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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눈 충혈‧몸 가려운 것 학교 공사 때문인지 몰랐다”
“아이 눈 충혈‧몸 가려운 것 학교 공사 때문인지 몰랐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7.09.26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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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삼성초 학부모 81명 석면 철거 등 제주도감사위에 조사 청구
26일 기자회견서 “사전 고지 없이 아이들 공사현장에 무방비” 주장
제주 삼성초등학교 일부 학부모들이 학교 공사와 관련 제주도감사위원회에 감사 청구 요청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 삼성초등학교의 석면 철거 공사와 관련, 학부모들이 제주도감사위원회에 감사를 청구했다.

 

삼성초등학교 학부모들은 26일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시교육지원청의 하계방학 중 석면 철거를 포함한 학교 공사 관련 제주도감사위원회 조사 청구 요청서 제출한다고 밝혔다.

 

도감사위원회 조사 청구 요청서는 삼성초 학부모 81명이 참여하고 있고 이날 기자회견에는 6명의 학부모가 참석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석면안전관리법이 따로 제정될 정도로 1급 발암물질인 석면 철거 공사가 어떠한 사전 고지도 없이 초등학생들이 학내에서 여름방학 방과후교실, 돌봄교실에 그대로 있는 가운데 감독자도 없이 감행된 사실이 드러나 학부모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역설했다.

 

이들이 문제 삼은 것은 삼성초가 발주한 학교 운동장 공사와 제주시교육지원청이 발주한 석면제거 공사(27.59㎡, 화장실 리모델링) 중 석면 제거 공사이며 전체 기간은 지난 7월 31일 시작해 다음 달 20일까지인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도감사위원회에 제출한 감사 청구 요청서에 첨부된 '개학 직후 학생 통행로 정비완료 공지 후 모습'. ⓒ 미디어제주

이들은 “석면 철거 공사와 미니 포클레인 철거 공사의 경우 학교와 학부모에게 아무런 사전 고지 없이 진행됐고 그 와중에 교육지원청 감독관은 물론, 학교 측 관리감독마저 부재해 아이들이 공사 현장에 무방비하게 놓였음이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초등학교 방학동안 등원한 병설유치원 아이들은 급식실 바로 옆 화장실 공사 분진에 대한 가림막 조차 없이 급식실로 가 뿌연 먼지를 마시며 점심을 먹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학교 측에서 석면 반출일이 지난 7월 31일이라고 했으나 석면처리 용역 발주가 8월 1일 계약됐고 용역 수행일이 8월 7일부터로 되어 있으며 석면배출 인계 내역이 담긴 올바로시스템상 석면 운반일이 8월 17일이다. 등록된 차량 번호와 실제 차량의 번호가 다르다”며 “무엇이 사실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또 “우리 학부모들은 이런 문제들을 어영부영 넘어가면 다시 이런 위험한 상황에 아이들이 방치될 것이 우려스러울 정도로 학교 공사와 관련한 신뢰도가 바닥을 치고 있다”며 “이게 삼성초만 ‘운 나쁘게 맞닥뜨린 상황일지’ 의심된다”고 우려했다.

 

제주도감사위원회에 제출한 감사 청구 요청서에 첨부된 '덮개 처리 없이 놓여진 공사 적재물과 잔해 등'. ⓒ 미디어제주

이날 회견에서 방학동안 학교 사서를 했다는 학부모는 “포클레인이 들어오는 현장, 아이들이 울면서 입을 가리고 방과후 교실로 뛰어가는 것을 직접 봤다”고 했고, 또 다른 학부모는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는데 방학 중 눈이 충혈되고 몸이 가려운 것이 학교 공사 때문인지 몰랐다. 안내문만 잘 보내줬으면 아이를 안 보냈을 것이다. 그런 안내조차 제대로 안 보낸 학교여서 믿을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들은 이에 따라 “이번 여름방학에 제주도 전역에서 벌어진 각종 석면철거 공사에 대해 전수조사를 하고 그 결과를 소상히 밝혀 행정에 대한 신뢰를 되찾게 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와 함께 “삼성초에서 벌어진 공사와 관련한 문제들에 대해 사실관계 및 원인을 파악하고 그 책임을 명확히 해 향후 재발 방지 약속을 받고 싶다”며 “이에 학부모 81명은 제주도감사위원회에 이와 관련된 일체의 조사를 청구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이에 따라 △석면 칸막이 제거 공사 관련 의문점 △공사 중 안전관리 부실 문제점 △도내 학교 석면 철거 공사의 전반적 추진 현황 관련 의문점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감사 청구 요청서를 이날 오후 제주도감사위원회에 제출하기로 했다.

 

<이정민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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