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터는 다 같이 행복해지는 공동체 회복의 공간
놀이터는 다 같이 행복해지는 공동체 회복의 공간
  • 김형훈 기자
  • 승인 2017.09.05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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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공간이 우선이다] <5> 놀이터에 대한 여러 가지 시도들

지자체·기업·비영리단체·마을 등이 협심해 새로운 놀이 공간 조성

자연놀이터·모험놀이터·통합놀이터 등 아이들 즐거운 방향도 다채

 

 

아이들에게 왁자지껄 신나는 놀이터를 만들어주려는 고민과 움직임은 공동체 안에서도 다양한 방식으로 구현된다. 지자체를 중심으로 마을주민과 예술가·아동권익단체·기업 등 다양한 주체들이 스스로의 신념과 철학, 목표를 이루기 위해 건강한 놀이터 만들기에 협력하고 있다.

 

△ “나는 딱딱한 이미지 벗고, 너는 아이들 행복지수 올리고”

 

무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7월, 서울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 모험적이고 창의적인 놀이터(4300㎡)가 문을 열었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낡은 기존 놀이터를 개량한 그 곳은 중심부를 시설물이 없는 공터로 만들고, 잔디 구릉으로 놀이 길을 조성해 공간별 연계성을 강화했다. 모래와 물을 채워 넣자 아이들은 평지와 산지, 물을 넘나들며 뛰어놀았다. 그래서 놀이터의 이름도 ‘맘껏 놀이터’다.

 

서울시 광진구 어린이대공원 맘껏놀이터에서 어린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있다. 서울시설공단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서울시립대 등이 협력해서 만들었다.

 

맘껏 놀이터에는 필기도구로 자유롭게 낙서할 수 있는 ‘낙서 광장’과 빛에 따라 천장 그림자가 달라지는 ‘라이트하우스’ 등 기존 놀이터에 없던 시설이 들어섰다. 특이한 놀이터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개장 이후 1만 명이 다녀갔다는 후문이 무성하다.

 

맘껏 놀이터는 서울시설공단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등의 협력으로 탄생했다. 서울시설공단은 서울시의 주요 시설물을 운영하는 곳이라는 딱딱한 기업 이미지를 벗고 시민들에게 가깝게 다가서기 위해 변화를 시도했다. 유니세프 한국위원회는 극심한 경쟁 속에 놀 권리를 잃어버린 한국 어린이의 놀이성 회복을 위해 유엔아동권리위원회가 한국 정부에 권고한 결과물을 만들었다. 전혀 유사점이 없어 보이는 두 기관이 놀이터라는 회복의 공간에서 조우한 셈이다.

 

△ 일상 속 진짜 ‘평등’ 실현하는 통합 놀이터

 

맘껏 놀이터가 있는 서울 광진구 능동에는 국내 1호 통합놀이터(2800㎡)도 있다. 더 자세히는 무장애통합놀이터라고 한다.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는 놀이시설을 설치해 장애, 비장애 아동이 모두 함께 놀 수 있는 곳을 뜻한다.

 

이곳에는 몸이 불편한 아이들도 누워서 탈 수 있는 바구니 그네가 있다. 등받이와 안전띠가 설치돼, 발달장애 아동들이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카시트형 그네도 있다. 장애·비장애 아동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해외 시설을 벤치마킹한 모래 놀이대, 휠체어에서 내리지 않고도 탈 수 있는 회전 놀이시설이 국내 최초로 설치됐다. 아이들이 꿈의 틀을 만들어간다는 의미로 ‘꿈틀꿈틀 놀이터’로 이름 붙였다.

 

서울시설공단이 중심이 된 가운데 대웅제약과 아름다운재단,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등이 협력해 어린이대공원 내 오래된 기존 놀이터를 리모델링했다.

 

전문가들은 휠체어를 탄 장애아동들이 놀이터에 접근만 가능한 수준이 아니라, 휠체어를 탄 채로 이용할 수 있는 놀이기구가 설치됐다는 점에서 기존 서울시내에 조성된 무장애통합놀이터들과 다르다고 말한다. 장애와 관계없이 모든 아이들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애인 전용 놀이터’와도 다른 개념이다.

 

서울시설공단은 ‘꿈틀꿈틀 놀이터’와 같은 무장애통합놀이터가 일회성으로 그치지 않도록 앞으로도 대웅제약, 장애물없는생활환경시민연대 등과 민·관 협업으로 놀이터 이용 프로그램을 개발해나간다는 계획이다.

 

△ 숲이 많은 중랑구엔 망우산 숲속모험놀이터

 

서울시에는 모험놀이터가 속속 생겨나고 있다. 특히 서울에는 산이 많아 지형지물을 활용한 놀이 공간 조성이 앞으로 계속 늘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주 소개한대로 서울시 도봉구에 초안산 모험놀이터가 있다면, 서울시 중랑구 망우산에는 최근 숲속 모험 놀이터가 조성됐다.

 

1만㎡ 규모의 망우산 자락 모험놀이터에는 외줄 매달려 달리기, 터널 통과, 징검다리 놀이대, 통나무 건너기, 밧줄 건너기, 흔들 그물 등 모험적 요소가 강한 놀이시설이 설치됐다. 숲속에 자리한 놀이터는 그 자체로서 아이들에게 재료가 풍성한 놀이공간이 된다.

 

지난해부터 ‘아이 키우기 좋은 중랑’ 프로젝트를 추진해오고 있는 중랑구는 앞으로 아주그룹이 기부한 구릉산 일대에 20억 원을 들여 어린이 모험 숲과 유아숲체험장, 명상의 숲 등을 추가로 만들어가는 등 민과 손잡고 녹지대가 많은 자치구의 특성을 살린 놀이 공간 조성에 힘쓸 예정이다.

 

△ 지역성 살린 종로구 자연형 놀이터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종로구 아이들에게는 어느 지역보다 생태적인 놀이공간이 부족하다. 이에 종로구는 서울시와 손잡고 창신동에 친환경 ‘자연형 어린이 놀이터’를 조성하기로 했다.

 

내년 3월 개장 예정인 종로구 창신동 자연형 놀이터의 조감도. 가운데 골무모양의 정글짐이 이 곳의 유일한 인공 놀이시설이다.

 

서울시와 종로구가 ‘도시재생 누리 공간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는 자연형 어린이 놀이터는 놀이기구는 거의 두지 않는 대신 흙과 모래를 중점 배치할 계획이다. 놀이기구라면 봉제 산업의 메카였던 창신동의 지역성을 살린 골무형 모양의 정글짐이 전부다. 대신 아이들이 손수 흙을 가지고 놀며 창의력을 기를 수 있도록 ‘흙벽 놀이터’가 들어선다. 모래놀이터도 만든다. 놀이터 사이로 난 오솔길에는 보통의 흙 대신 황토를 깔고 놀이터 주위에 녹지를 조성해 놀이터가 나무와 풀에 둘러싸여 있는 느낌도 만들어갈 예정이다.

 

놀이터 부지는 원래 낡고 오래된 어린이공원이었다. 주변 도로가 매우 가파르고 인적이 드물어 주민들은 지속적으로 어린이공원 재시공을 요구해 왔다. 이에 구는 공공건축가, 조경가, 예술가들이 포함된 협업체를 대상으로 설계를 공모했다.

 

내년 3월 완공 예정인 창신동 자연형 어린이 놀이터에는 27억원이 투입된다. 규모는 2184㎡다.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제주매일 문정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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