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3 18:27 (화)
"제주 축제, 무조건 지원 안한다"
"제주 축제, 무조건 지원 안한다"
  • 윤철수 기자
  • 승인 2007.01.17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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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산발적 지역축제 공모 평가 토대로 정비
심사평가 후, 차별화된 지원육성 추진

"잘못된 습관이 몸에 배는 것은 금방이나, 이러한 습관을 고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듯이 지역축제도 일련의 개혁 과정을 거쳐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1995년 민선자치시대 이후 급속히 늘어난 지역축제. 도단위, 행정시 단위, 읍.면.동 단위, 심지어 마을별, 단체별 이뤄지는 제주도내 지역축제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하지만,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축제의 수에 비해 내실화 및 효율성은 갈수록 약화되는 형국이 제주 지역축제의 현주소다.

이러한 시점에서 최근 제주특별자치도를 중심으로 해 지역축제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선별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난해 9월 구성된 제주특별자치도와 축제육성위원회(위원장 김동전)의 축제심사작업이 바로 그것이다.

축제육성위원회는 축제사전심의를 위해 스포츠대회, 문화공연, 시책성축제를 제외한 2007년도 지원대상을 '지역축제'로 정하고, 축제제안서 공모에 들어가기로 하고, 이달 중 모든 심사절차를 마쳐 오는 30일 그 평가결과를 최종 확정 발표한다.

이 결과는 해당부서와 축제개최기관에 통보되고 내용을 보완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를 통해 유사한 프로그램을 배제하여 나름대로의 특색 있는 축제가 될 수 있도록 하며, 내용이 부실한 축제에 대해서는 예산집행에 차등을 두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개별 축제에 대한 평가는 △축제평가 △평가에 따른 축제조정 및 예산편성의 차등 등 평가 후 반영절차 △이에 따른 지원축제 확정 △사전심의 △프로그램 및 예산조정 △축제집행 △축제평가 등의 절차로 순환적으로 이뤄진다.

이러한 순환 프로세스는 올해부터 적용된다.

#종전 28개 축제에 '설문대할망축제' 1개 추가돼 공모

이를 위해 축제육성위원회는 공모를 통해 축제계획들을 접수받고, 프로그램의 차별성 및 적절성과 예산집행의 적정성 등을 심의하기로 하고, 16일 오후 3시 제주도청 2층 회의실에서 2007 축제지정 공모제안서에 대한 심의를 위한 제7차 축제육성위원회의를 개최했다.

이날 회의는 축제 사전심의 절차와 방법을 결정하기 위한 회의로서, 지난해 지정 공모한 29개(지정공모 축제 28개, 신규축제 1개) 축제에 대한 제안서 접수가 완료됨에 따라 열린 것이다.

지난해 12월4일부터 29일 이뤄진 2007 지역축제 공모에는 성산일출제와 겨울바다펭귄수영대회,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제주왕벚꽃축제, 제주유채꽃축제, 고사리축제, 제주도새기축제, 서귀포칠십리축제, 보목일품자리돔축제, 강정천은어축제, 환경사랑 쇠소깍해변축제, 서귀포뚜벅이축제, 예래생태마을해변축제, 삼양검은모래축제, 이호테우축제, 표선백사해변축제, 법환수산일품한치큰잔치, 도두동 오래물수산물대축제, 제주마축제, 서귀포칠십리축제, 제주억새꽃축제, 최남단방어축제, 제주감귤축제, 국제차문화축제, 성산조개바다축제, 남원매화꽃잔치, 조배머들축제, 촘광어축제 등 28개다.

여기에 돌문화공원의 '설문대할망축제'가 추가됐다.

오창현 제주도 관광정책과장은 "축제에 대해 위원회에서 제시된 내용 등을 보완하는 등의 절차를 거쳐, 도의 예산지원 규모와 유무를 확정하겠다"고 말했다.

일정별로 보면 오는 21일까지 워킹그룹에서 1차 심사하고, 29일 까지 축제육성위원회 심의 후 30일경 확정 공고한다.

또 축제평가팀을 축제육성위원과 외부전문가(워킹그룹팀)로 구성된 3개팀으로 하는 평가팀을 구성, 올해 각 축제별 모니터링과 현장평가 등을 통해, 2008년도 개최 축제의 유무와 축제 등급화 그리고 예산규모를 반영토록 해 나갈 계획이다.

이밖에 축제육성위원회에서는 축제의 창조적 발전과 지속적인 내실화를 지원하기 위해, 축제기획자 네트워크 구.ㆍ축제기획자 양성ㆍ통합마케팅.축제아이디어 뱅크화 등 지원사업 및 대표축제의 개발을 위한 '지역축제육성 로드맵'을 작성할 전문가 집단으로 구성되는 워킹그룹을 운영할예정이다.

#지역축제 사전심의제도 도입

이에앞서 제주 지역축제의 창조적 발전과 내실화 도모 및 투명성 제고를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와 축제육성위원회는 지난해 9월부터 워크숍과 수차례에 걸친 회의를 통해 지역축제 육성정책의 기조와 틀을 마련했다.

그 내용을 보면 △제주도에서 지원하는 축제에 대한 사전심의제도 도입 △지역축제 평가제도의 도입 △평가 후 관리 등 축제 전반에 걸친 지역축제 지원 및 육성시스템인 '지역축제 개혁로드맵'과 축제육성위원회 운영규정 마련 등이다.

그동안 제주도와 축제육성위원회는 제주지역 축제의 창조적 발전방향 모색과 축제육성위원회의 역할 정립을 위하여, 워크숍을 개최했다.

이 워크숍에는 △제주축제육성위원회의 정체성과 역할(정삼조  한국문화정책연구소 전문위원) △지역축제 평가체계의 방향 및 개선방안(류정아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문화정책팀장) 등의 주제발표와 토론을 통하여 제주지역축제에 대한 문제점, 정체성 그리고 평가방안 및 평가지표 등을 도출했다.

그 결과, 첫 사업으로 지역축제의 창조적 발전과 내실을 기하며, 선의의 경쟁을 통해 상생.발전을 유도하기 위해 전국 최초 '축제 사전 심의.평가제'를 도입했다. 이를 위한 첫 걸음으로 축제사전심의를 위해 스포츠대회, 문화공연, 시책성축제를 제외한 2007년도 지원대상을 '지역축제'로 정하고, 이번에 축제제안서를 공모받고 심의에 들어가기로 한 것이다.

이 축제 공모심사가 제주축제를 획기적으로 통폐합하고 제주의 대표적 지역축제를 육성하는 변곡점이 될지 도민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 사전심의제도 및 평가 그리고 사후관리 시스템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축제정책으로서, 문화관광부에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으며, 혁신과 새로운 발상이 요구되는 제주특별자치도 출범과 함께, 그동안의 관행에 익숙해진 우리 모두에게는 생경할 수 있다. 제주특별자치도와 축제육성위원회의 이와 같은 정책결정은, 지역축제가 지역민의 호응과 찬사 속에서 축제다운 축제로서의 경쟁력과 차별성을 갖추는데 의미가 있다.

그동안 제주 지역축제의 문제점을 개선함으로써 지역의 고유의 정체성을 찾고, 장기적으로 관광산업의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뼈를 깎는 아픔이 수반되는 혁신적 전환기임을 다같이 공감하며 또한 축제의 역량을 향상시키기 위한 도민의 열망과 기대에서 시작되어진 시대적 소명이다..

#왜 이러한 시스템을 도입해 추진하게 됐나.

-그 동안 한국의 축제를 육성하기 위하여 문화관광부에서 10여년에 걸쳐 문화관광축제를 육성·지원하고 있으나, 제주지역의 경우에는 접근성 문제·자연의존형 축제라는 문제로 인해 관광객수· 경제적 파급효과 등에서 타 지역보다 불리한 조건이여서 문광부의 대표축제로 지정되기는 어려운 실정이었다. 타 지역에서는 이러한 문광부의 정책으로 인해 축제 몸집불리기에 나서고 있어 일련의 폐단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제주지역은 지역축제의 정체성을 찾고, 축제별 독특한 프로그램 개발이 선행되어야 하며, 지역민의 주체적 참여로 인한 즐거움이 관광객을 끌어들인다는 측면을 축제의 성공조건이라는 전제에서 정책개발이 시작됐다고 할 수 있다.

#이 시스템 추진에 대해 외부의 시각은.

-제주도의 이 같은 축제 개혁에 대해 각 시도는 많은 관심을 가지고 제주를 벤치마킹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문광부에서는 제주를 관심있게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제위원회의 활동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축제육성위원회는 여타 다른 위원회와는 다른 진정성으로 지역축제를 접근하고 있다는 것도 크게 주목할 사항이다. 국내 축제 최고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외부전문가를 비롯 도의원, 전문가, 학계, 관련단체 등이 참여하는 축제육성위원회는 한달에 1~2차례 정도의 회의를 통해 축제의 혁신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있다.
축제위원회 회의 경우 오후 2시에 시작한 회의가 새벽 1시 넘어서까지 진행되기도 했으며, 2006년 12월말 도청 종무식이 끝난 오후에도 4시간여에 걸친 회의 등, 치열한 난상토론을 거쳐 상호 공감대를 형성했다.

#최근에는 어떤 축제에 대한 평가가 진행되고 있나.

-요즘 진행되는 축제에 대해서는 팀을 짜서 축제 둘러보기와 축제평가에 나서고 있다. 성산일출제는 축제 개막식 등이 끝난 새벽에 모여 상호토론 등을 하면서 축제평가를 하고 있다..

#축제 평가심의에 즈음해 축제 주최측에 바라고 싶은 사항이 있다면.

-1994년 민선이후 8배가량 늘어난 축제는, 각기 축제의 본질과 제모양을 갖추었더라면 크게 환영받았을 것이다. 사실 축제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일본이 그러하다. 일본은 1년에 2,000여개의 축제가 열린다. 다만, 제주 지역축제는 비슷비슷한 프로그램 특징과 정체성 없는 축제개발 등으로 인해 도민은 물론, 관광객으로부터 외면을 당하고 있으며, 축제무용론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애물단지처럼 변해버린 축제의 개혁과 제자리 찾기는 도민과 행정 모두가 혁신적 사고와 뼈를 깎는 아픔이 수반되지 않으면 해결할 수 없다.
잘못된 습관이 몸에 배는 것은 금방이나, 이러한 습관을 고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듯이 지역축제도 일련의 개혁 과정을 거쳐 다시 태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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