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적인 글쓰기"
"선정적인 글쓰기"
  • 장금항 객원필진
  • 승인 2007.02.10 10:2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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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칼럼]장금항 상명교회 목사

퇴임 후 물러나 있던 류근일과 김대중, 조갑제가 다시 논객으로 돌아왔다. 벌어놓은 돈으로 여행이나 공부를 많이 했는지 천박했던 그들의 글은 세련되고 매서웠다. ‘때려잡자 공산당’ 구호식의 글에서 남북관계. 한미동맹. 평화와 인권. 글로벌시대의 담론까지, 인식까지도 확장되어 있었다.

"평택의 논두렁 진흙 속에서 ‘반미’를 외치며 발버둥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 한국인은 왜 수십년에 걸쳐 ‘미국’으로부터 헤어나지 못하는가 하는 장탄식을 하게 된다...... 
우리 모두 ‘미국’이라는 마법에서 풀려날 때가 됐다. 반미만 외치면 자동적으로 진보가 되고 좌파가 되는 세상, 실리를 따지자고 하면 자동적으로 친미가 되는 세상.

입으로는 반미하고 뒤로는 미국화에 급급한 이중적인 세상 ...... 이 모두 우리가 미국이라는 마법에 걸려 있는 탓이다.   “그 많은 한국의 젊은 열정들이 세계의 전선에 나가서 싸워도 모자랄 판에 ‘미국’이라는 변수에 매달려 평택의 진흙구덩이에 뒹글고 있기에는 우리 대한민국이 너무 바쁘고 아깝지 않은가"(「조선일보」 2006. 04, 10 김대중 칼럼)

서울대 법대 출신 수재로 이영희 교수의 평에 의하면 ‘한치의 사상의 진보도 거부하는 절대 흑백주의자’라는 김대중의 글이 이 정도이니 아침마다 이 글에 경도 받을 개신교의 저 목사들과 관공서의 회전의자를 생각하면 가슴이 답답하다. 해장국집에서 빨간국물 튀긴 이 칼럼을 고개 끄덕이며 선지와 함께 몸을 담을 사람들까지를 생각하면 소름끼치지 않은가.

류근일의 ‘이성 잃은 언동들, 사학법, 자유민주세력의 시험대, 태극기냐 한반도기냐 - 그것이 문제로다, 양극화 이용하는 오렌지 좌파’ 따위의 글들을 보면 그토록 신문개혁을 통해 언로의 정상화를 죄했던 이제까지의 노력이 얼마나 허망한 것이었으며 정권을 좌초시킬 힘의 실체를 깨달을 수 있다.

지식인의 역할에 혐오감을 가지고 있던 그람시는 사회계급으로부터 독립된 자율집단으로서의 지식인은 없다고 하였다. 류근일, 김대중, 조갑제가 보수 정객으로 보수 세력의 논리와 내용을 생산하는게 현실이라면 우리도 어느 쪽에서든 글쓰기의 기술과 방법에 대하여 고민할 때이다.

중립적 가치와 보편타당성은 일간지의 칼럼에서나 존재하는 것이지 실재하는 게 아니다. 어느 쪽이든 사회계급에 속한 것이다. 그렇다면 비난받을 것이 두려워 자신의 머릿속에서 미리 검열하는 당연한 글을 버리고 조선일보식의 글쓰기, 정진호, 제성호, 신지호 등의 보수주의자들의 글과 말을 깰 글쓰기와 논리를 공부할 일이다.

해군기지 문제에서 ‘평화’를 되뇌이는 루즈한 논리도 ‘먹고 살 욕심에’ 찬성 쪽으로 기우는 ‘우매한 중생의 민심’을 계도할 수 없는 것이 지금의 현실 아닌가! 해군기지가 돈이 안되며, 천년만년 벌어먹고 살 수 있는 자연 환경에 악영향을 주는 해군기지는 손해라는 ‘우매한 중생의 눈’에 맞춘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언사를 연구할 일이다.

그리고 재미없는 한겨레만 보지 말고 널려있는 조중동도 보길 바란다. 그들이 ‘얼마나 처절하고 피터지게 몸부림’하고 있는 걸 보면 퍼져 있는 우리 자신들도 팽팽하게 될 것이다.

                                                                                                                           <장금항 상명교회 목사 / 미디어제주 독자권익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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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시기 2007-02-11 19:27:23
양김진웅기자의 글이 백번 낫습니다.

양김진웅 2007-02-10 21:59:01
명쾌하고, 재밌고, 되씹어봐야 할 글...

'언서(言書)'가 가히 출중하시네요....

목사님, 건강하시니 반갑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