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19 03:47 (금)
재검토 임박한 제주국제자유도시 전략
재검토 임박한 제주국제자유도시 전략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5.05.02 15:4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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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성 없는 전략.지역개발사업화.나열식 사업계획 등 문제

제주국제자유도시 출범 3년째를 맞아 실질적인 사업 시행에 들어갈 예정인 가운데, 이의 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필요성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15일 문정인 동북아시대위원장이 제주도지방개발공사와 제주경제개발연구소 주최의 조찬경제 강좌에서 국제자유도시 추진의 현실적 문제를 지적하며 계획변경에 대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데 이어, 지난달 29일에는 추진전략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 주장이 거듭 제기됐다.

이날 오후 4시 제주크라운프라자호텔에서 열린 사단법인 국제자유도시포럼(공동의장 현명관) 주최의 워크샵 '제주국제자유도시의 추진전략 재검토'가 바로 그것이다.

#추진전략 무엇이 문제인가
국제자유도시 추진전략의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는 이유는 크게 #경제특구 등 다른지역 개발사업과 비교해 차별성이 약한 점 #국가전략사업에서 지역개발사업으로 퇴색된 점 #'선택과 집중' 없이 나열식 사업계획으로 짜여진 점 등 3가지이다.

국제자유도시포럼 주최의 워크숍에서 주제발표를 한 허찬국 한국경제연구원 거시경제센터소장은 현 국제자유도시 추진전략에 대해 다소 비관적으로 얘기한다.

그는 국제자유도시의 각종 인센티브는 경제특구지역에서도 그대로 반영하면서 차별성을 상실했고, 종합계획의 나열식 사업계획은 초점을 흐리게 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현명관 국제자유도시포럼 공동의장은 "경쟁력의 본질은 차별화인데, 제주국제자유도시는 차별화에서 위기를 맞고 있다"고 꾜집었다.

#경제특구와 다른 점 무엇인가
국제자유도시 계획 초기에 비해 중앙정부 정책여건은 실질적으로 더 열악해졌고, 참여정부의 균형발전 추진으로 제주의 국제화 전략이 독보적 위상을 잃으면서 국제자유도시 사업에 대한 중앙정부의 특단적 지원이 불가능해졌다는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허찬국 소장은 "국제자유도시 사업은 초광역지역을 대상으로 한 글로벌 특구조성 사업으로 분류된다"며 "하지만 경제자유구역, 대덕 연구개발특구, 지역전략산업 육성, 기업도시 등도 비슷한 성격이며 중요도에 있어서 대동소이해 특별한 메리트가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즉, 외국인 투자자에게 주어지는 각종 인센티브 제도나 국제자유도시의 주요전략들이 경제특구 등에도 그대로 반영돼 있어 차별성이 없다는 것이다.

#국가전략사업인가, 지역개발사업인가
이와함께 정부가 집중적인 추진의지를 보이지 않으면서 국제자유도시 사업이 국가전략사업인지, 아니면 지역개발사업인지 조차 분간이 안되는 어정쩡한 상황에 부딪힌 것도 현실적인 문제 중 하나다.

제주국제자유도시 개발사업은 추진 초기 국가개방거점이라는 국정사업이라고 여겨졌고, 실제 제주를 방문한 정부 주요인사들도 국제자유도시를 국가전략사업 또는 국책사업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밝혀왔다.

그러나 각종 인센티브나 특별법의 주요내용들이 다른 지역 개발전략에도 비슷비슷하게 짜여지는가 하면, 전폭적인 국비지원등도 이뤄지지 않으면서 점점 지역개발사업으로 퇴색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

허찬국 소장은 "여기에 중앙정부 정책여건 변화와 그 동안의 실적 부진으로 자신감을 잃은 제주도 등 지역추진 주체들은 산발적으로 단기성과위주 사업으로 중앙지원 확보에 매진하는 모습을 보여 안타깝다"고 말했다.

더구나 그는 "자유도시 추진 틀에 맞춰 추진돼온 사업이 지역 이익집단,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히면서 소신있는 설득보다는 정치적인 타협을 모색하는데 급급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택과 집중'없는 나열식 사업계획
국제자유도시 사업내용과 관련해서도 선택과 집중없이 다수의 사업계획이 병렬돼 있는 것도 큰 문제이다.

제주는 농림수산업, 물류, 금융업 기반이 매우 취약한데다 육성가능한 제조업 분야도 많지 않으나 종합계획에서는 제조업, 물류업, 금융업, 관광업 등 전 산업이 육성대상 산업으로 설정돼 있고 이에대한 계획이 망라돼 있다.

이는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골고루 추진하기 보다는, 집중력과 초점을 잃고 오히려 전 분야의 사업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문제가 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정이 이런데도 향후 추진방향이 초점을 잃고 표류하게 되면 중앙정부가 제주지역 주체들이 제안하는 개발계획에 대한 시각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며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극히 제한된 인적.물적.정치적 자원을 갖고 있는 주체가 모든 것을 다하겠다는 나서는 것은 과욕일 뿐"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을 수립할 때만 하더라도 의욕적으로 다양한 분야를 망라시키고 그 사업의 대부분을 과거 유래없는 규모의 국내.외 민자유치를 통해 추진할 예정이었으나 현재 내세울만한 결과가 하나도 없다는게 현실적인 문제로 비춰지고 있다.

이에따라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양한 분야의 사업을 나열하기보다는 제주에 큰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에 포커스를 맞추는 방식으로 국제자유도시 계획을 실질적으로 축소하고 그동안 마련된 재원이나마 어떻게 잘 나눌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러한 선택과 집중의 문제는 유독 국제자유도시종합계획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

선도프로젝트 선정에 있어서도 이러한 문제는 노출됐다.

사실상 원점서 재검토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이는 제주공항자유무지역 지정이 바로 그 대표적인 예이다.

국제자유도시포럼 워크숍의 주제발표에서 제시된 7대 선도프젝트의 파급효과에 대한 분석자료에서도 이의 문제는 잘 나타나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휴양형주거단지 등은 구매력높은 방문객 증대 및 구매력 높은 상주인구 증대 등의 효과가 기대되는 등 대부분 사업들이 부분적, 혹은 광범위한 긍정적 파급효과가 기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공항자유무역지역 사업은 높은 구매력을 가진 방문객의 증대는 아예 기대할 수 없는 등 긍정적이기 보다는 부정적 효과가 큰 사업으로 평가됐다.

그러면서 왜 이 사업이 선도프로젝트에 포함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어떻게 돌파구를 찾을 것인가
국제자유도시포럼 워크숍에서는 이와같은 국제자유도시 사업의 현실을 타개하기 위한 방안으로 #구매력있는 내도객 증대 #구매력이 높은 지역 거주민 증대 등 2가지를 구체적인 파급경로로 삼아 경제전략을 펼쳐 나가야 한다는 내용이 제기됐다.

특히 기업유치, 장기휴양 목적 인구확보, 국제적 교육기관 유치 등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기업유치 등이 성공을 거둘 경우 제주지역을 통상적으로 비교되는 홍콩, 싱가폴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국제자유도시'로 변모시킬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기업유치와 같은 전략과는 달리 현실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 감귤, 흑돼지, 수산물 등의 고가화를 통한 지역경제활성화에 노력을 경주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중앙정부에 대한 재정적 지원요청의 초점은 국제자유도시 관련 사업보다 농산물시장 개방에 따른 감귤 등 1차산업 구조조정 비용지원에 맞추는 것이 더 현실적이며 타당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와함께 개발사업 추진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이 되고 있는 토지확보문제와 관련해, 토지확보를 주목적으로 하는 가칭 '제주토지은행'을 설립하는 방안도 제시돼 눈길을 끌었다.

그런데 이러한 전면 재검토 촉구와 관련해 제주도와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는 아직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김형수 제주도 국제자유도시관광국장은 "중간 흐름을 분석해 문제점이 있거나 미진한 사항에 대해서는 보완해야 하고 웰빙 및 한방, 의료 등을 추가하는 것을 검토하는 것은 바람직하나 변경은 안된다"며 “올해 중 종합계획 보완용역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추진전략의 전면 재검토 또는 수정보완의 문제는 올해 중 실시되는 종합계 보완용역 과정에서 제시될 것으로 보인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도 국제자유도시포럼 워크숍에서 “도민과 전문가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종합계획을 수정.보완하고, 이에따른 추진전략을 검토.분석해 경쟁력있고 실현성있는 추진전략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출범 3년째를 맞은 국제자유도시 추진전략이 어떠한 방향으로 수정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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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사랑 2005-05-29 14:13:26
논의되고 있는 국제자유화도시에 대해 문제점을 정확히 집고 있는것 같읍니다.
현재 제주는 중요한 귀로에 서 있읍니다. 단순한 섬으로 남느냐 명실상부한
홍콩을 능가 할수 있는 기반시설을 만들어 가는냐 의 절대절명의 위치에 와있읍니다

제주를 지켜보며 또한 제주를 사랑하는 입장에서 정책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그중의 하나는 추진력입니다.
계획만으로 지금의 홍콩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강력한 정책의 드라이브가
있었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제주는 오합지졸입니다.
홍콩이나 제주나 소수의 이익단체는 존재해 왔읍니다. 그러나 제주는
스스로가 스스로를 대변하기에 추진력이 상실됩니다. 거시적으로 볼수 있는
인재들이 많이 없다는 것입니다. 세계화가 약하지요.
객관적인고 투명한, 그리고 강력한 추진세력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래야
홍콩의 꽁무니 정도까지는 갈수가 있읍니다.

둘째는 거창한 많은 계획을 가지고 있읍니다. 이건 현지점에서 의미없음을
많은 분들이 지적하고 있읍니다. 제주의 정부지원의 개발계획은 이제 지역개발로
전락했음에도 전략을 수정 못하고 있읍니다.
그 방안으로 선택과 집중입니다. 선택후 과감히 포기하세요.
선택을 많읍니다. 그러나 현명한 선택이 중요하지요.

선택은 바로 교육입니다. 이제 제주는 영어를 사용하는 국제도시의 추진만 유일하게
제주가 지역개발로 승부를 걸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다른아이템으로 승부를 걸수가 없읍니다. 어디에서도 다 할수 있는 아이템입니다.
제주도를 바라보는 눈은 냉정합니다. 모멘텀없는 비싼비용구조의 관광지, 경쟁력
없는 작은섬으로 비추어 지고 있읍니다.

그러나 가능성있는 섬입니다. 그것은 제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결정이 나겠지요.

다시한번 저의 작은 소견으로는 "선택은 이미 끝났읍니다. 교육,영어로 집중
하십시요"

어떻게 추진하느냐에 따라 내용과 질이 다릅니다.
그이후에 더많은 선택을 해도 늦지 않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