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새기 통시와 그윽한 정취
도새기 통시와 그윽한 정취
  • 장문협
  • 승인 2007.03.21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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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장문협 /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정책담당
유년시절 돗통시가 생각난다. 초가 옆 3~4평의 작은 면적 안에 검은도새기 1~2마리정도가 고작이다.

마을 집집마다 개량되지 않은 뒤들팡에서 보릿짚을 잘 부드럽게 한 후 화장지 대용으로 사용해온 기억이 새롭다.  50을 넘긴 세대라면 누구나 그 주인공들이었을 것이다.

그 시절만 해도 토종도새기는 아주 커야 60~70kg정도로 왜소한 체중을 유지하면서 그 집안 큰일(경조사)에 효자둥이 역할을 톡톡히 했다.

거친 사료(전분박, 좁쌀껴)를 돗도고리에 쌀 뜬 물과 혼합하여 급여했기에 육질은 체계적으로 개량이 안되어 비개가 대부분을 차지하였다.

그러나 그 시절 그때만 해도 연중 몇 번에 불과한 육류공급원이 도새기고기가 고작이었다. 질보다 양을 중요시했고 기름을 조려내어 콩국이나 감자볶음에 식용유로 대용하기도 했다.

사육단계에서부터 발생되는 돗통시 퇴비와 외양간의 퇴비들을 혼합 숙성시켜 큰 망탱이에 담고서 달구지를 이용하여 이른 봄 보리밭에 뿌렸던 것이 지금에 와서 되새겨 보면 유기농법에 준하는 농사법이었다. 

경조사 때나 아니면 이웃들끼리 도새기 추렴할 때는 동네잔치가 된다. 우선 1차적으로 질기고 단단한 끈으로 돼지목을 걸리고 동네 큰나무가지나 언덕 높은 곳에서 매달아 질식시키고 난후 도새기 털을 뺀찌나 손가락으로 뽑은 다음 보릿짚 등의 훈연화기로 남아 있는 털을 태운다.

그 냄새는 이웃 주민들을 모이게 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필자는 바닷가 태생이어서 넓고 평평한 돌빌레에 여러 어른들이 도새기 피부 이물질을 세척하는 것을 봐왔다. 이제 앞다리를 순번으로 겨드랑이 부위에서부터 열두 뼈로 분리 도축한다. 전각, 후각, 목도레기, 갈비, 비피, 일훈, 숭, 순위로 분리하고 마지막으로는 내장처리를 한다.

이때 혈분공급원인 간을 시작으로 콩팥, 지라, 작은창자, 큰창자, 순위로 정리한후 오줌푸깨(방광)을 최종적으로 작업은 끝나게 된다.

옛 선인들의 지혜는 현재의 부분육으로 판매하는 지혜를 가르침이요그 슬기로운 점은 가히 본받을만하다. 멍얼(임파절)은 도부의 몫이며, 오줌푸께(방광)는 동네아이들이 몫이다. 오줌통 축구공의 추억과 구경나온 어르신들이 왕소금에 듬뿍 찍힌 간 한점의 그 맛은 황금돼지해에 다신 한 번 추억의 소재가 될 것이라 믿는다.

작은창자를 지탱해주는 미역귀(장간막)를 섬섬옥수 빼어내어 바다해초인 촘몸과 메밀가루를 혼합하여 끊인 몸국은 어느 음식과 견줄 수 없는 자연산 웰빙식품일 것이다. 요즘 각종언론 매체를 통하여 가축분뇨 및 악취로 인하여 지역민원이 야기되는 것을 보면 도민의 한사람으로서 매우 아쉬운 생각이 느낀다.

그러나 해답은 있으리라 믿는다.  다만 보이지 않을 뿐이다. 냄새와의 전쟁선포와 악취 저감대책 결의대회 등 다각적인 방법으로 관, 학, 연 등이 연구와 끊임없는 행정지원을 행하여 가고 있으나 이는 필시 어느 누군가 잘못을 저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냄새다발지역 농가를 대상으로 교육은 물론 패널틱을 주고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와 병행하여 숙고해보아야 할 것이다. 농후사료를 위주로 전업화된 사양관리에서 밀식사육은 각종질병과 악취의 원인이 되기 때문에 정부에서는 적정 가축사육밀도를 준수하여야 된다는 논리에서 2007년부터는 축산업등록 농가가 적정 가축사육기준을 지키지 않을 경우는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되도록 축산정책이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

앞서 기술한 돗통시는 별로 악취가 안 났으며 외양간의 소 퇴비역시 환기와 밀식사육이 안된 상태에서 오히려 추억의 농촌일 수도있었다. 돗통시의 새로운 지혜를 만들어 가야할 때다.

<장문협 / 제주특별자치도 축산정책담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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