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요구해놓고 지적사항 반영된 조례 개정은 안된다?
감사 요구해놓고 지적사항 반영된 조례 개정은 안된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9.08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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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의회 행자위, 대학평의원회 구성 관련 조항 격론끝에 개정 불발
의원들 “대학 자율성 침해” VS “의회 감사요구 사항” 찬반 의견 팽팽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8일 열린 2차 회의에서 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 등 조례안 8건과 명예도민증 수여대상자 동의안 10건에 대한 심의를 벌였다. /사진=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주도내 사립 대학교의 대학평의원회 구성단위별 선출 비율을 변경하는 조례 개정안이 의원들 사이에 격론이 벌어진 끝에 결국 상임위에서 개정이 불발됐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는 8일 2차 회의를 열고 제주도가 제출한 ‘대학 설립·운영에 관한 조례’ 개정안에 대한 심사를 벌인 끝에 수정안을 통과시켰다.

 

개정 조례안에는 우선 대학설립계획서 제출 기한을 개교예정일 6개월 전에서 12개월 전까지로, 대학심사설립위원회 심의 결과 제출을 4개월 전에서 9개월 전까지로, 대학설립 인가를 개교 예정일 3개월 전에서 8개월 전까지로 현실화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대학 설립인가 후 학생과 교원 모집 등 개교 준비에 필요한 시일이 촉박하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날 심사에서 의원들간 극명하게 의견이 엇갈린 부분은 대학평의원회 최소 구성인원과 구성단위별 평의원의 선출방식을 규정한 조항이었다.

 

기존 조례안에서는 ‘구성단위 중 어느 하나의 구성단위에 속하는 평의원 수가 전체 평의원 정수의 1/2을 초과해서는 안된다’는 조항만 있었으나, 개정안에서는 교원과 직원, 학생 평의원을 민주적인 방식으로 선출하도록 명문화하고 각 구성단위에 속하는 평의원 수가 전체 평의원 정수의 1/2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되 ‘동문 또는 학교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을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하면서 전체 평의원 정수의 1/4을 초과할 수 없도록 규정해놓았다.

 

이에 대해 손유원 의원(조천읍, 바른정당)은 “외부 인사를 1/4 이내로 하면 2명밖에 안된다”면서 “파행적인 대학 운영을 지도하려면 처벌 규정을 강화하면 되는 것이지 학교 운영에 직접 손대는 것은 발상이 잘못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각 구성단위별 평의원 수가 1/2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는 사립학교법 시행령을 들어 “왜 제주도만 평의원회 구성을 간섭하고 통제하려고 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반면 박원철 의원(한림읍, 더불어민주당)은 “대학 측에서는 교수회나 노조 주장대로 구성단위별 민주적 절차를 거쳐 평의원이 선출되면 전문성이 떨어져 대학평의원회 자율성을 해치고 비민주적으로 전락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저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고 도가 제출한 개정안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 그는 조례 개정안에 대해 “일부 대학에서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문제가 있었고 의회에서 감사 요구도 했던 사항”이라면서 “전문성이 부족하다면 도가 전문가 자문료를 지원하는 등의 방안을 강구할 수도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실제로 의회로부터 제주한라대학교의 대학평의원회 구성 관련 감사 요구를 받은 도감사위원회는 대학측에 기관 경고와 함께 개선을 요구하면서 도 관련 부서에 대해서도 대학평의원회 구성 관련 조례 규정 미흡, 지도감독 소홀 등을 이유로 주의 처분을 한 바 있다.

 

특히 대학 측은 조례 규정을 임의대로 해석, 과반수 회원을 두고 있는 단체에만 평의원 후보 추천권을 부여하고 ‘동문 및 학교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자’를 총장이 임의로 선정하는 등 조례 제정 취지와 다르게 부적정한 방법으로 평의원회를 구성한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강경식 의원(이도2동 갑, 무소속)은 “비율을 제한하지 않더라도 합리적인 추천 절차를 거쳐 외부 전문가를 위촉하도록 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의견을 냈지만 김성남 도 대학정책 담당 사무관은 “외부에서 좋은 사람을 전문가로 위촉해 자율적으로 시행해준다면 이런 고민을 할 필요가 없다. 아쉽게도 현재 사립대에서는 그렇지 못한 부분이 있어서 제도를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조례 개정 필요성을 역설했다.

 

결국 이날 마지막 질의에서 박원철 의원이 감사위 지적 사항을 다시 상기시키면서 대학평의원회 구성 관련 조항 개정 필요성을 거듭 주장했지만, 끝내 ‘동문 또는 학교의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람’을 포함시킬 수 있도록 하면서 전체 평의원 정수의 1/4을 초과할 수 없도록 한 조항은 삭제되고 말았다.

 

도의회 스스로 대학평의원회 구성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인지하고 직접 감사 요구를 했던 사안임에도 도 집행부가 감사 지적사항을 받아들여 마련한 조례 개정안이 상임위에서 발목이 잡혀버린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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