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해 안병택(1861-1936). 제주 유학의 큰 스승이다. 그는 일제강점기 제주의 지식인들에게 항일운동을 고취시키기도 했다.
그의 삶과 학문세계를 들여다볼 전시회가 마련된다. 국립제주박물관(관장 김종만)은 ‘제주 유학의 큰 스승, 부해 안병택’이라는 주제의 특별전을 8월 29일부터 10월 22일까지 마련한다.
제주시 조천에서 태어난 안병택은 젊어서 전남 장성으로 거처를 옮긴다. 당대 호남 성리학의 대학자였던 노사 기정진과 그의 손자인 송사 기우만에게 학문을 배운다. 제주사람 가운데는 처음으로 노사학맥을 정통으로 이어받았다.
그는 노사의 주리철학과 위정척사사상을 계승했고, 일제강점기 때 나라를 잃은 상황에서 성리학을 공부하는 것이 나라를 지키는 것이라 여겨 교육을 통해 후학들의 정신을 가다듬기도 했다.
국립박물관은 부해 안병택의 전시를 통해 그의 생애와 학문세계, 그가 제주에 남긴 영향 등 전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유물 450여 점을 전시한다.
전시는 모두 4개 주제로 구성됐다. 제1부 ‘부해 안병택의 생애’는 그의 아버지 소백 안달삼에 대한 자료와 고향 제주를 떠나 전라남도 장성·광주·목포로 이어지는 생애를 살펴볼 수 있다.
제2부 ‘노사학파와 한말 위정척사사상’은 조선 성리학의 발전 과정과 안병택의 사상적 토대가 된 노사학파를 소개한다. <퇴계선생문집> 등 대표적인 성리학자들의 저서와 <노사집>, <송사집> 등 노사학파를 이끌었던 인물들의 시문집, 한말 대표적인 위정척사가였던 송사 기우만 초상과 면암 최익현 초상 등을 볼 수 있다.
제3부 ‘부해 안병택의 학문세계와 교유관계’에서는 제자들이 작성한 스승의 글 모음집인 <부해만고>를 통해 그의 사상과 학문을 이해할 수 있다.
4부는 ‘제주와 부해 안병택’이라는 주제를 달았다. 평생 고향 제주를 그리워하며 고향사람들과 교류했던 글과 제주항일운동을 이끌었던 제자들의 족적을 살펴볼 있다.
이번 전시는 <부해만고>를 발굴하고 번역한 소농 오문복 선생과 부해 안병택 선생의 증손 안성모 선생의 적극적인 협조로 이루어졌다.
<김형훈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