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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명주 1통은 우리가 채워야
마지막 명주 1통은 우리가 채워야
  • 정태근
  • 승인 2007.03.13 10: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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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정태근 제주특별자치도 교통항공관리과장
섬이라는 지리적 여건과 관광중심의 산업구조상 안정적인 항공교통 확보 없이는 제주 미래를 장담할 수 없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옛날에도 오죽하면 제주섬을 창조하신 설문대할망을 빌어 육지까지 다리 놓기를 소원했을까? 육지와의 접근성 확보라는 화두가 시공을 넘어 여전히 그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도정의 핵심과제로 남겨져 있어 도민 모두에게 송구함을 감출 수 없게 만든다.

지난 해 제주를 왕래한 1,330만명 중 항공이용객이 1,211만명으로 항공교통에 대한 의존도가 90%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을 감안한다면 항공교통 문제의 해결이 곧 제주의 미래를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최근 양대 항공사의 하계스케줄(‘07.3.25~10.27)편성계획에 의하면 지난해 하계스케줄보다 주당 6.7%(86편)을 감편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오는 봄철(4~5월) 제주지역 최고의 관광성수기에는 항공권확보 대란이 우려되고 있다.

또한 이것은 지역경제에도 타격이 심각할 것으로 예상되어 벌써부터 도민들의 시름도 깊어지고 있다. 문제는 양대 항공사가 국제선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국내선 기점노선에 대하여 지속적으로 감축해오고 있는데 있다. 제주노선의 경우 ‘05년도에 3,981편에 715천석,  ’06년도에 3,212편에 731천석 등을 감축시킨 데 반하여 탑승률은 74.9%에서 79.6%로 해마다 높아지고 있음은 시장논리를 앞세우고 있지만 항공교통의 공공성을 감안할 때 특단의 대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라고 하겠다.

안정적인 항공좌석공급 확대를 위하여 제주특별자치도에서는 우선, 양대 항공사와의 협조를 강화하여 함께 머리를 맞대 문제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동안 주말과 성수기에 불규칙하게 편성되어 운항해 오던 특별기를 과거 수년간의 운항 상황을 면밀히 분석하여 특별기 투입시점을 사전에 파악함으로써 한 달 전에, 최소 보름 전에 미리 투입함으로써 특별기도 사전예약이 가능하도록 시스템을 전환하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양항공사가 좌석수를 기준으로 지난해 대비 금년도 관광객 증가 예상치인 3.6%이상 증편하겠다는 발표를 하게 하였다. 이보다 앞서 우선적으로 도민의 성원을 모아 출범시킨 제주항공의 김포, 김해노선에 운항 중이던 6편에 대하여 제주, 김포노선으로 전환하였음은 물론이다.

둘째, 인천노선에 대한 활성화를 모색해 나가고 있다. 이를 위해 공항사용료가 차이 나는 부분(인천공항 5,000원→김포공항 4,000원)등 인천공항 이용에 따른 제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인천노선 증편으로 국제선 대기항공기를 활용할 수 있는 이점 외에도 수학여행 등 단체여행객을 인천노선으로 전환하여 가장 문제가 되는 김포노선에 대한 좌석난 타개는 물론 금번 ASTA총회에서 보듯이 미주지역 참석자가 인천에서 육로를 거쳐 김포까지 이동해야만 제주로 올 수 있는 불편함이 해소되어 외국관광객 유치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셋째, 중앙부처와의 협력강화를 통한 공동대처 노력이다. 도지사의 하계스케줄 인가권자인 건설교통부장관과의 직접 방문을 통한 면담, 양 부지사를 비롯한 도청 고위간부의 해당부처 방문 등 전례없는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건의문을 들고 다니며 제주 관광산업의 위축, 1차산업 특산물의 화물수송에 대한 문제점 등 대정부 설득을 통한 지역실정의 어려움을 충실히 전달하여 인가과정에서 제주도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유기적인 협조 요청과 건의를 지속해오고 있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국내선 항공편 증편을 위한 사업개선명령을 통한 제도적 접근이다. 이 제도개선의 골자는 항공운송 분담율이 70%이상인 지역에 대하여 항공권 예약률이 70%이상이 되는 등 항공권 구입난이 예상될 때에는 항공사업자에 대하여 항공편을 증편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개선명령권을 관할 시.도지사에게 위임하거나 시.도지사의 요청에 따라 건교부장관이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는 내용이다.

이 제도개선을 반영한 항공법 개정을 위하여 건교부와 국회 건설교통위원장을 직접 방문하여 건의서를 전달하는 한편, 지역 국회의원의 관심과 협력 속에 관련 상임위에 항공법 개정안을 상정시키기 위해 모두들 애쓰고 있어서 기대하는 바가 크다.

지금 우리가 다시금 설문대할망을 목 놓아 부름은 제주의 한계를 탓하는 변방의 자괴감은 물론 아니다. ‘명주속곳’을 만들기 위해 100통의 명주를 모으려 탐라선인들이 모두가 합심했듯이 그 얼을 이어받아 선인들이 채우지 못한 마지막 명주 1통을 채우는 마음으로, 온 도민의 역량을 한데 모아 24시간 운항이 가능한 제2공항 건립과 항공법 개정을 통한 안정적 항공좌석 확보를 위해 함께 헤쳐 나가고자 함이다.

문득 간디의 말이 떠오른다. ‘우리가 자유를 얻기 위해서는 피의 강물이 흘러야 하고, 그 피는 우리의 피이어야만 한다.’

<정태근 제주특별자치도 교통항공관리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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