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농촌융복합산업인 이른바 ‘6차산업’이 제주지역에서 뜨고 있다. 전국 어디와 견줘도 가장 알차고 활발하다. 6차산업은 농특산물(1차)을 바탕으로 제조·가공(2차), 유통판매·문화·체험·관광·서비스(3차) 등을 이어 매 새 부가가치를 만든다. 올해까지 도내에서 73명이 농림축산식품부 6차산업사업자로 인증 받았다. 현장에 직접 만나 이들이 실천하는 기술력·창의력·성실성·마케팅 능력과 철학 등을 통해 앞으로 도내 1차산업의 미래비전을 찾아보기로 한다. <편집자주>
“농업은 노력과 연구도 중요하지만 기후여건에 휘둘리는 게 현실이죠. 청도라지는 식용으로, 백도라지는 약용으로, 우리나라에 백도라지 재배 열풍이 불었으면 해요. 제주 한라산에 분포돼 있는 약용식물을 시험 재배해 도시민 건강에 이바지하고 소비자가 효과에 만족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어요”
끈질긴 집념과 오랜 연구를 거쳐 제주산 백도라지 상품화에 성공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이기승 한기림JK백도라지연구소장(62).
이 소장은 해발 330~360고지인 조천읍 선흘리 세계자연유산 거문오름 일대에서 일반 도라지에 견줘 약효가 높은 제주산 백도라지를 특산품화하는데 성공했다.
# 제주화산회토에서 제주산 백도라지 3만평 재배
처음엔 번식우 115마리로 축산업을 하다 1983년 소값 파동으로 포기하고 농협대학 특수작물교육을 받으면서 제주농업기술원이 시험재배로 시작했다.
1987년 작목반을 만들어 3만평을 재배하면서 서울경동시장, 부산부전시장, 광주양동시장으로 출하했다.
“당시만 해도 한국에 도라지가 별로 많지 않았죠. 한약으로만 쓰다가 도라지를 식품으로 팔기 시작하게 됐어요. 다른 곳에서 나는 도라지는 쓰고 아려 물에 담겨 우려내야 먹을 수 있는데, 제주도산 도라지는 순하고 아린 맛이 없고, 색깔도 하얗고 해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했죠”
1990년도 북군에서 특수시책 사업으로 작목반에 1억 원을 투자해 28명 가운데 3명이 주주로 시작해 ‘기림산채류가공사업장’을 만들어 대량생산 판매에 들어갔다.
1992년 서울 행사에 도라지를 50~100g 소포장 판매를 처음 시도해 반응이 좋았고, 그 행사에서 포장재 국무총리 대상을 받았다.
“도라지는 약용식물로서 건강식품에 특이한 장점과 제주화산회토에서 재배한 도라지는 일반도라지와 비해 순수함과 부드러움 등 우리나라민요 백도라지 노래가락이 풍요로움이 더욱 애착을 갖게 된 것 같아요”
1995년부터 도라지를 대량으로 재배를 시도하면서, 백도라지 주요성분인 조사포닌, 회분, 조지방, 나트륨 등 수분을 그대로 유지하는 분말제조를 할 수 있게 됐다.
“백도라지는 파종시기엔 퇴비를 주로 쓰고, 1년생은 김매기를 철저히 하고 2~3년생부터는 풀과 같이 경쟁을 유도해 자연방식으로 재배하고 있죠. 1993년부터 청도라지와 백도라지를 차별화해 현재는 순수 약백도라지만 재배하고 있어요”
이 소장은 그 동안 힘들게 달여 마시던 백도라지를 특허출원과 함께 소비자가 손쉽게 마실 수 있는 ‘목성콜’브랜드의 분말식품으로 개발했다.
이런 노력으로 이 소장은 제주에선 처음으로 ‘2009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 특용분야 백도라지명인 1호’로 선정됐다.
현재 이 소장은 농장 2만5000평에서 백도라지를 재배하며 수확해 저온저장조 저장, 1차세척, 다듬고 선별해 건조, 분쇄·충진 포장해 출하하고 있다. 건조 분쇄만 빼고 모두 수작업이다.
이곳에서 재배되는 백도라지는 대부분 건조와 분쇄과정을 거쳐 분말형태 가공품으로 만들어져 팔고 있다.
“1997년 농기센터와 공동실증재배, 백도라지 확대재배가 성공하면서 일반 청도라지와 백도라지가 교잡이 안된다는 사실이 인증됐어요. 그래서 일반도라지는 반찬으로 백도라지는 약용으로 구분하기로 했죠”
백도라지는 처음 달여서 먹는 용으로 인기를 끌었지만, 달이는 과정이 힘드니까 편하게 먹을 수 있도록 주문이 들어와 2005년 백도라지 분말을 출시하게 됐다.
# 브랜드 ‘목성콜’, 목·성대·기침에 좋은 식품
2005년 소비자를 위해 건강한 임산물을 생산하겠다는 일념으로 회사이름에 ‘연구소’를 붙여 한기림JK백도라지연구소로 바꿨다.
이곳에서 생산 판매되고 있는 대표상품은 ‘목성콜(55%), 목성콜원(40%), 한라산백도라지(5%)’이다. 브랜드 ‘목성콜’은 ‘목과 성대, 기침’에 좋은 식품이란 뜻을 담고 있다.
‘목성콜’은 백도라지 분말로 35g·70g로 포장된다. 하얀 꽃이 피는 도라지를 백도라지라 한다. 백도라지 꽃은 7월과 10월에 핀다.
힘들게 달여서 마시던 것을 소비자가 손쉽게 마실 수 있도록 분말형태로 가공했다.한방에선 한방명‘길경’이라 해 호흡기계통에 쓰고 있다. ‘목성콜원’은 240g들이 백도라지 분말꿀이다.
하얀 꽃만 피는 약백도라지 분말과 야생화 벌꿀이 만나 ‘목성콜-원’브랜드로 탄생했다. 호흡 기관지와 목을 부드럽게 한다. 어린이나 유아용으로 먹기 편하고, 어른은 차량이나 사무실에 보관해 수시로 편리하게 섭취할 수 있다.
‘한라산 백도라지’는 건체 백도라지이다. 100g 단위로 판다. 냉수에 담가 부풀면 바로 요리할 수 있다. 쫄깃쫄깃한 식감이 있어 볶음 요리나 비빔밥 재료로 쓰면 별미로 알려졌다.
# 백도라지 기능성식품 동물실험 임상실험 중
2010년 ‘백도라지 면역 당뇨조절 면역력’에 관한 논문이 한국식품연구원에서 동물 실험을 한 뒤 미국식품의학회(SCR)에 게재됐다.
백도라지 기능성식품 인체전 동물실험은 2011년 미국식품학회 SCI 저널 A급에 등록됐고 현제 대학병원에서 임상실험을 하고 있다.
“2011년 건강기능성식품에 관한 규정이 강화되면서 백도라지는 ‘하루 5g 섭취하면 안전하다’ 고 안정성식품으로 인정됐어요. 2017년 ‘알러지성 호흡기 염증개선’ 국제 인증을 받기 위한 실험이 진행하고 있는데요. 우수하게 나오면 매출이 30~40% 늘 것으로 보고 있어요”
이곳 제품은 현대백화점, 우체국쇼핑, 카카오파머와 일반매장 하나로마트 등에서 팔고 있다.
미국에 1998년부터 꾸준히 주기별로 수출하고 있다. 임상실험결과가 끝난 뒤 식약청 개별기능성식품 허가를 받은 후 2015년부터 본격적인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미국에선 개별주문에 재 주문이 이뤄지고 수출무역회사와 협의하고 있다.
“저의 제품은 맛이 단맛이 나고 후에 쓴맛이 나는 게 차별화한다고 봐요. 다른 곳 제품은 아린 맛(쓴 것보다 더욱 강한 것)이 나는 게 먹어보면 달라요. 효과 면에서도 하루정도 섭취해보면 3~5배 빠르다고 할 수 있어요”
“앞으로 도내 건강식품에 관한 여러 가지 소재를 수집해, 전체 농가나 업체가 편리하게 수급할 수 있는 걸 개발해 소득이 올리는데 도움을 주고 싶네요. 제주상품에서 백도라지가 인기가 있으므로 다른 상품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봐요”
한기림JK백도자리연구소는 제주시 조천읍 우진오름길28(선흘리)에 있다.
연락처는 ☏064-783-8987, 홈페이지는 www.baekdoraji.co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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