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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선의 선구자 김만덕 화폐인물로!
자선의 선구자 김만덕 화폐인물로!
  • 한애리 기자
  • 승인 2007.02.07 17: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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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자.오옥만 제주도의원 심포지엄 개최
김만덕 화폐인물 추진 운동 분위기 고조

2월 6일 열린 '의녀 김만덕을 화폐인물로!' 심포지엄을 계기로 김만덕을 화폐인물로 담자는 분위기가 무르익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김미자 의원과 오옥만 의원실은 고액권 화폐 발행논의가 다시 점화되는 시기에 맞춰 2월 6일 제주도 상공회의소 5층 대회의실에서 '의녀 김만덕을 화폐인물로!'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김만덕기념사업회와공공정책 연구소 '돌봄과 살림'이 후원한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기생에서 거상으로 성장한 뒤 제주도가 흉년이 들었을 때 자재를 털어 본토에서 들여 온 곡물 450석을 굶주린 도민들에게 나눠줬던 제주의 여인상 김만덕을 화폐인물로 도안 될 수 있는 길을 모색하기 위한 자리였다.

기존 행사들이 '김만덕을 화폐인물로 담아야 한다'는 이념적이고 다소 추상적이었다고 하면 이날 행사는 '김만덕을 화폐인물로 만들기 위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방법을 논의하는 장이었다.

'현대사회에서의 김만덕 삶의 의미' 주제발표를 한 김경애 동덕여자대학교 교수는 김만덕을 화폐인물로 새겨넣기 위해 "사람들이 휴대하기 편한 작은 소책자를 만들어 김만덕이란 인물을 알려나가자"고 주장했다.

김 교수는 또 "만덕기념관의 우울한 영정이 아니라 화려한 기생의 모습, 조선후기 출륙금지 상태에 놓여있던 제주섬의 한 여인이던 그가 금강산을 구경하는 모습, 의녀반수의 모습 등 다양한 모습을 영상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관광도시인 제주도에서 활동하는 관광안내자들이 김만덕이란 인물에 대해 바로 알고 관광객들에게 설명해 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김만덕 축제'도 김만덕을 널리 알리는 중요한 모토가 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가장행렬과 김만덕이 흉년이 들어 굶어 죽어가던 제주도민들에게 쌀을 나눠주던 것 처럼 상징적으로 재연행사를 갖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정영태 제주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센터 연구원은 "오늘날 여성상으로서 CEO와 자서사업가 혹은 최근 기업의사회책임의 영역에서 김만덕의 나눔을 새롭게 조명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면서 "국내에서 최초 여성자선사업가로 알려진 백선행(1848~1933)의 경우 김만덕(1739~1812) 사후 30여년 이후 태어났으며 김만덕이 이미 100여년 전 나눔을 먼저 실천했다는 것이 알려지지 않은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정 연구원은 "이 토론회를 다시 디딤돌로 삼아 김만덕의 행적이 그리고 그녀의 삶이 새롭게 조명되면서 여성사에서 새로운 지평을 열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토론자로 나선 박찬식 제주대학교 탐라문화연구소 연구교수는 "김만덕은 결국 변방, 출륙금지령, 미천한 신분, 여성이라는 극한의 악조건을 극복한 인물"이라면서 "말이나 기르라고 하던 중앙에 대해 변방 여인의 당당함을 보여준, 제주사람의 기질을 담고 있는 인물로 역사적 표상으로 자랑할 인물로 내세울 만하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더욱이 가부장적 유교문화 속에서 막대한 부를 축적하고 나눔과 베풂을 실천했다는 특수성(제주여인의 행적)을 넘어선 보편적 의미를 담는 것이기에 시공을 넘어서 중요한 평가를 받을 만 하다고 생각된다"고 역설했다.

7일 오옥만 제주도의회 의원은 "'기부' 또는 '자선'이라는 개념이 자리잡기 이전 시대인 18세기에 자신의 모든 재산을 사회에 환원한 사람이 있다면 그가 빌게이츠보다 더 위대한 사람이 아닌가 생각한다"면서 "어려움에 처한 이웃을 구하고 스스로 운명을 개척한 보다 능동적인 '큰 상인'이었으며 분배의 문제를 고민하고 실천한 선구자가 바로 의녀 김만덕"이라고 설명했다.

오 의원은 "하지만 의녀 김만덕에 대한 평가는 중앙에서보다는 제주에서가 더 뒤쳐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모충사에 의녀 김만덕을 모셨지만 그 의미를 아는 사람은 거의 없고 일반 사람들에게 김만덕에 대해 물어보면 '누구입니까?'라는 답변이 먼저 돌아오기가 일쑤"라고 말했다.

그는 또 "6일 있었던 심포지엄이 의녀 김만덕에 대한 제주사회의 관심을 유도하고 여성의 사회공헌 확대와 새로운 도전에 대한 동기를 부여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면서 "여성을 화폐 도안 인물로 등재함으로써 양성평등의 본보기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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