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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시후, 복귀와 연예인 성폭행 협의에 대한 단상
박시후, 복귀와 연예인 성폭행 협의에 대한 단상
  • 미디어제주
  • 승인 2017.09.06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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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KBS 제공]

성추문과 연예인.

관계가 없어야할 것 같은 두 단어가 유독 연예인들에게 잦다. 

잘나가는 톱스타, 연예인 지망생, 아이돌 연습생 등이 성추문으로 한순간에 무너져 내린 사례가 한둘이 아니다. 물론 성관계는 남녀 두사람의 문제라 폭행인지 합의에 의한 관계인지 증명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따른다. 하지만 한번 협의를 받는다면 실추된 이미지를 회복하는데는 엄청난 시간이 따른다. 

최근 지상파 드라마에에 복귀한 박시후가 그 대표적인 사례다. 

박시후는 5년전 연예인 지망생 A(22)양을 강간한 혐의(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로 고소당했다. A양은 지인의 소개로 박시후와 술자리를 가진 후 정신을 잃었고, 깨어나 보니 박시후의 집에서 강간을 당한 뒤였다고 주장했다.

약 한 달간 진행된 경찰 조사 이후 박시후와 A 씨 측 쌍방이 합의하면서 박시후의 사건은 불기소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젠틀한 이미지로 사랑받던 박시후의 이미지 타격은 컸다.

박시후는 국내에서는 자숙의 시간을 가졌지만 스캔들 이후 일본에서의 활동은 쉬지 않았다. 스캔들 다음 해인 2014년 KBS 2TV ‘골든 크로스’로 복귀를 시도했지만 시청자들의 거센 반발에 무산됐다. 이후 2년 만인 지난해 박시후는 지상파보다는 비교적 진입 문턱이 낮은 케이블 OCN ‘동네의 영웅’을 통해 연기활동에 복귀했다. 하지만 당시에도 여전히 논란은 가시지 않은 상황이었다.

사건이 일어나기 전 박시후는 오랜 무명시절을 딛고 2005년 KBS 드라마 ‘쾌걸춘향’을 통해 정식 데뷔했다. 이후 MBC 드라마 ‘역전의 여왕’(2010), KBS 드라마 ‘공주의 남자’(2011), SBS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2012~2013) 등 히트작에 잇따라 출연하며 30대를 대표하는 남자 주연배우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는 영화 ‘내가 살인범이다’(감독 정병길)로 충무로에 데뷔해 관객과 평단으로부터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성추문으로 한순간에 정상에서 추락한 박시후가 다시 정상으로 오르려 한다. 

전통적인 가족 시청 시간대인 KBS 새 주말드라마에 캐스팅됐기 때문이다. 박시후가 KBS로 복귀하는 건 '공주의 남자' 이후 6년 만이다. 그리고 박시후를 신인에서 인기스타로 만들어준 '검사 프린세스'(2010년)를 통해 소현경 작가와 다시 호흡을 맞추는 건 이번이 7년 만이었다.

주말드라마 ‘황금빛 내 인생’은 가족애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여전히 박시후에 대한 논란은 거세다. 전 연령대의 시청자들이 보는 드라마에서 입에 담긴 껄끄러운 스캔들에 휘말렸던 박시후를 다시 보는 게 불편하다는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다른 드라마도 아니고 성추문 의혹이 있는 연기자를 굳이 온 가족이 둘러앉은 주말 황금시간대에 봐야하냐는 것. 

물론 박시후와 드라마 속 캐릭터를 동일시하는 시청자는 일부일 수 있고, 박시후의 과거 논란이 연기력에는 어떤 영향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과거 성추문에 휩싸였던 박시후가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가족드라마에, 사랑 가득한 표정으로 돌아오는 것 또한 시간이 지나면 그냥 자숙이 되는 것인지, 어린 시청자들에게 부적절한 사례가 될수도 있다는 점에서 일견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박시후는 논란을 피하기보다는 직접 부딪치겠다고 입장을 전한 것으로 보인다.

박시후는 “좋은 작품으로 여러분들에게 인사드려 영광이고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지금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제작발표회에서 기자들의 예상 질문을 의식한 듯 6년 전 사건에 대해 재차 공식 사과했다. 이어 그는 “여러 우려와 역경에도 감독님, 작가님, KBS에 감사하고 다른 연기자들에게 폐가 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며 지상파 첫 복귀의 소감을 밝혔다.

박시후의 사과를 접한 누리꾼들은 두 갈래로 갈려 반응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배우들 많은데 왜? 주말드라마 간만에 패스” 왜 하필 박시후? 배우가 그렇게 없나? 신혜선 때문에 본다” “실수도 실수 나름” “애들이랑 같이보는 주말드라마 당분간 없다” “개인적인 일은 맞는데 우리나라 정서상 용납은 안 돼지” “왜 하필 가족들이 보는 주말드마에 나오는지... 아무리 시간이 지났어도 성범죄 관련된 사람이 가족극의 대표인 주말은 너무했네. 전 드라마 안 볼 겁니다” 등 박시후의 복귀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 다른 일부 누리꾼들은 “배우의 개인사를 떠나 드라마는 드라마로”, “KBS 주말극은 그냥 믿고 본다” “일단 좀 더 보고 판단” 등의 댓글을 남기며 박시후에게 기회를 줘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성추문으로 인한 논란을 한순간에 잠재우기는 어렵다. 연예인의 지위를 이용해 이를 악용하려는 입장들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예인은 성추문에 휘말려서는 안된다. 연예인은 꿈을 파는 직업이다. 이미지를 소비하는 사람들이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의 특성 상 가장 조심해야 할 성추문. 과연 박시후가 성추문의 어두운 터널을 통과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주경제 장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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