치안문제 많지만, 관광에는 도움"

싱가포르 창이해군기지 시찰보고서와 관련해서도 군사기지 특위는 현지 주민들과의 간담회 결과를 통해, "기지건설에 따른 부정적인 문제로서 외국의 전함, 항공모함 등 많은 수의 장병이 방문하면 음주에 의한 치안문제가 발생하지만 관광에는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군사기지특위는 "해군기지 내 함정이 입항 후 개방하면 많은 관광객의 방문이 가능하며, 특히 방위산업 전시회 행사는 매우 성황을 이뤘으며, 해군기지로 인한 외국기업의 투자가 부정적인 측면보다 싱가포르의 안보가 튼튼하므로 믿고 투자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싱가포르 해군기지가 주는 시사점을 언급하는 부분에서는 "싱가포르 기지는 정부차원의주도와 산업경제 활성화 등과 군과 민의 협력시스템을 갖춘 것이 특징적이며 군기지의 계획 및 건설 등에 대해서 국민은 정부를 신뢰하고 있다"는 얘기를 덧붙였다.

군사기지특위는 "군사기지내에 군의 본연의 임무 외에는 모든 산업이 민간에게 위탁해 지역경제와 국가발전에 일조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 환경이었다"며 "현재 제주 해군기지의 현실은 도민과 주민들에게 해군기지 건설에 따른 접근방식에서 갈등이 나타나고 있는데, 그 원인은 정부와 지방정부의 역할이 미흡했다고 사료되며 오히려 공식적인 창구를 개설해 적극적인 자료공개와 설명이 미흡했다"고 꼬집었다.

#"유언비어나 '공작성 정보'에 흔들리지 않고 갈등 최소화됐을텐데..."

군사기지특위는 "이러한 점은 해군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을 것이라고 사료되며, 그러한 과정에 충실했으면 주민들도 유언비어나 신뢰성 없는 공작성 정보에도 흔들리지 않고 갈등도 최소화됐을 것이라고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군사기지 특위는 '유언비어'나 '공작성 정보'가 구체적으로 어떤 사례인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군사기지 특위는 "결국 해군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좀 더 대승적인 차원에서 정부차원의 해결방안이 모색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군사기지특위는 또 "싱가폴 기지가 제주에 주는 시사점은 군기지내에서 요구되거나 창출되는 산업에 대해서 민간업체의 적극적인 참여를 허락하고 있는 것"이라며 "제주는 도서라는 지리적 약점과 2차산업에 대한 발달이 미흡한 실정이므로 해군측이 제공할 수 있는 고도화된 기술로 산업창출을 위해 지역대학이나 중소기업 육성 등을 통해 일정부분 지역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에서 제주해군기지가 건설될 경우 민.관.군.학이 더불어 공생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그역할이 선행돼야 한다고 사료된다"고 밝혔다.

결국 호주와 싱가폴 군사기지 시찰결과 보고서는 전체적으로 '경제성' 측면에서 접근한 내용이 대부분이어서 이 보고서가 제주도민들에게 제대로운 정보자료로 활용되기에는 문제가 많은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내시찰 보고서의 내용도 외국시찰보고서와 비슷한 형태로 발표됐다.

#"주관적 해석 가미하지 않고 차라리 그대로 내보냈으면...." 비아냥

일각에서는 "차라리 현지에서 보고 들은 내용을 '주관적 해석'이 이입됨이 없이 그대로 내보냈으면 나았을 것"이라며 "의원들이 개인적으로 공부하러 가기 위한 것이 아니라면 수천만원의 예산을 쓰면서 해외시찰을 강행했던 이유를 모르겠다"는 비아냥도 나오고 있다.

이 보고서 내용을 접한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고작 이 정도 내용을 발표하면서 지금까지 늑장을 부렸나"며 군사기지특위의 어설픈 행보를 꼬집었다.

#군사특위, 10일 김태환 지사 출석 요구

한편 군사특위는 김태환 제주도지사를 오는 4월10일 오전 11시 출석시켜 최근 위미1리 주민과의 대화에 참석하지 않은 문제 등을 추궁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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