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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시설 만들기보다는 가진 자원 가치 성장이 우선
새 시설 만들기보다는 가진 자원 가치 성장이 우선
  • 양인택
  • 승인 2017.08.14 10:5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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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인택의 제주관광 돋보기] <44>

제주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관한 도시재생 선진지 현장조사를 지난 8월 3일과 4일의 일정으로 다녀왔다.

 

다녀온 곳 가운데 부산지역의 수영성문화마을과 해운대 너나들이를 소개한다.

두 곳은 특색 있는 이야기와 테마상품으로 옛것과 현대가 어우러지는 소프트웨어 중점의 도시재생을 했다.

 

여기에 주민 독지가의 아름다운 기부에다 주민과 전문가들이 함께 구성한 마을기업, 협동조합 등 공동사업체 운영에 의한 신속한 사업결단이 오늘의 성공을 가져온 비결로 보인다.

 

# 코스의 이름과 구성도 눈길을 끌게 만들어야

 

수영의 마을기업은 수영 느리게 걷기로 금련산, 광안리, 해운대 등의 인근 수영의 지리, 수영의 역사문화와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여섯 개의 독특한 길의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❶역사와 문화가 숨 쉬는 수영 ‘오래되길’ ❷안녕을 기원하는 수영 ‘무탈하길’ ❸산책자를 위한 수영 ‘여유롭길’ ❹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수영 ‘굴러가길’ ❺한눈에 둘러보는 수영 ‘다채롭길’ ❻미식가를 위한 수영 ‘먹고가길’ 등 여섯 개의 길 이름마저 관심과 흥미를 끌기에는 충분하다.

 

그 중 수영 ‘오래되길’을 소개하면 조선시대 좌수영성지를 출발하는 코스로 왜구 침략에 항거했던 역사와 세월의 흔적을 담고 있다.

 

이 길은 수영동 사적공원의 유무형의 문화재, 좌수영 터 일대, 옛 오일장으로 시작된 팔도전통시장을 연계한 길로 수영의 역사문화와 생활문화를 느낄 수 있는 내용으로 구성됐다.

 

마을의 안녕을 지켜주는 지신목이라 부르는 푸조나무는 위에서 놀다가 떨어져도 안 다친다는 이야기, 조선시대 경성좌수영에 근무했던 33인 수사들의 공덕비는 옛 수영을 재조명하고 있다.

 

특히 자전거 여행자를 위한 ‘굴러가길’은 온천천, 수영강변 데크, 무민사 선서바위, 수영사적공원, 부산 야경의 아름다움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횡령산을 올라간다.

 

이어 벽화골목, 해운대 해수욕장, 해안절경을 품은 이기대와 바다위의 궁전이라 불리는 마린시티를 여유롭게 보도록 만든 해운대를 연계한 근대와 현대를 한꺼번에 체험할 수 있게 하는 이색적인 코스이다.

 

# ‘너나들이’의 관광명소와 문화 접목, 마을기업을 주목해야

 

너나들이의 의미는 ‘서로 너, 나하고 부르며 터놓고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라는 순수 우리말이다.

 

너나들이는 2015년도에 주민자치위원회에서 사업의 제안과 심도 있는 논의에 의해 결정하고 현재 4개 코스를 운영하게 됐다고 한다.

너나들이는 2016년도 전국주민자치박람회 대상을 받았고, 올해도 지난 6월 정부의 마을기업으로 선정됐다.

 

호화 레저스포츠로 인식된 요트를 편리하게 이용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부산요트협회와 민·관의 협약을 통해 7인 이상은 단체로 약 30%를 할인해 주는 등 해양레저스포츠 이용 극대화에 기여하고 있다.

 

너나들이는 요트투어(1시간), 바다위의 궁전이라 불리는 마린시티 영화의 거리, 산책길로 손색이 없는 동백섬과 누리마루, 명소인 해운대 해수욕장과 광안대교를 보면서 해설사의 풀이로 구성됐다.

 

또 요트 야경투어는 호화찬란한 이국적인 해운대 야경을 바다의 요트위에서 감상하는 내용으로 요트경기장을 시작 마린시티, 동백섬, 광안대교 야경을 바다위에서 느껴보는 환상적인 코스다.

 

# 도시재생은 행정의 적극적인 뒷받침만이 성공 열쇠

 

수영동과 해운대의 마을기업 관계자는 이구동성으로 행정당국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절대적이라고 말한다.

 

너나들이 운영 현황을 설명하는 조윤숙 부위원장.

큰 비용을 안들이고, 있는 옛 것을 일부 복원하고 가꾸면서 미래 가치를 창조하는 오늘을 이룩했다고 전하는 너나들이 조윤숙 부위원장은 매우 뜻있는 사업이라며 자랑스러워했다.

 

수영동 마을박물관은 사진과 벽화를 이용, 연대별 변화를 볼 수 있게 해 놓았다. 옛날에 쓰던 구형 전화기, 폴라로이드 사진기 등을 전시하고, 주민 이야기를 담아 생활문화의 근대와 현대를 느끼도록 운영하고 있다.

 

수영문화마을 마을기업(2014년도)과 해운대의 협동조합(2016년도)은 운영기간이 짧아도 성공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지역주민의 헌신적인 문화재 등의 기부, 전문가의 참여와 적극적인 활동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수영동 마을박물관.

이와 함께 담당 공무원의 의지와 전폭적인 협력으로 역사와 문화를 가미시킨 오늘을 만들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특이한 것은 40~50대의 경력단절의 지역여성을 대상으로 문화관광해설사를 양성한다는 것이다.

 

# 제주는 현존 자원 가치 향상, 대승적 합의와 공동체 사업조직 필요

 

제주의 원도심에 대한 도시재생은 어떠한가?

행정과 주민협의체간의 논쟁 속 줄다리기와 수익을 창출시키는 공동체가 없어 아직은 명쾌한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주민의견을 적극 받아들이고, 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미래 지향적인 전체를 아우르는 폭넓은 공동체 운영이 필요하다.

 

도시재생은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헐고 새로 만드는 게 아니라 옛 건물 등을 보전하면서 이야기가 녹아든 문화자원의 가치를 성장 보존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 정책지원 강화가 우선 돼야 한다.

 

이와 함께 공익을 위한 사업에 적극적인 업무지원을 아끼지 않는 근무환경과 사명감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공무원의 인사시스템이 요구된다.

 

탐라문화광장에 투입된 예산은 500억원을 넘는다. 그 예산의 1퍼센트도 안 되는 아주 작은 비용이면 마련될 마을역사관이나 원도심 근대박물관은 왜 할 수 없을까. 아쉬움과 안타까움이 남는다.

 

현대는 하드웨어보다 소프트웨어 시대다. 관광패턴도 단순히 보는 관광에서 건강에 도움 되는 음식 먹기, 음료 마시기, 스포츠 체험과 스토리에 대한 관심을 집중하는 웰니스 투어로 변하고 있다.

 

부산지역의 여섯 개 길과 테마상품, 마을기업이 주는 시사점은 원도심의 독특한 이야기가 스며있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필요성을 말해주고 있다.

 

옛 제주의 역사문화, 과거와 현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도시로 재생하여 후대에 훌륭한 문화유산을 물려준다는 신념을 앞세운 대승적 차원의 합의와 도민, 행정, 도시재생지원센터 등의 충실한 역할이 절실하다.

   양인택 객원필진 <미디어제주>

<프로필>

제주시 용담 출신
제주대 경영대학원 관광경영학과 졸업
한국관광호텔업협회 제주지회 사무국장
제주도관광협회 부산홍보관장
제주세관 관세행정 규제개혁 민간위원

(현) 사단법인 제주관광진흥회 이사 겸 사무총장
논문 <호텔종사원의 직무 스트레스가 조직 유효성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 <제주방문 내국인 관광객의 특성에 따른 목표시장 확장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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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는 말 2017-08-15 05:28:12
아주 맞는 말입니다.
헐고 새로 짓는데 혈안된 공무원들의 사고부터 바꿔야하죠.ㅠㅠ
탐라문화광장을 과연 어마어마한 돈을 들이면서 만들 필요가 있었는지 ?

맞는 말 2017-08-15 05:29:45
아주 맞는 말입니다.
헐고 새로 짓는데 혈안된 공무원들의 사고부터 바꿔야하죠.ㅠㅠ
탐라문화광장을 과연 어마어마한 돈을 들이면서 만들 필요가 있었는지