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을 했으니 하지 말라고 말릴 단계는 아니다. 진행되고 있으니 잘 끝내야 한다. 하지만 문제가 있는 걸 쓰지 않고 침묵하는 것도 도리는 아니다. 제주비엔날레를 두고 하는 말이다. 맞을 일이 있으면 제대로 맞아야 한다. 준비를 제대로 하지 않는 행사를 두둔한다면 언론을 접어야 한다.
첫 기획은 ‘도민들은 모른다’는 소주제를 달았다. 자칫 그들만의 잔치가 될 수 있다는 우려를 전했다. 작품비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계약도 없이 행사를 추진했다는 내용을 담았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제주비엔날레는 본 행사 외에도 부대행사들이 열린다. 부대행사 가운데 아트올레라는 게 있다. 작가들의 공방을 직접 찾아가는 행사이다. 그런데 그 행사에 참여하려면 난감해진다. 버스로 이동을 하지 못해 몇몇 차량으로 움직이고 있다. 앞으로 몇 차례 더 있다. 개인적으로 참여하는 사람은 승용차로 이동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방송사 PD에게 직접 들은 얘기도 있다. 방송사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아트올레 행사를 얹히려고 했다는 내용이다. 제주도립미술관이 자신들의 일정에 방송사 프로그램을 맞추려 했던 모양이다. 방송사 PD는 기자에게 “너무 어거지로 밀어붙이려 해서 하고 싶지 않았다. 계획에 맞춰달라고 하더니 그 뒤로 연락은 없었다”고 말했다.
너무 즉흥적이다. 계획도 없다. 그러다 보니 예의없는 것들도 튀어나온다. 작가들에게도 무례할 뿐아니라, 심지어 방송사 PD에게도 그런 행동을 보여 왔다. 이것저것 넘쳐나지만 글을 쓴다고 바꿔질 일은 아니다. 솔직히 너무 늦게 문제를 지적한 언론의 탓도 크다.
그런데 이 문제는 꼭 짚고 넘어가야겠다. 이번 행사는 그야말로 깜깜이다. 도민을 대상으로 한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은 문제를 첫 편에서 지적을 했는데, 제주도립미술관에서 내놓은 홍보자료를 보면 “뭐 이런 게 있나”는 한탄이 나온다.
행사 진행을 한 눈에 보여주는 팸플릿이 있다. 제주비엔날레 팸플릿은 내용이 없다. 투어와 배움이라는 내용을 팸플릿에 써두고 있으나 뭘 어떻게 한다는 내용은 전무하다. 투어 이름과 배움 이름만 있다. 예를 들어 융합관광학이라는 코너엔 장소만 써 있고 언제 어디서 무슨 내용으로 진행하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제주비엔날레 팸플릿을 펴면 제주도 지도가 나온다. 거기에 보면 제주비엔날레와는 전혀 관계없는 내용이 실려 있다. 서귀포 원도심에서 진행중인 행사와 저지리예술인마을에서 진행되는 행사를 자세하게 싣고 있다.
제주비엔날레와는 상관없는 내용은 잘 소개를 하고, 정작 제주비엔날레 메인 행사에 대한 홍보는 깜깜이다. 제주비엔날레는 미술작품을 전시하는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그러려면 작가의 어떤 작품이 전시되고 있는지를 알려줘야 한다.
더욱 문제는 도록도 없다. 세상에 그런 비엔날레가 있는지 모르겠다. 미술 전시회를 하더라도 도록을 만드는데, 어마어마하게 큰 행사를 하면서 그런 게 없다면 문제가 아닌가.
공교롭게도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도 제주비엔날레와 같은 날에 시작됐다. 제주비엔날레가 올해 처음이듯이,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도 올해 처음 열린다. 제주비엔날레는 9월 2일부터 12월 3일까지 진행되며,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9월 2일부터 11월 5일까지 만날 수 있다.
평소 건축에 대한 관심이 많기에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를 직접 다녀왔다. 어떻게 홍보를 하는지를 봤다.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아주 작은 소책자를 건네준다. 소책자에는 개개 행사가 어디서 진행되는지 지도로 우선 보여주고, 구체적 행사 일정을 빼곡히 담아뒀다. 세계 각국 도시전이 어디서 열리는지, 주제전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를 평면도만 봐도 알게 된다.
서울과 제주는 왜 이런 차이가 날까. 건축과 미술의 차이? 아니만 도시의 차이? 아니다. 얼마나 즉흥적으로 일을 하는지와 얼마나 준비를 하는지의 차이일 뿐이다. 제주비엔날레는 아직도 멀었다. 앞으로 3개월을 지켜보겠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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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바생몇명데리고 운영하는거보니 자금도 없는거같고
동네잔치 초청받은작가들은 공중분해 되버렸네
그런데 비엔날레는 왜이렇게 많은거야
도마다 돈이 넘쳐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