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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를 위한 교회, 제주를 향한 교회로 살아가겠습니다”
“제주를 위한 교회, 제주를 향한 교회로 살아가겠습니다”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7.08.1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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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창우 주교, 제주교구 부교구장 주교 서품식에서 ‘제주의 복음화’ 강조
제주교구 부교구장 주교 서품을 받은 문창우 주교가 서품식에 참석한 신자들에게 허리를 굽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교구 출신으로는 처음 주교로 임명된 문창우 비오 주교가 자신의 사목 미션이 ‘제주의 복음화’임을 강조하고 나섰다.

 

문창우 주교는 성모승천대축일인 15일 삼위일체대성당에서 열린 서품식에서 “제주를 위한 교회, 제주를 향한 교회를 구체적으로 살아가려 한다”면서 “이는 모든 것에 앞서 예수님의 유언인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라는 말씀의 실천을 통해서”라고 자신이 선택한 사목 표어 ‘하나가 되게 해주십시오’라는 메시지를 제시했다.

 

이어 그는 “구체적인 키워드로 섬김과 사랑, 기쁨과 은총의 리더십이 우리 가운데 자리매김하는 시간이기를 기도한다”고 부교구장 주교로서 자신의 사목 방향을 밝혔다.

 

이날 서품식에는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인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해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인 김희중 대주교 등 주교단과 제주교구 사제단, 포콜라레, 수도회, 다른 교구 사제들과 원희룡 지사 등 각급 기관장, 도내 종교계, 세월호 유가족, 강정마을 주민들과 평화활동가들, 제주4.3 관련 단체 등 각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제주 출신 첫 주교 탄생을 축하했다.

 

제1부 미사에 이어 진행된 서품식은 신자들의 성령송가를 시작으로 후보자 소개와 서품 청원, 강우일 주교 강론, 주교 서약, 성인호칭기도, 안수 및 주교 서품기도에 이어 복음서와 주교의 표지인 반지‧주교관‧지팡이 수여 등 순으로 진행됐다.

 

많은 이들의 축하 인사를 받고 답사를 위해 자리에 선 문 주교는 “저는 늦은 나이에 신앙을 접했고 로마를 비롯한 세계 유수의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재원도 아니”라며 “모든 면에서 그저 결점 투성이”라고 한껏 자신을 낮췄다.

 

이어 “하느님의 섭리 안에서 교중 프란치스코께서 저를 제주 부교구장을 임명하신 데 대해 도저히 감당할 수 없는 자신을 느끼기도 했다”면서도 먼저 믿음과 은총의 바탕 위에 ‘신심적인 교회’를 지향해온 김창렬 주교와 복음적인 토대 위에 세상을 향한 ‘참여와 연대의 교회’를 강조해온 강우일 주교에 이어 자신의 사목 미션이 ‘제주의 복음화’에 있음을 강조했다.

 

강우일 주교가 문창우 부교구장 주교를 비롯해 서품식에 참석한 모든 신자들에게 강복을 주고 있다. ⓒ 미디어제주
강우일 주교가 문창우 제주교구 부교구장 주교에게 주교의 상징인 반지와 주교관, 지팡이를 수여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강우일 주교는 강론을 통해 “초기 교회의 주교는 ‘교회 공동체가 차질없이 돌아가고 있는지를 조망하고 점검하는 사람’이라는 뜻이었다”면서 “긴 교회의 역사 속에서 신자들이 늘어나고 공동체가 커지면서 부가적인 장식과 치장, 상징이 첨가되고 확대돼 한때는 권한이 세속의 군주와 다를 바 없는 절대권력을 행사하기도 했고 가톨릭 교회가 아시아 지역에 전파될 때 그런 시대적, 문화적 배경 속에서 ‘주교(主敎)’로 번역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그러나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등을 통해 주교의 직무에서 본질이 아닌 부가적인 장식들을 걷어내면서 주교는 더 이상 교회의 주역도, 주인공도 아니”라면서 “오늘 문 주교에게 선배로서 ‘이런 주교가 되십시오’라고 말하기보다 앞으로 시간을 두고 천천히 잘 연구해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는 당부를 전했다.

 

2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서품식은 한두차례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야외 성당에서 큰 차질 없이 진행됐다.

 

서품식 준비위원장을 맡은 양영수 총대리신부는 “강우일 주교의 ‘우’자와 새로 주교가 된 문창우 주교의 세례명 ‘비오’ 덕분에 가뭄을 달래주기 위해 오늘 비가 온 것 같다”고 참석자들 모두에게 덕담을 건넸다.

문창우 제주교구 부교구장 주교가 서품식에 참석한 신자들에게 주교로서 첫 강복을 주고 있다. ⓒ 미디어제주
문창우 주교가 성가대의 축가 ‘나의 정배’를 따라 부르면서 가사를 음미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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