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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생부활자' 김해숙X김래원이 만든 '오싹'한 모성애
'희생부활자' 김해숙X김래원이 만든 '오싹'한 모성애
  • 미디어제주
  • 승인 2017.10.12 1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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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경택 감독(왼쪽부터), 배우 성동일, 김해숙, 전혜진 김래원이 10일 오후 서울 중구 메가박스동대문에서 영화 '희생부활자' 제작발표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연합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7년 전 억울한 죽음을 맞았던 엄마가 돌아와 아들을 공격했다. 모자(母子) 사이에서 벌어진 미스터리한 사건. 영화 ‘희생부활자’는 이들의 이야기를 어떻게 풀어냈을까?

10월 10일 서울 중구 동대문 메가박스에서는 영화 ‘희생부활자’(감독 곽경택·제작 ㈜영화사신세계 ㈜바른손이앤에이·배급 ㈜쇼박스)의 언론시사회가 진행됐다.

영화는 전 세계 89번째이자 국내 첫 희생부활자(RV) 사례로 7년 전 강도 사건으로 살해당한 엄마(김해숙 분)가 살아 돌아와 자신의 아들(김래원 분)을 공격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박하익 작가의 소설 ‘종료되었습니다’를 원작으로 한다.

곽경택 감독은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데까지 표현하려고 노력했다”며, 극 중 등장하는 희생부활자(RV)의 표현 방식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한 사실을 밝혔다.

곽 감독은 “서양 좀비와 동양 귀신 사이에서 RV를 어떻게 표현하느냐 고민이 많았다. 그럴듯한 현실적 배경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고민 끝에 한 다큐멘터리를 접하게 되었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체내발화에 관해 이야기하는 것을 보고 영화적으로 접목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극 중 등장하는 몇몇 설정들에 관해 “소설에는 없지만 영화적 질감을 표현하기 위해 삽입했다”라고도 설명했다. 비 오는 날 희생부활자(RV)의 활동이 시작된다는 점이나 비 내리는 날에도 불구 그들이 체내 발화해 사라진다는 점 등이 그렇다. 이에 곽 감독은 “비라는 것이 주는 묘한 질감을 화면에 담고 싶었다. 그 감성이 RV와 닿아있는 지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영화는 초반 소재 및 모성애 코드를 비틀며 신선한 재미를 안겨준다. 하지만 결말로 치달을수록 예측 가능한 반전과 숨겨진 이야기들을 내놓으며 진부하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곽 감독은 이러한 반응에 관해 “시나리오 개발 단계부터 소재, 모성애를 선택했다. 갑론을박이 펼쳐진 부분이기도 했다. 이보다 더 깔끔하게 떨어지는 아이디어가 있었다면 택했을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머리를 싸매도 마지막엔 이런 이야기로 끝내야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글을 쓰는 사람으로서 재미만 가지고 이 이야기를 써 내려가지 않았다는 당위성을 보여주고자 고집한 부분이다. 마지막 편집까지 갈등했다. 주변인들과 생각이 달랐던 부분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이야기를 만들 당시 뉴스에서 어머니와 아들 간의 기본적 윤리가 무너지는 사건들을 보았다. 매우 안타까웠다. 영화의 첫 제목은 부활이었는데 저는 속으로 괄호를 넣어 ‘모성’ 부활이라고 생각했다. 그만큼 모성은 중요한 코드였다. 영화 결이 처음과 끝이 같지 않더라도 제 선택이기 때문에 후회는 없다”고 전했다.
 

곽 감독이 강조한 모성 코드는 영화의 핵심이다. 따라서 모자(母子) 관계를 연기한 김해숙과 김래원의 호흡이 중요할 수밖에 없었다.

살인범으로 의심받는 아들 진홍을 연기한 김래원은 “김해숙 선생님과 세 번째 모자(母子) 호흡을 맞췄다. 이번 작품이라고 해서 특별히 다른 점은 없었다. 다만 극 초반에 어머니가 제게 위협을 해올 때 당혹스럽긴 하더라. 그 마음과 리액션이 영화에 고스란히 드러났다”며, 촬영 비하인드를 밝혔다.

희생부활자로 돌아온 엄마 명숙 역의 김해숙은 “배우끼리 사이가 좋으면 케미스트리가 더 깊어지는 것 같다. 세 번째 작품이라 우리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고민했는데 촬영에 들어가니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다. 인간적 믿음도 있지만 배우로서도 믿음이 가는 사람이라 어떤 역할을 해도 다 감당할 수 있었다. 세 번째 호흡이었지만 최고의 호흡이었다”고 자신했다.

또 ‘희생부활자’는 웃음기를 지운 성동일의 연기 변신을 지켜볼 수 있어 흥미롭다. 희생부활자를 은폐하려는 국정원 요원 영태를 연기한 그는 “전문용어·영어가 많아서 힘들었다. 초등학교 3학년 때 붓을 꺾었기 때문에 어려운 용어들을 외우는 것이 벅찼다. 영태는 영화의 가이드 같은 역할이다. 작품을 이해하고 깊이 있게 만들어주는 인물이라 (연기할 때) 재밌었다. 곽 감독님과 신나게 만들어볼 수 있었다. 웃음기를 걷어내고 고급진 연기를 도전해봤다. 다행히 분량이 많지 않아 들통나지 않고 적당히 할 수 있었다”며 눙쳤다.

전혜진 또한 전작 ‘불한당’과는 다른 면모를 보여줄 예정. 경찰 전문 배우라는 수식어가 달릴 만큼 다수의 경찰 역할을 맡았던 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정제된 모습을 보여주려 노력했다.

전혜진은 “감독님이 원하는 경찰의 모습이 있었다. 감독님은 ‘더 테러 라이브’ 속 경찰의 모습을 떠올리신 것 같다. 하지만 심리 분석가기 때문에 ‘더 테러 라이브’와 직업적인 구분이 있었다. 같은 경찰이지만 다른 표현을 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배우들의 다른 이면, 곽경택 감독의 새로운 도전을 볼 수 있는 영화 ‘희생부활자’는 오는 12일 개봉한다. 러닝타임은 91분, 상영등급은 15세이상이다.

 

아주경제 최송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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